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1심과 동일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구형
검찰 "주식보유현황 허위 공시, 세금 면탈"
1심 법원 '벌금 3억원 선고'
◆…검찰이 서울중앙지법에서 20일 열린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자본시장법위반 등 혐의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이 명예회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이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코오롱그룹 계열사의 차명주식을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에게 2심에서도 1심과 동일한 징역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재판장 이근수 부장판사) 심리로 20일 열린 이 명예회장의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이 이 명예회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양형 부당을 이유로 검찰만 항소해 열린 이날 공판은 재판부가 변론 절차를 모두 마친 뒤 검찰이 구형했다.
검찰은 "이 명예회장은 주식보유 현황을 허위로 공시하고 세금도 면탈하는 등 범행 횟수가 상당하며 사안이 중대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반면 이 명예회장 측은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도 "검찰이 사건의 경위를 일방적으로 왜곡했기 때문에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이 명예회장의 변호인은 "주식을 순차적으로 매매하면서 법 위반 횟수가 늘어난 것에 불과한 만큼 불리한 양형으로 볼 수 없다"며 세금 면탈의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명예회장 또한 최후 변론에서 "그룹 회장이 아닌 자연인으로서 다시 한번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드린다"면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앞서 1심은 "상호출자제한제도나 금융실명거래제도 등 각 제도는 투명하게 작동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반한 것이므로 적절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이 명예회장에게 벌금 3억원을 선고했다.
다만 1심은 이 명예회장이 범행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이 명예회장은 부친인 고(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회장이 남긴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하고도 이를 신고하지 않거나 허위로 신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명예회장은 2016년 코오롱그룹 전 계열사인 유니온공제 주식 34만주를 차명으로 보유한 뒤 이를 신고하지 않고 2차례 거짓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보유하고 있던 차명 주식을 17차례 거짓으로 보고하거나 소유상황변동상황을 누락한 혐의도 받았다.
이 밖에 2016년 상호출자제한 기업 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차명 주식을 본인 보유분에 포함시키지 않은 혐의(독점규제법 위반)와 양도소득세 납부를 회피할 목적으로 차명주식 4만주를 차명 상태로 유지해 매도한 혐의(금융실명법 위반)도 있다.
다만 검찰은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재산을 차명 상태로 유지한 것만으로는 조세포탈 구성요건인 '적극적 은닉행위'가 성립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감안한 결정이다.
이 명예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다음달 20일 내려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