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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정글의 강자들⑪ -전문직 성공의 핵심 DNA-

"옆구리 전략(?)을 쓰는 자 흥(興)할 것이고…"

  • 보도 : 2020.01.28 16:56
  • 수정 : 2020.01.2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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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ent hits a target no one else can hit; but genius hits a target no one else can see (인재는 아무도 맞출 수 없는 과녁을 맞춘다; 그러나 천재는 아무도 볼 수 없는 과녁을 맞춘다)." - 쇼펜하우어

"우수한 사람 한 사람이 1000명, 1만 명을 먹여 살린다" – 이건희 삼성회장

조직의 리더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조직의 빠른 성장 즉, 조직의 대형화를 추구한다. 현대의 무한경쟁의 시대에는 조직의 급속한 대형화가 경쟁자를 밀어내는 최선의 방법이다. 오늘은 이를 주제로 삼아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현대기업의 성패는 주로 인재와 기술이 결정한다. 인재와 기술이 자본력보다 더 중요하다. 인재와 기술만 있으면 자본은 어디서든 몰려온다.

프로법인(전문직법인을 외국에서는 'professional firm'이라고 한다. 이에 앞으로는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변리사, 관세사, 노무사 등 전문직법인들을 통칭하여 'pro법인' 또는 '프로법인'이라고 쓰기로 한다)에게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프로법인은 인재확보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과거에는 인재의 쟁탈에도 하나의 금도(襟度)가 있었다. 즉, 경쟁자의 핵심 인재는 건드리지 않는다는 도덕적 불문율(不文律)이다. 그러나 현대의 극한경쟁시대에는 그런 금도의 벽도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장기근속 또는 종신고용의 전통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법인들간에는 순위경쟁이 치열하다. 순위결정의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매출액, 전문가의 수, 파트너 1인당 수입 등등 다양하다. 국내외의 각종 미디어들은 수시로 순위를 발표하여 경쟁을 부추긴다. 고객들은 순위가 높은 법인을 선호한다.

순위결정의 제1기준은 법인의 매출, 수입액이다. 그런데 매출액은 대체로 전문가의 수(數)에 비례한다. 따라서 순위는 결국 전문가의 수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전문가의 수를 높이려면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까?

우선 법인의 합병이나 사무소의 통합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합병이나 통합은 그 기회가 많지 않다. 또한 합병 내지 병합이 항상 성공한다고 볼 수도 없다. 특히 화학적 결합이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둘째는 해마다 배출되는 신규 자격사(資格士)들을 남보다 더 뽑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에도 한계가 있다. 우선 시장에 진출하는 신규자격사의 수가 제한되어 있다. 또한 조직론(組織論) 상 피라미드의 하부구조가 수용 가능한 범위를 초과하는 채용은 불가능하다. 그리하면 일감은 늘지 않는데 인건비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는 이미 능력이 입증된 동 업계 핵심인재를 모셔오는 것이다. 중견실무자, 중견간부, 고위간부 등을 영입하는 것이다. 서구에서 흔한 lateral hiring방식이다. 영미 등 서구사회에서는 인재들의 스카우트가 매우 자연스럽다. 따라서 사람들의 직장 이동이 매우 빈번하다. 전문직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어떤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종신고용이 흔했다. 전문직의 이동도 그리 흔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요즘 전문직들은 보수든 뭐든 유리한 조건만 제시하면 바로 전직하는 경우가 많다.

이 lateral hiring방식은 조직피라미드의 가로 즉, 밑바탕을 받치거나 확대하는 채용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이는 옆구리 전략(?)이다. 조직 하부구조가 아니라, 피라미드 조직의 옆구리(측면)를 확장하는 전략이다. 피라미드의 하부구조를 받치기 위한 신규전문가의 채용은 조직의 자연적 성장밖에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lateral hiring은 조직의 자연적 성장을 크게 뛰어 넘는 대형화 전략이다.

반복되지만 프로법인들은 막 사회에 진출하는 신입전문가들을 최대한 많이 채용하려고 치열하게 경쟁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인 경우가 많다. 이 연례행사가 끝나면 갑자기 채용열기(採用熱氣)가 식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모두 일상의 일로 되돌아가 버리는 것이다. 이래서는 조직의 대형화, global화는 요원해 진다.

다행히도 한국의 프로법인들 중에는 이 lateral hiring으로 조직을 성공적으로 급속히 대형화시킨 프로법인들이 있다. 이들은 핵심인재의 영입을 위해서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한시도 영입노력을 중단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 CEO의 주요 임무는 인재채용이다. 그들은 1년 열 두 달 경쟁사들의 인재들을 들여다본다. 누가 market의 스타인지 항상 체크를 해 둔다. 그리고 기회를 내서 그들을 접촉한다. 우연도 가장하고 필연도 가장하면서…

영입노력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은 개의치 않는다. 1년도 기다리고 2년도 기다리고 3년도 기다린다. 그리고 또 기다린다. 잊을 만하면 다시 연락하고, 또 잊을 만하면 접촉한다. 협상이 결렬되어도 좋다. 다시 또 미래를 기약한다.

영입(迎入)은 영입대상 한 사람에 한정하지 않는다. 그가 속한 팀을 통째로 영입하기도 한다. 내 조직은 강화하고 네 조직은 부숴버리는 것이다. 비즈니스는 냉혹한 것이다.

이렇게 영입되는 중간경력직이나 고위직들의 역할과 기여는 피라미드의 바탕에 충원되는 신입 전문가들의 그것과는 천양지차다. 이들은 즉시 자기의 먹거리(일감)를 가져와 바로 조직의 매출을 증가시키는 사람들이다.

자유경쟁시장에서 누가 이런 인재쟁탈전을 비난할 수 있겠는가? 뺏고 뺏기는 자유시장원리는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나라 전체의 인재 개발을 촉진하는 순기능이 더 클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중상층부의 핵심인사들로 피라미드의 측면을 확장하기만 하면, 그들이 창출하는 일감들은 누가 처리한다는 것인가?" 즉, 밑에서 일해 줄 사람들을 구해놓고 그런 인재들을 뽑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타당한 질문이다.

그러나 그런 사고에 묶여 있는 한, 법인의 급성장은 요원해 진다. 역발상(逆發想)이 필요하다. 일단 인재를 모으는 것이 어렵지 그 밑에 일을 해 줄 하부인력을 구하는 것은 간단하다. 우수인재들이 영입되어 일감을 가져오면, 그 일을 처리할 사람들을 구하는 것은 누워 떡 먹기이라는 것이다.

여러분은 일감이 넘치는데 일할 사람이 없어서 망했다는 이야기는 별로 들어 보지 못 했을 것이다. 반대로, 일감이 없어서 망하는 것이다.

앞서의 말과 같이 현대인력시장은 mobility(이동성)가 강하고 flexible(유연)하여 사람을 구하기가 매우 쉽다. 이제 사람들의 빈번한 이동을 비난할 수가 없다.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법인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인력은 피라미드의 바탕에서 일할 초년병들이 아니고, 일감을 직접 가져올 능력이 있는 업계 핵심인재들인 것이다.

즉, 피라미드의 측면을 확장할 핵심인사를 먼저 뽑고 나서, 그에 맞춰 하부인력을 충원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물론, 기존조직을 받치기 위한 하부구조(신입전문가 채용)를 든든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 방법에만 신경을 쓰다가는 남보다 더 빨리 조직을 키울 수가 없다. 그것은 누구나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조직 대형화를 위한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없다. lateral hiring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Lateral hiring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대단하다.

첫째, 신입전문가들의 경우 실무교육 및 훈련비가 엄청나다. 반면 경력자들은 그런 비용을 지출하지 않는다.

둘째, 신입전문가들은 자신의 client가 없다. 몇 년이 지나도 고객 하나를 창출하기 힘들다. 그러나 경력자들은 자기들이 몰고 올 수 있는 기존 client group이 있다.

셋째, 그런 우수인재들은 어디에 내 놔도 자력 생존이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국내외를 불문하고 lateral hiring방법을 잘 활용한 법인들이 크게 성장했고 지금도 급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lateral hiring에도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이런 우수 전문가들이 영입되면 기존 멤버와 갈등 소지가 있다. 따라서 대표 등 경영자들은 이를 잘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 한다(이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좀 더 자세히 논한다).

그리고 경쟁법인의 partner를 영입하려 하는 경우에는 non-compete agreement(비경쟁협약)와 같은 제약이 있는지도 파악해서 사전에 충분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나는 시간의 70%를 핵심 인재를 찾는 데 쏟는다" - 잭 웰치 (전 GE 회장)

여러분 생각해 보십시오. 잭 웰치 회장이 자기 시간의 70%를 "신입사원"을 찾는데 쏟았을까요?

법무법인 광장
이종열 고문

[약력] 서울대학교(경영학과) 졸, 세종대학교경영대학장·경영대학원장, 안건(현 안진)회계법인대표, 김&장법률사무소(부문)대표, 미국UC HASTINGS 법학대학원 방문교수,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조세분과 회장, 미국 및 호주회계법인 간부 등, 현 법무법인 광장 고문(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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