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산업 > 산업

[반도체 이야기]'무어의 법칙'에서 '삼성전자 법칙'으로 (3)

채널 홀 에칭 & 극자외선 기술의 발전

  • 보도 : 2019.10.27 13:18
  • 수정 : 2019.10.27 13:18

홍콩아파트처럼 쌓아 올린 반도체
초미세 엘리베이터 기술
엑스레이만큼 세밀한 극자외선
더 작은 회로를 만드는 EUV 공정

.

반도체 제조기술은 ▲1세대 MOSFET(모스펫) → ▲2세대 FinFET(핀펫) → ▲3세대 MBCFET(엠비씨펫)으로 발전해 왔음을 전편에서 설명했다. 반도체를 이처럼 발전시킨 이유는 성능은 높이고, 부피와 소비전력을 줄이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3세대 엠비씨펫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2세대 '핀펫' 보다 성능을 35% 향상 시키고, 면적은 45%, 소비전력은 50% 줄였다. 혁신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보다 효율을 더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같은 면적에 더 많은 회로를 쌓는 방법이 있다.

'채널 홀 에칭' 기술향상으로 효율 40% 점프

.

◆…주사전자현미경(SEM)으로 본 삼성전자 V낸드 단면. 밑으로 갈수록 터널 굵기가 조금씩 좁아지고 있다. (사진 Chipsworks)

좁은 땅 위에 더 많은 사람이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주 작은 집을 여러 개 짓던가 아파트처럼 위로 올려야 할 것이다. 3차원 적층은 반도체 회로를 아파트처럼 올리는 방법이다. 3~4층 정도라면 계단으로 오갈 수 있겠지만 수십 층이 넘는다면 반드시 엘레베이터가 필요하다.

반도체도 이와 다르지 않아서, 머리카락보다 백만 배 작은 0.2나노미터 전기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수직 통로를 만들어줘야 한다. 말은 쉽지만 난이도가 높은 공정이다. 보통 직경 30센티미터 원형 웨이퍼에 1조개 이상 구멍을 뚫는다고 한다. 아래로 구멍을 뚫다 보면 상층부와 하층부 구멍 크기가 달라지기 쉽다.

이런 문제가 생기면 전기가 이동하기 어렵고 각 층을 지나가다가 잘못된 전기신호를 줘서 정보가 뒤바뀔 수 있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90층 이상 구멍을 뚫어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가 거의 없다.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136층부터 1층까지 한 번에 구멍을 균일하게 뚫는 'Channel Hole Etching(채널 홀 에칭)'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5세대 V낸드 보다 단수를 40%나 높인 6세대 V낸드를 성공적으로 양산했다.

집적도 향상의 비법, 극자외선

성경에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 격언을 무색하게 만든 듯한 이가 있다. 초미세 미니어처 예술가 니콜라이 알두닌은 바늘귀 안에 낙타 일곱 마리가 사막을 순례하는 작품을 만들었다. 낙타 한 마리당 1미리미터 남 짓이다. 손이 떨지 않아야만 미세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 그는 손을 고정한 채 심장박동으로만 작업했다. 작업 도구로 주사기 바늘과 이쑤시개, 28년 된 현미경을 썼다. 작업은 상상 이상으로 길고 힘들어서 작은 부품 하나에 2주 이상 걸렸다. 

.

◆…니콜라이 알두닌이 만든 사막을 순례하는 낙타 떼 (사진 FastCompany)

최신 반도체 회로 크기는 바늘귀 속 낙타보다 백만 배 작다. 니콜라이가 극한의 섬세함을 위해 그 작업환경과 도구를 조성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작업 공정 안에 먼지 한 톨도 있으면 안되며 반도체를 만들 도구도 세밀 해야 한다. 이런 환경을 가지고 있더라도 초미세 반도체를 양산할 능력이 없으면 쓸모 없다. 전세계에서 오직 두 회사만이 초미세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가졌다. 바로 대한민국의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이다. 이 두 회사는 상대보다 더 작은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 경쟁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가 TSMC보다 조금 더 앞서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이다.

먼지 한 톨에도 왜곡되는 빛

.

◆…글자를 파낸 도화지 A 역할을 하는 실제 마스크. 투명한 판 위에 얇은 회로도가 새겨져 있다. (Peellden, CC BY-SA 3.0)

반도체 안에 들어가는 회로를 작게 만드는 것이 집적도의 핵심이다. 작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심이 얇은 연필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반도체 회로를 작게 만들기 위해서 심이 얇은 연필이 필요하다. 이 연필이 요즘 일본무역규제 뉴스에서 종종 말하는 EUV(Extreme Ultra Violet, 이하 극자외선)기술이다.

먼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연필로 쓰이는 '빛'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아야, 이 기술이 왜 필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도화지 A, B 두 장을 준비한다. 도화지 A에는 '빛'이라는 작은 글자를 써서 그 부분만 파낸다. 다른 도화지 B엔 빛에 잘 타는 물질을 발라 놓는다. 도화지 B를 땅바닥에 놓고 도화지 A를 그 위에 올려놓는다. 도화지 A위에 플래쉬를 놓고 어두운 곳에서 빛을 팡팡 터트린다. 도화지 B에 플래쉬 빛이 닿은 부위만 타서 '빛'이란 글자가 새겨졌다.

그러나 도화지 B에 새긴 '빛'의 'ㅊ'이 뭉개져서 'ㅈ'처럼 보인다. 이런 이유는 빛이란 항상 직진하는게 아니라 애 돌아 퍼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를 '빛의 회절' 또는 '애돌이' 현상이라 한다. 뭉개진 글자를 또렷이 만들기 위해서 다음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애초에 글씨를 더 크게 파는 방법이 있고 더 미세한 빛을 비추는 방법이 있다. 글자를 크게 파면 도화지 B에 새겨질 글자도 커진다. 남은 방법은 아주 미세한 빛을 비추는 것뿐이다.

.

◆…왼쪽 극자외선과 오른쪽 불화아르곤 광원으로 새긴 회로 정밀도 차이 (사진 삼성전자)

지금까지 쓰던 빛은 불화아르곤(Arf)광원으로 다소 두터운 193나노미터 자외선(UV)이다. 반면 극자외선은 13.5나노미터이다. 거의 10~0.01나노미터인 엑스선처럼 아주 미세하다. 위 그림을 보면 극자외선이 불화아르곤보다 얼마나 더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참고로 사람이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은 700~400나노미터 파장이다.

병원에서 엑스선 촬영으로 뼈에 생긴 미세한 금을 찾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엑스선이 뼈엔 흡수되지만 뼈 사이 미세한 틈엔 흡수되지 않고 통과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엑스선이 얼마나 미세한 방해물에도 잘 흡수 되는지 알 수 있다. 엑스선만큼 미세한 빛인 극자외선도 아주 작은 방해물에도 쉽게 흡수되므로 새길 글자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극자외선 기술로 만든 초미세 반도체는 전기도 적게 쓰기에 발열도 적다. 따라서 작동 속도를 높일 수 있다. 5나노미터 공정 반도체는 7나노미터 반도체보다 전기를 20%덜 쓰고 성능을 10% 더 높일 수 있다. 3나노미터에 이르면 전기를 50% 덜 쓰고 성능을 35%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는 많은 비용을 들여 먼지 한 톨도 없는 공정을 만들고 있다. 극자외선 공정을 확보하면 지금까지 만들어 낼 수 없던 3나노미터 이하의 극미세공정을 만들 수 있다. 또한 극자외선 기술을 쓰면 불화아르곤 공정보다 필요한 공정 수가 줄어든다. 따라서 제조 시간이 줄어들어 생산비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보다 더 미세한 회로를 반도체에 집적할 수 있다.

관련기사

  • 출생 :
  • 소속 :
  • 학력 :
  • DID :

상세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