뉴스 > 정치사회 > 사회

'팬데믹'이라 말할 수 없는 WHO의 속사정... "더 큰 충격 줄 수도"

  • 보도 : 2020.03.01 14:05
  • 수정 : 2020.03.01 14:05

독감에 최적화된 펜데믹 대책
선언 실패기억과 공포감조성 우려
펜데믹 선언 미루다 "더 큰 충격 줄 수도"

팬데믹은 '세계 대유행'이란 뜻으로 두 지역 이상에서 지역감염이 확인되어 국제적 공조가 필요한 질병을 뜻한다. 코로나19가 여기에 딱 맞아 보이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선언하지 않고 있어 사람들을 어리둥절 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26일(한국시간) 영국의 뉴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에 나름 크고 작은 속사정이 있다고 한다. 

'독감에 최적화'된 팬데믹 대책

/

◆…독감 팬데믹 발병 뒤, '완화책'을 적용하면 급격히 늘어났던 발병 수가 점차 줄어 든다. 지역 봉쇄, 대규모 집회 취소, 휴교, 재택 근무 같은 완화책으로 발병 수를 감소시켜 병원시설의 여력을 확보한다. 결국 전체 발병 수가 감소하고 과부하 걸리지 않은 병원 시설로 감염자의 건강을 회복시킬 수 있다. (출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뉴사이언티스트는 가장 큰 이유로 '팬데믹 선언'이 전 세계 정부들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 수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가 팬데믹을 선언하면 각 나라 정부는 자체 '전염병 계획'에 따라 '봉쇄책'을 포기하고 '완화책'으로 방어전략을 바꾼다. 세계보건기구는 아직까지 봉쇄책이 코로나19에 적합하다고 판단해 각 정부들이 팬데믹 선언 때문에 완화책으로 바꾸길 바라지 않는 것.

봉쇄책와 완화책은 상황인식과 대응방향이 다르다.

봉쇄책은 어떤 바이러스가 천천히 퍼진다고 판단해 감염자를 적극적으로 추적해 격리조치 한다.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코로나 변종)과 에볼라 창궐 때 시행했다.

반면 완화책은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 감염자를 추적하는 게 더 이상 불가능한 상황에 쓴다. 보통 학교나 집회 같은 대규모 행사를 취소시켜 전염병이 퍼지는 속도를 늦춘다. 핵심은 의료체계가 감염자를 받아낼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는 것.

우리에게 익숙한 '독감(인플루엔자)'은 퍼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 봉쇄책을 애당초 쓸 수 없다. 따라서 각 정부는 독감이 발생하면 완화책을 바로 쓴다. 문제는 이 완화책이 독감에 맞게 설계되어 코로나19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세계보건기구가 팬데믹 선언을 하지 않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팬데믹을 막기 위해 봉쇄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고 런던 위생·열대 의학 대학원의 헤이먼 박사는 "봉쇄책과 완화책을 같이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에 다녀온 세계보건기구 애일워드는 "지역사회에 이미 퍼진 후베이 지방에서, 대도시 우한의 기능을 멈추고 사람들을 실내에 머물도록 했다. 그 결과 새로운 확진자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핵심은 지역 환경에 맞게 접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일워드는 "팬데믹을 선언하면 사람들이 코로나19를 사스 같은 질병이라 생각해 같은 방식으로 대처하거나, 정부가 팬데믹으로 판단해 완화책을 바로 실행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전세계가 중국과 같은 민첩한 행동을 하지 못할 수 있다"고 베이징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선언 실패기억과 공포스런 단어

세계보건기구가 2009년에 'A형 독감'을 팬데믹으로 선언했지만 몇몇 국가에서 불필요한, 값비싼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비난해 포기한 전력이 있다. 이 상흔이 세계보건기구로 하여금 팬데믹 선언을 주저하게 만든 사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사정으로 사람들이 팬데믹이란 단어에 공포를 느껴 공황을 일으킬 까봐 걱정하는 것.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팬데믹은 지금 상황과 맞지 않고 되려 공포를 유발할 수 있다. 지금은 단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행동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이런 세계보건기구의 대응에 "봉쇄책으로 전염병을 막을 수 없고 그저 전염 속도를 늦출 뿐이라는 사실을 대중이 무서워(공포를 유발) 할까봐 (팬데믹을) 말하지 않는다면, 다음에 나타날지 모르는 또 다른 위기에 더 큰 충격을 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주요기사

  • 출생 :
  • 소속 :
  • 학력 :
  • DID :

상세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