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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따라 역사 따라]

스페인 쇠망과 세금

  • 보도 : 2020.01.08 09:00
  • 수정 : 2020.01.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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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국기. (네이버 지식백과)

역사상 대륙을 넘어서 영토를 넓혔던 나라는 알렉산더의 마케도니아, 로마, 몽고의 원나라가 있었지만 역사상 가장 큰 나라를 만들었던 국가는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원래 십자군전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이베리아 반도의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조직된 서십자군 세력이 세운 국가였다. 훗날 포르투갈과 분리되지만 포르투갈과 함께 해양시대를 연 주역이었다.

스페인은 이사벨1세(1474-1504 재위)여왕에 의해 통일국가를 완성했고 이사벨 여왕은 콜럼버스를 1492년에 지원해 신대륙을 발견하게 했다. 또 딸 화나를 신성로마제국 황제 막시밀리안 1세에게 시집보내 스페인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였다.

이 혼인정책이 성공해 신성로마제국 황제 막시밀리안이 죽은 후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딸 화나의 아들인 카를로스가 스페인 왕이자 신성로마제국 황제에 오르면서 스페인의 영토는 이후 이베리아 반도, 신성로마제국, 프랑스의 보르고냐, 나폴리, 시칠리아, 사르데냐, 아메리카신대륙, 서아프리카 일부에 이르는 역사상 유래가 없는 대 제국을 지배하게 됐다.

이러한 역사상 최대의 영토를 가졌던 스페인이었지만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통일된 세제체계를 갖춘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지 못하면서 스페인은 실패에 이르게 된다. 이런 실패의 이유로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이베리아 반도 통일 과정에서 오늘날 바르셀로나가 있는 아라곤 왕국과 포르투갈을 왕국으로 편입시키면서 각 연합왕국에 의회에 해당하는 코르테스를 각기 허용해 해당 지역에서 과세 승인권을 행사하게 했으므로 왕국 전체에 통일된 세제를 수립하는데 실패했다.

둘째는 스페인이 해외식민지 개척 전 양모 산업이 주된 산업이었는데 스페인 왕은 몇몇 양모업자에게 쉽게 과세하는 것이 징수 상 편리했으므로 소수의 양모업자에게 혜택을 줘 이들을 육성했다. 이 때문에 소수의 양모업자들이 귀족이 되어 경제를 지배, 귀족가문이 된 반면 대부분의 국민들은 궁핍하게 되어 산업이 침체기를 맞았다.

셋째는 스페인은 매우 폐쇄적인 국가였다는 점이다. 이베리아 반도 재정복시대에는 농업기술자인 이슬람인들을 내쫓고 금융업에 종사하던 유대인들을 추방해 농업 및 금융업 전문가들이 추방되어 과세기반이 되는 산업을 무너뜨리고 경제가 피폐하게 되었다.

넷째는 스페인은 과세하기 쉬운 물품세인 알카발라라는 세금을 주된 세금으로 과세했는데 물품 양도 시 10%를 과세하였다. 이 알카발라 세금은 오늘날 부가가치세와 달리 재화의 판매 단계별로 과세되었으므로 재화의 유통을 어렵게 하여 상업의 발달을 어렵게 하였다.

다섯째는 가톨릭국가인 스페인에서 가톨릭 교회의 재산은 황제의 재산보다 많아 교회영지 수입이 황제의 수입보다 많게 되었다. 이렇게 가톨릭교회의 영지가 스페인 왕의 과세지에서 벗어나면서 스페인 왕의 재정적인 기반은 취약하게 되었다.

여섯째로 가장 중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스페인인이 가톨릭을 끝까지 유일한 국교로서 지키려하자 유럽 대륙에서 종교전쟁에 휩싸이게 되었는데 개신교는 캘빈 등 개신교 지도자들의 영향으로 사업자정신을 가진 기업가들이 많이 출현했다.

이들이 가톨릭이 지배하는 스페인에 등을 돌려서 네덜란드와 신대륙으로 탈출해 제국 내의 상업의 붕괴를 가져왔다. 계속된 전쟁은 이 붕괴를 더욱 촉진해 스페인 제국의 몰락을 가져오게 했다.

마지막으로 스페인은 인구정책의 실패 때문에 쇠망하게 되었다. 이베리아 반도 재정복기간 동안에 있었던 이슬람인들의 추방과 가톨릭을 지키기 위한 유대인 추방, 그리고 소수의 몇몇 귀족들에 의해 지배되어 궁핍으로 몰린 대다수의 도전적인 젊은이들이 스페인을 떠나 신대륙으로 진출하면서 스페인 본국의 인구는 감소하게 되었다.

한편 아메리카 식민지는 효율적인 강력한 제도로 스페인 본국과 연결되지 못하고 이들 진출한 식민지인들이 토착화되어 탈 스페인화 되면서 국가가 쇠망하게 되었다.

이처럼 효율적인 과세체계를 갖추지 못한 스페인이 실패한 제국이 되어 쇠망의 길로 접어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역사상 유례가 없이 큰 나라를 만들었던 스페인이 왜 실패하였을까 라는 점에 많은 의문을 갖게 됐다.

이러한 스페인의 실패 사례는 성공적인 국가를 만들 수 있는 효율적인 세제는 무엇일까 라는 큰 숙제를 우리에게 남기게 되었다.

인덕회계법인
문점식 부대표

[약력] 현)인덕회계법인 부대표, 공인회계사
전)아시아태평양회계사회 이사, 전)한국조세연구포럼 학회장, 전)한국세무학회 부회장
[저서]“역사 속 세금이야기”
[이메일] jsmoon@barunac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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