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그동안 소비자들의 요구를 외면하면서 자사의 액세서리 판매를 늘리기 위해 고수해 왔던 라이트닝 포트를 포기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바일 관련 전문 보도 매체 폰아레나는 “애플이 마침내 라이트닝 커넥터를 포기할 가능성이 커졌다”라며 “유럽연합이 모든 휴대전화에 공통으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단일 규격의 충전기를 채택하도록 하는 권고” 때문이라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 2012년부터 아이폰에 라이트닝 커넥터를 채택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끈질긴 요구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사용자에게 편리한 USB-B 또는 USB-C 포트로 전환하는 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를 들었지만 핵심은 자사의 액세서리 판매 수익금과 관련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다. 그러나 유럽연합의 강력한 움직임으로 인해 이러한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
애플 관련 매체 맥루머스(MacRumors)에 따르면 유럽의회 의원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외에 다른 휴대용 단말기들까지 표준화된 포트를 적용함으로써 낭비를 줄이고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유럽의회 의원들은 이미 회사들에게 그렇게 권장하고 있지만, 노력이 부족했다”라며 “따라서 일부 회원국을 중심으로 진행돼 온 논의를 확대해 강제적용할 수 있는 법률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유럽연합이 제안한 규제대상에는 기존 사용하는 마이크로 USB 포트와 현재 대중화된 USB-C 포트는 물론 애플이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라이트닝 커넥터도 포함돼 있다. 강제화할 것인지에 대한 투표는 다음 회기에 이뤄질 예정이다.
물론 어느 정도의 강제성을 가진 법률조항으로 입법화할 것인지에 대해 밝혀진 것이 없고, 자발성을 강조하는 유럽의회의 성격상 자율에 맡길 가능성도 크다. 그 경우 역시 애플은 자체 포트를 고집할 수도 있다.
지난해 논의가 시작됐을 때 애플은 “모든 스마트폰이 동일한 포트를 갖도록 강제할 경우 혁신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며 “이미 라이트닝 케이블을 사용하는 단말기가 10억 개 이상 출하된 상태이기 때문에 엄청난 전자 폐기물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새로 출하되는 단말기의 포트를 통일시키는 것과 혁신 또는 환경 폐기물 발생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의문이지만 자사의 액세서리 판매를 위한 명분이라는 소비자들 생각과 어긋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