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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이야기]'무어의 법칙'에서 '삼성전자 법칙'으로 (4 - 끝)

인텔 제친 삼성전자, 새로운 극한에 도전하다

  • 보도 : 2019.10.30 17:29
  • 수정 : 2019.10.30 17:29

초미세 회로를 보호하는 극자외선 펠리클
다층교각 엠비씨펫 반도체와 극자외선 공정의 시너지
한 번에 1800 억 톤 옮길 수 있는 3진법 반도체
엠비씨펫 + 3차원 적층 + 극자외선 공정 + 3진법 반도체 = 삼성전자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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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공정으로 만든 회로는 전자현미경으로 봐야할 정도로 매우 작다. 작은 회로를 만들기 위해서 채널 홀 에칭 기술과 극자외선 기술이 필요했음을 전편에서 이야기 했다.

먼지 한 톨에도 왜곡되는 초미세회로이기에 섬세한 공정이 필요했다. 섬세한 공정에는 돈이 많이 든다. 생산비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돈을 가급적 적게 들이면서 지금보다 생산효율과 처리성능을 향상 시킬 방법은 또 무엇일까?

초미세 회로를 보호하는 수문장 - 극자외선 펠리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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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자외선 공정 설명. 빨간색이 오염물질이다. 극자외선이 포토마스크를 지나가다가 오염물질에 흡수되어 웨이퍼에 왜곡이 생긴다. (출처 ASML)

지금 삼성전자와 TSMC가 쓰는 극자외선 공정에서 빠진 게 하나 있다. 반도체 공정을 아무리 깨끗하게 만든다고 하더라도 완벽할 수 없다.

전편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플래쉬를 비추는데 도화지 A에 오염이 있으면 도화지 B에 새길 글자에 왜곡을 일으킨다. 여기서 플래쉬가 극자외선, 도화지 A가 포토마스크, 도화지 B가 웨이퍼이다. 포토마스크가 오염되지 않기 위해서 얇은 보호막이 필요하다. 이 막을 '극자외선 펠리클'이라 한다.

포토마스크의 가격이 5억원이고 펠리클의 가격은 1억원이다. 펠리클이 있으면 포토마스크를 자주 바꾸지 않을 있어서 생산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극자외선 공정에서 이 펠리클을 지금 쓰고 싶어도 만들기 어려워서 쓰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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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마스크를 보호하는 펠리클이다. 무척 얇고 투명하다. (사진 tweakers.net)

삼성전자가 요구하는 극자외선 펠리클은 다음 네 가지 요건을 맞춰야 한다. ▲첫째로 극자외선이 무엇에나 쉽게 흡수되므로 머리카락 보다 만 배 얇은 50나노미터 정도여야 한다. ▲둘째로 극자외선이 생산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흡수 되는 정도를 감안해서 투과율이 90%를 넘겨야 한다. ▲셋째로 마스크를 가려야 하기에 적어도 크기가 15제곱센티미터를 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극자외선이 막을 통과하면서 열을 발생시키는데, 이 때문에 막이 열팽창하여서 주름을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만족 하는 극자외선 펠리클이 없어서, 삼성전자는 오염된 비싼 마스크를 매번 바꿔가며 회로를 만들고 있다. 아무리 세척해서 쓴다고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교체가 필요하므로 비용부담이 크다. 한국기업 에스엔에스텍과 일본기업 미쓰이가 극자외선 펠리클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원하는 수준인 투과율 90%보다 한 참 밑인 30%정도로 알려져 있다.

무어의 법칙은 집적도 한계와 생산비용 상승 때문에 깨졌다. 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원하는 수준으로 펠리클이 완성되면, 삼성전자의 다층교각 반도체 기술인 엠비씨펫(GAA-MBCFET)과 결합하여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본다. 깨졌던 무어의 법칙을 회복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이상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삼성전자는 올해 모바일 CPU(중앙처리장치) 제품을 세계최초로 7나노미터 극자외선 공정으로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내년에는 5나노미터 제품을, 2021년부터는 3 나노미터 양산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3나노미터부터는 엠비씨펫 공정을 도입한다. 극자외선 장비의 출력이 200와트가 넘고 극자외선 펠리클이 준비된다면 꿈꾸던 1나노미터까지 노려볼 수 있다고 알려졌다. 

1톤 트럭 VS 1800억톤 트럭 - 2진법에서 3진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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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진법 회로(왼쪽)와 3진법 회로(오른쪽). 3진법 회로 가운데에 누설전류를 유도하는 파란색 길이 있다. (출처 Nature electronics)

울산과학기술원 김경록 교수 연구팀은 몇 달 전 3진법 기반의 '금속 산화막 반도체'를 실리콘 웨이퍼에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이 논문은 지난 7월 15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발표됐다. 삼성전자는 2017년 9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으로 지정해 연구를 지원했고 자사 파운드리 공장에서 이 3진법 반도체를 검증하고 있다.

사실 3진법 반도체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번 연구 결과가 특별했던 이유는 지금 쓰고 있는 공정을 약간만 바꿔서 새로운 회로 구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로를 작게 만들 수록 회로 사이에서 전기가 샌다. 이 새는 전기를 보통 '누설전류'라 부른다. 반도체가 세대별로 진화한 까닭 중 하나는 누설전류를 막기 위해서이다.

김경록 연구팀은 반대로 이 누설전류가 더 쉽게 일어나도록 해서 새로운 회로 구조를 만든 것이다. 위 그림에서 왼쪽과 오른쪽 그림을 보면 동그라미 표시가 되어 있는 곳이 있다. 왼쪽 동그라미엔 없는 '파란색 막대'가 오른쪽 동그라미에 있다. 이것이 누설전류를 더 쉽게 일어나도록 하는 장치이다. 이런 발상의 전환으로 기존 구조에서 문제로 보던 누설 전류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누설 전류를 활용하면, 같은 조건에서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 양 차이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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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진법 반도체와 3진법 반도체 비교

진법에 따라서 데이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자.

10진법은 0~9까지 10개 숫자로 되어있는 셈법이다. 2진법은 0, 1이다. 3진법은 0,1,2이다. 2진법 반도체에서 0이 전기가 안 흐른다, 1이 전기가 흐른다 로 데이터를 처리한다. 3진법 반도체에선 0이 전기가 안 흐른다, 1이 누설전류가 흐른다, 2가 전기가 흐른다로 데이터를 처리한다.

2진법은 2비트라는 공간 두 개에 (0,0) (0,1) (1,0) (1,1)라는 정보 4 개를 처리할 수 있다.  반면 3진법은 2비트라는 공간 두 개에 (0,0) (0,1) (0,2) (1,1) ··· (2,1) (2,2)라는 정보 9개를 처리할 수 있다. 2진법과 3진법은 같은 2비트 공간에서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 양 차이가 2.25배이다. 최신 컴퓨터는 비트 공간 64개가 있다. 여기선 1800억배라는 엄청난 차이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 양이 매우 다르다. 2진법 반도체가 한 번에 1톤 실을 수 있는 트럭이라면, 3진법 반도체는 1800억 톤을 실을 수 있는 트럭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이처럼 혁신적인 3진법이 아직은 시제품 개발 상태이다. 현재로선 양산에까지 이를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실용화 단계에 들어가더라도 기존 컴퓨터 세상에 적용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지금까지 컴퓨터 세상이 2진법 반도체로 발달했는데 이를 3진법 반도체로 맞추려면 수 많은 다른 요소들도 여기에 맞춰야 한다. 평범한 컴퓨터에서 쓰이긴 보단 우선 인공지능 개발 같은 특수목적 컴퓨터에서 쓰일 거라 본다. 

불가능?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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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 삼성전자)

집적도 향상의 한계는 늘 있었고 뛰어넘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세계적인 기업인 인텔조차도 10나노미터 반도체를 제대로 양산 못 하며 극자외선 공정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 인텔조차 뛰어넘지 못한 블가능을 뛰어넘고 있다. 삼성전자의 엠비씨펫(GAA-MBCFET)은 집적도 한계를 극한까지 밀어 끌어 올릴 수 있는 반도체 회로 구조이다. 극자외선 공정이 극자외선 펠리클과 함께 완성되어 엠비씨펫과 결합한다면 불가능할 것 같던 3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양산도 성공할 것이다.

3차원 적층은 또 어떠한가? 셀 100단 이상을 한 번에 뚫는 양산 기술은 대한민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정도만 가지고 있다. 한 번에 뚫음으로써 속도·생산성·절전 특성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세계 최초로 136단 6세대 256기가비트(32기가바이트) V-NAND SSD를 양산했다. 같은 공정을 네 번 적용하면 400단 1테라비트(256기가바이트) V-NAND SSD 이상도 만들 수 있다. 폭증하는 데이터 속에서도 꿋꿋하게 느린 속도로 데이터 처리를 하던 하드디스크를 대체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3진법 반도체의 상징성은 무엇일까? 그 기술 자체에 있는 것일까? 기초기술이 양산기술이 되기까지 수 많은 문턱이 존재한다. 아무리 기초와 응용기술이 많더라도 이를 양산에까지 끌고 오지 못하면 묻히는 것이다. 양산기술로 세계 제일을 이룬 삼성전자가 기초와 응용기술에 투자하면 어떻게 될까? 양산기술을 바탕으로 기초와 응용기술이 꿈꾸는 기술을 현실로 한 걸음 더 다가오게 할 수 있을 것이다. 3진법 반도체의 상징성은 바로 삼성전자가 기초와 응용기술에 투자함으로써 세계의 기술 페러다임을 이끌고자 함에 있다. 이런 삼성전자의 투자가 더 많은 대학과 연구기관에 계속 되길 바란다.  

지금까지 이야기 한 기술들은 서로 다른 점들이다. 엠비씨펫(GAA-MBCFET), 3차원 적층-채널 홀 에칭, 극자외선 기술, 3진법 반도체 등을 따로 보면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알기 어렵다. 이 기사를 쓴 목적은 서로 다른 점들이 무엇이고 어떤 연결성이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연구원, 근로자와 경영자들이 함께 하나씩 이룩한 점들이 서로 연결되고 있다. 서로 연결된 점들이 기술발전과 그 한계를 상징하던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을 것이다. 

세계 1위에겐 넘볼 수 없는 '위엄'이 있다. '물리학의 법칙'을 넘어 '삼성전자의 법칙'을 쓰고 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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