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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따라 역사 따라]

세상을 바꾼 포르투갈의 세금전략

  • 보도 : 2019.11.12 09:00
  • 수정 : 2020.06.0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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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항해왕자 엔리케. (사진 위키백과)

유럽 여러 나라가 아시아의 변방밖에 되지 않는 예루살렘을 되찾기 위해 일으켰던 대아시아 십자군전쟁에 실패하면서 교황의 권위가 추락하고 암울한 상황에 빠져있었다.

이후 유럽인들에게 해양시대가 열렸고 아시아와 아메리카대륙을 침략한 뒤 얻은 경제적 이익을 통해 부를 축적했다. 그 결과 오늘날까지 서구 중심의 세계질서가 유지되고 있다.

언제부터 서구세력이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쥐게 되었을까? 그 역사적 시작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는 일이다.

서양의 아시아 진출은 포르투갈에서 시작됐다. 인구 백만 명도 되지 않았던 포르투갈이 해양시대를 열게 된 것은 해운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채택한 세금감면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포르투갈의 동 페르난두(1367-1387 재위)왕은 농업과 해운업을 육성했는데 특히 해운업에 큰 관심을 뒀다. 그는 지중해 입구에 있는 포르투갈이 지정학적으로 해운업에 유리한 위치에 있었으므로 해운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특히 해운업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세제감면을 핵심으로 한 육성책을 폈다.

우선 100톤 이상의 배를 건조할 때 왕실의 나무를 베어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또 배 건조용 수입자재에 대해선 수입관세를 면제했다. 아울러 100톤 이상의 배를 외국에서 구매할 때는 구입에 관련된 세금을 면제했으며 위에서 언급한 배의 건조자와 구매자들에게 병역의무와 세금감면을 허용했다.

이처럼 세금감면과 부대혜택을 해운업에 허용하자 유럽의 해운기술자들이 포르투갈로 몰려들어 해운업이 크게 발전했고 함포기술도 발전시켰다.

그가 해운업 발전을 위해 획기적인 제도를 도입한 것이 있는데 오늘날의 해상보험제도의 확립이다. 포르투갈은 '콤파니아 다스 나우스'라는 해상보험 제도를 도입해 선주들이 50톤 이상의 배 화물 운임의 2%를 갹출한 기금을 모아 배가 난파하거나 해상약탈을 당해 해상손실이 발생할 때 그 손실을 보상하게 했다.

이 같은 해운업의 발전은 항해왕자 엔리케왕자(1394-1460)대에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후 1415년 지브랄터 해협 건너편 아프리카에 있는 이슬람 기지인 세우타를 포르투갈이 점령하게 되었다.

세우타를 포르투갈이 점령한 사건은 십자군 전쟁의 패배에 휩싸여 있던 유럽에 엄청난 사건으로 인식됐고 포르투갈이 대서양에 있는 마데이라 제도, 카나리아 제도를 거쳐 아프리카 서해상에 있는 카보 베르데에 진출하면서 아프리카 항로가 포르투갈의 독점 하에 들어가게 됐다.

따라서 이 지역 항해 시 엔리케왕자의 허가를 받아야 했으며 이 때 소득의 10%∼20%를 세금으로 포르투갈에 납부해야 했다.

이와 함께 포르투갈은 마데이라 제도와 대서양의 식민지 섬에 이주민을 보내 사탕수수를 재배해 설탕제조업을 장악했다. 포르투갈이 발전시킨 해운업과 생산한 설탕이 포르투갈의 부를 축적하게 한 원천이 됐으며 설탕생산량의 1/3을 세금으로 거뒀다.

아프리카 서해안 항해 독점권 행사로 거둔 세금과 설탕세로 거둔 막대한 세금은 해운업발전에 다시 투입됐다. 이를 바탕으로 바스코 다가마는 1498년 5월 20일 인도 캘리컷에 도착해 인도항로를 열었다. 이후 포르투갈은 향료가 생산되는 말라카와 중국 마카오, 일본까지 진출하게 된다.

포르투갈은 1500년대에 브라질에 진출한 뒤 1532년부터 실질적으로 브라질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이후 설탕 생산기지를 대서양제도에서 브라질로 옮겨 세계 설탕시장을 지배했고 이에 따라 축적한 부를 바탕으로 포르투갈이 전 세계 해양을 지배한 첫 번째 국가가 되었다.

이처럼 포르투갈이 해양시대를 연 첫 번째 국가가 된 것은 당시 벤처사업에 해당하는 해운업에 파격적인 세제지원을 하는 등 세계 설탕시장을 지배하면서 거둔 설탕세로 해운업을 발전시켰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같은 사례는 한 국가가 전략산업인 해운업에 세금감면을 해서 국가를 개조시킨 사례로 역사에 남게 됐다. 또 전략산업에 대한 세금감면의 중요성을 알게 한 대표적인 사례이자 서양이 동양을 압도하게 만든 세상을 바꾼 '세금전략'이었다.

인덕회계법인
문점식 부대표

[약력] 현)인덕회계법인 부대표, 공인회계사
전)아시아태평양회계사회 이사, 전)한국조세연구포럼 학회장, 전)한국세무학회 부회장
[저서]“역사 속 세금이야기”
[이메일] jsmoon@indukac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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