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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사] 유한킴벌리 ③

유한킴벌리, 대주주 '절세' 협조… 국적 바꾼 뒤 배당 늘려

  • 보도 : 2019.10.29 08:00
  • 수정 : 2019.10.29 08:00

국적 변경 1년 전에는 배당관련 稅 아끼려 무배당
이사회, 2004년 배당 여력 있어도 처음으로 무배당 결정
배당성향 29.4%에서 헝가리 국적 변경 98.1%로 급증

유한킴벌리 대주주 국적 변경 후 배당 급증

◆…유한킴벌리 본사 건물 전경. 사진=임민원 기자

유한킴벌리가 2005년 대주주의 국적을 미국·캐나다에서 배당관련 세 부담이 적은 헝가리로 옮긴 뒤 배당성향을 3배 이상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유한킴벌리의 지분 70%를 보유한 킴벌리클라크측은 한국에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적을 바꾸기 전후로 배당규모까지 조절하며 주도면밀하게 조세회피 작업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유한킴벌리의 대주주가 국적을 바꾼 2005년부터 2018년까지 누적 배당금은 1조7174억원으로 연평균 배당성향이 98.1%에 이른다. 매년 당기순이익의 98.1%를 배당으로 회수해가고 재투자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는 의미다.

반면 대주주의 국적이 미국과 캐나다였던 1996년부터 2004년까지 누적 배당금은 1420억원으로 배당성향이 29.4%에 불과했다. 이는 유한킴벌리가 한·헝가리 조세조약에 따라 배당관련 세 원천징수가 5% 밖에 되지 않는 헝가리로 외국 대주주의 국적을 옮긴 뒤 배당을 본격적으로 늘려 이들의 '절세'를 도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대주주가 국적을 바꾼 첫 해인 2005년에는 배당성향이 242.3%에 이르는 2164억원을 배당했다. 반면 대주주 국적 이전 한 해 전인 2004년에는 전혀 배당이 이루어지지 않아 헝가리로 국적을 바꾸는데 대비해 무배당을 실시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지난 20여년간 안정적인 경영실적을 보여와 무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는 회사이다. 그런데 유독 2004년의 경우는 경영실적이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이사회가 무배당 실시를 결의했다. 이는 외국인 대주주가 국적을 바꾸면서 '절세'하려는 의도를 이사회가 사전 인지하고 협조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재계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한킴벌리에 주주들이 투자한 자본금 원본은 2000억원이다. 현재 자본잉여금엔 재평가적립금 등 625억원이 있을 뿐이다. 2005년 배당금 2164억원만으로도 투자 원본 2000억원을 훌쩍 넘는 돈을 회수해갔다. 1996년부터 2018년까지 누적 배당금은 투자 자본금의 9.3배가 넘는 1조8594억원이다. 이중 70%인 1조3016억원을 헝가리 법인 KCT 등 KCC그룹이 챙겨갔다.

유한킴벌리는 1970년 3월 미국의 킴벌리클라크(KCC)와 한국의 유한양행이 합작해 설립한 외국인투자기업이다. 이 회사는 화장지, 기저귀, 여성생리대 등 생활용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특히 2017년 상반기 기준 생리대 시장점유율은 46.6%로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킴벌리의 외국인 대주주가 헝가리로 국적을 바꾼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이 회사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7511억원이며 이중 배당은 1조7174억원으로 평균 배당성향 98.1%이다. 역대 최고 배당성향을 보인 2005년을 제외하더라도 평균 배당성향 90.3%에 이르고 있다.

유한킴벌리 대주주 국적 변경 후 배당 급증

◆…자료=유한킴벌리 각 연도 감사보고서

그 이전인 1996년부터 2004년까지의 누적 순이익 4825억원, 누적 배당 1420억원으로 평균 배당성향은 29.4%였다.

2018년의 경우 당기순이익은 1102억원으로 2017년의 1482억원 보다 25.6%가 감소했다. 하지만 배당은 2017년도와 같은 1330억원을 배당했다. 이에 따라 2017년 배당성향은 89.7%였으나 2018년에는 120.7%로 급등해 순이익 이상을 배당으로 회수해 간 것이다.

유한킴벌리가 KCC그룹의 해외투자 '자금줄' 역할

유한킴벌리가 이처럼 고액배당에 나선 것은 다국적기업의 글로벌 투자전략에 따라 한국 시장이 포화 상태로 더 이상의 시장 확대가 어려워진 시기에 접어든 것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15년 1조5191원을 정점으로 꺽이고 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16년 각각 2289억원과 1791억원으로 꼭지를 찍은 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한킴벌리 대주주 국적 변경 후 배당 급증

◆…자료=유한킴벌리 각 연도 감사보고서

유한킴벌리는 2005년 이후 발생하는 이익을 KCC그룹의 자회사가 있는 해외로 이전해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에 따라 새로운 투자처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다국적기업 킴벌리클라크는 한국시장에서 유한킴벌리를 설립한 이후 한국시장의 초기단계와 성숙단계에 이르기까지 국내시장 확대를 위해 공장을 증설하는 등 투자를 확대했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시장이 성숙단계에 이르렀고 유한킴벌리가 해외시장으로 수출하지 않는한 재투자할 필요성이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유한킴벌리 2018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단기 투자자산에는 2800억원이 있으나 비유동투자자산에는 장기금융상품 252억원 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주주 국적 변경 후 고액 배당이 이뤄진 배경에 대한 조세일보의 질의에 유한킴벌리는 “배당은 주주총회 의결 사항이며 당사는 법규 규정에 따라 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기 회피하는 답변을 내놨다.

유한킴벌리는 지난 1984년 이후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 등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착한 기업'으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으나 대주주들은 국적까지 바꿔가며 한국의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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