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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세무사 노릇한 사무장, 대법 "조세범처벌법 적용 대상"

  • 보도 : 2019.12.02 17:53
  • 수정 : 2019.12.02 17:53

세무사 사무소 사무장, 명의 빌려 허위로 세금신고
1심 징역 1년6월 선고…2심 조세범처벌법 혐의 무죄
대법 "세무사 자격 없더라도 대신 거짓신고행위 처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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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최근 세무사 자격이 없더라도 납세자를 대리해 허위로 세금을 신고했다면 납세의무자를 대리해 세무신고를 한 사람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세무사무소가 밀집한 서울 지역의 한 빌딩 간판 전경.

세무사 자격이 없더라도 세무사 명의를 빌린 뒤 납세자를 대리해 허위로 세금을 신고했다면 조세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심에서 "A씨의 세금 거짓신고행위에 대해 조세범처벌법 조항을 적용해야 한다"며 원심(2심)의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2일 확인됐다.

A씨는 서울 성북구의 세무사 B씨 사무실에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사무장으로 근무해왔다.

세무사 사무실 근무 당시 A씨는 세무사 자격이 없었지만 B씨로부터 세무사 명의를 대여받아 다수의 거래업체에 대해 세무대리를 하고 수수료를 받았다.

이 무렵 A씨는 무역업자 C씨가 세금을 포탈해 주면 대가를 주겠다고 제안하자 그와 공모해 구체적인 탈세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겼다.

A씨는 2013년 국세청 홈택스 사이트에 접속해 C씨의 회사에 대한 부가세를 신고하면서 거래처로부터 용역을 받은 것처럼 속여 2016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16억여원에 이르는 금액을 세금계산서에 허위로 적어 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허위로 세금을 신고했을 경우 과세당국으로부터 바로 적발돼 세무조사가 이뤄지고 세금이 부과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A씨는 C씨에게 '조세포탈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고 대가를 요구해 C씨로부터 17회에 걸쳐 총 1억여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1심은 "A씨와 C씨의 허위 세금계산서 수수액이 20억가량으로 거액이고, 조세포탈액이 6억5000만원에 달해 그 죄질이 무겁다"며 A씨에게 징역 1년6월, C씨에게 징역 10월을 각각 선고했다. 세무사 자격을 빌려준 세무사 B씨도 세무사법 위반 혐의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의 징역형이 내려졌다.

반면 2심은 A씨에게 1심과 동일한 징역 1년6월을 선고하면서도 A씨의 혐의 중 조세범처벌법 위반에 대한 부분은 무죄라고 판단했다.

조세범처벌법은 '납세의무자를 대리해 세무신고를 하는 자'가 조세의 부과 또는 징수를 면하게 하기 위해 타인의 조세를 거짓으로 신고했을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2심은 A씨가 처음부터 세무대리를 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므로 조세범처벌법의 '납세의무자를 대리해 세무신고를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의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2심 판결은 잘못이 있다며 해당 부분을 다시 판단하라고 주문했다.

대법원은 "A씨가 세무대리를 할 수 있는 자격과 요건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세무사 명의를 빌려 세무신고를 대리하며 거짓으로 신고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A씨의 공소사실 중 거짓신고행위에 대해선 조세범처벌법 조항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납세의무자를 대리해 세무신고를 하는 자'에는 세무사 자격이 없더라도 납세자의 위임을 받아 대여받은 세무사 명의로 세무신고를 하는 자도 포함된다"며 "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행위주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대법원은 "A씨에 대한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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