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정치사회 > 정치

'탄핵의 강 건너자'는 보수진영, 루비콘강 메울 수 있나

  • 보도 : 2019.11.07 16:39
  • 수정 : 2019.11.07 16:39

황교안, 6일 기자간담회에서 "보수대통합 위한 협의기구 구성 제안"
유승민 변혁 대표 '탄핵 덮자' 분명히 동의해야 논의 가능
홍문종 "우리가 넘어야 될 강이 있는데, 약간 뜬금없다는 생각"
탄핵 후 3년 다 됐지만 통합 논의 지지부진…총선용 시선 불가피

dd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수대통합'을 위한 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보수대통합 제안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통합의 조건으로 내걸은 3가지 원칙 중 하나인 '탄핵의 강을 건너자'라는 말이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현재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우리공화당으로 분열된 보수진영이 과연 '탄핵'을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탄핵에 대한 입장이 달라 갈라섰던 보수진영이 탄핵 이후 3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 별다른 입장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탄핵을 보는 시각이 다르다보니 지금까지 보수통합은 구호에 그쳤다.

특히 탄핵에 찬성하면서 분당했던 바른정당 출신이 포진한 바른미래당과 소수이지만 탄핵을 전면 부인하며 장외투쟁을 주도해온 우리공화당의 입장이 자유한국당의 중재로 수렴될지는 미지수다.

일단 유승민 의원이 대표로 있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 행동(변혁)'은 황 대표의 통합 제안에 물밑 접촉이 있었던 듯 7일 신당기획단을 꾸리면서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황 대표의 제안에 3대 원칙이라는 역제안을 던지면서 주도권 싸움에 들어갔다.

유 의원은 7일 변혁 비상회의 직후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질문에 "지금 보수가 3년 전 이 문제(탄핵)를 가지고 계속 서로 손가락질을 하고, 잘잘못을 따지고, 책임을 묻는다면 보수 통합은 불가능하다"면서 "탄핵은 이제 역사의 평가에 맡기고 보수가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차원에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dd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대표인 유승민 의원이 7일 오전 국회에서 변혁 비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분명히 동의하지 않으면 통합이란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단서도 달았다. 우리공화당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우리공화당이 이미 헌법적 판단이 내려지고 역사 속으로 들어간 탄핵 문제에 대해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견지한다면 보수 재건의 원칙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서 "무조건 뭉치기만 하면 이긴다는 생각으로 하는 건 옳지 않다. 그 점에 대해선 한국당에서도 분명한 입장 정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를 향해서도 '보다 선을 분명하게 제시하라'고도 했다.

유 의원은 "(황 대표가 말한 헌법 가치는) 굉장히 애매한 말"이라면서 "우리(변혁)가 생각하는 (보수통합의 기준이 될) 헌법 가치는 건전한 중도보수 유권자들이 지지할 만한 가치"라고 말했다.

유 의원의 말은 결국 탄핵에 찬성했던 자신들의 결정을 존중해줄 것과, 민감한 문제가 된 탄핵에 대해 통합 주체들이 함구할 것, 우리공화당은 탄핵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없으면 통합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우리공화당과의 통합에 대해선 회의적으로 봤다.

하 의원은 이날 "힘을 합치면 좋은데 우리공화당은 민주당 심판보다도 보수내 탄핵 찬성 세력 심판이 주목적인 정당이고 한국당 내에도 그런 분들이 좀 있다"며 "우리공화와 변혁 비상행동까지 다 통합하자는 이야기는 마치 민주당하고 한국당하고 바른미래당하고 다 통합하자는 이야기랑 같다"고 일축했다.

우리공화당 역시 변혁과의 빅텐트 구축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황 대표가 당내에서 총선을 대비해 바른미래당과 통합해 몸집을 불려야 한다는 '잘못된 조언'을 듣고 있다고 해석했다.

홍 대표는 "(황 대표가) 당내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며 "황 대표로 총선치르는 게 되겠느냐 걱정하는 분들이 많고 이른바 바른정당계에서 오신 분들이나 아니면 바른정당으로 나가 계신 분들을 아우르는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서 선거를 치러야 된다(라는 말들이 있다)"라고 전했다.

dd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7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보수대통합' 발언에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홍 대표는 보수대통합 제안에 대해선 "보수대통합에 찬성하는데 진짜 보수와 가짜 보수를 골라내야 된다"라며 "이른바 말하는 보수 우파에선 탄핵을 찬성하는 찬탄파,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과의 일단 화해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마 탄핵을 찬성한 사람들을 찬탄파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런 사람들과의 대화를 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전제들이 있고 우리가 넘어야 될 강이 있는데 그냥 약간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물론 저희하고도 물밑 대화를 한다고 이런저런 사람들을 통해 이야기했습니다만 구체적으로 진행된 게 아무것도 없다"라며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의 입장 정리에 대해) 최소한 어젠다에 올라와 있어야 하고 또 그것과 관해 어떤 합의를 이끌어낸 후 보수가 대통합하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아무 사전 준비 없이, 교감 없이 황교안 대표가 정치판에서 표현대로 하면 질러 버리면 저희가 굉장히 당혹스럽다"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보수대통합보다는 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같은 보수 연대 형식이 현실적으로 더 나을수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황 대표의 보수대통합 제안은 탄핵을 찬성해온 바른미래당과 반대해온 우리공화당의 입장 차이를 재확인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현실적으로는 황 대표의 보수대통합 제안이 그동안 보수 진영에서 전혀 진척이 없었고, 총선을 앞둔 지금에서야 논의된다는 점에서 총선용이라는 세간의 시선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탄핵에 대한 찬성·반대에 대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는다면 제 1야당 한국당은 아무래도 의석이 많은 바른미래당 입장에 비중을 둘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28석, 우리공화당은 불과 2석이다.

이는 홍 대표가 "(황 대표와의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 부분에서 드러난다. 황 대표와 유 의원이 그간 대화를 해왔다고 밝힌 것과 온도차가 분명하다.

결국 현실적으로 '한국당-바른미래당', 혹은 '한국당-변혁' 차원의 반쪽짜리 보수 통합 논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만약 이같은 형태로 보수 통합이 진행된다면 과연 보수 유권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기사

  • 출생 :
  • 소속 :
  • 학력 :
  • DID :

상세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