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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세금 물쓰듯 '펑펑' 대출심사는 '엉망'

  • 보도 : 2019.10.14 09:10
  • 수정 : 2019.10.14 09:10

정재호 의원 "산은, 561억 RG손실에 350억원 정석빌딩 담보 잡아"
헐값에 넘긴 대우조선해양은 잠수함 수주 등 연달아 승승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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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건조 중인 대한민국 최초 3000톤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 진수식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KDB산업은행이 7조~12조원 상당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을 연초 현금 한푼 받지 않고 현대중공업에 넘긴데 대한 의구심이 꼬리를 물고 있는 가운데 한진중공업에 대한 부실대출 심사마저 논란을 빚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국내 조선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대우조선해양을 헐값에 넘겼으나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1일 방위사업청과 3000톤급 잠수함 장보고-III 2차 사업 선도함의 설계 및 건조사업을 1조1130억원에 계약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같은 날 미주지역 선주로부터 LNG운반선 2척도 수주했다. 이날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잠수함을 포함해 선박 3척의 총 계약금액은 1조5600억원에 달한다.

이에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LNG운반선 7척,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7척, 잠수함 3척 등 총 17척을 수주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948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 1분기부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이후 6개 분기 연속해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1월 국민의 혈세로 회생시킨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55.72%(5973만8211주)를 현대중공업에 현물출자하면서 현금 대신에 한국조선해양의 보통주 지분 약 7.9%와 전환상환우선주 911만8231주를 받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세금으로 물쓰듯이 수조원이 넘는 돈을 대우조선해양에 퍼붓다가 현대중공업에 현금 한푼 받지 못하고 대우조선해양 경영권을 송두리째 넘겨주는 '선심'을 베푼 셈이다.

산업은행이 국민의 세금인 혈세를 제대로 된 감시를 받지 않고 탕진하는 사례는 부실대출 심사에서도 여전히 드러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은 산업은행이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수빅조선소에 발급한 선수금환급보증(RG)이 561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고 폭로했다.

정재호 의원이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에 대한 RG 발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산은이 RG를 발급한 선박 4척(보증액 1090억원)과 관련해 561억원의 보증 손실이 발생했다.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는 2016년 조선업 위기가 시작된 이후 급격한 경영 악화를 맞이하다 RG의 부도가 현실화됐다.

산업은행은 RG 손실에 대해 한진중공업의 최대주주인 한진중공업홀딩스 사옥(서울 삼성동 정석빌딩)을 기초로 담보를 잡아 향후 자금 회수는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정석빌딩의 담보가치가 손실 규모에 미치지 못해 손실을 메우기 어렵다는 정 의원의 지적이다.

정 의원이 입수한 한국감정원의 정석빌딩 감정평가서에 따르면 정석빌딩의 가치는 2016년 RG발급이 진행될 당시 약 345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는데 이는 산은의 손실액인 561억원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산은이 RG를 발급하며 정석빌딩의 부동산 감정 결과가 345억원 수준이었다는 것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던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정재호 의원은 “정부의 조선사 금융지원책은 국내의 조선업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지 필리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면서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필리핀 조선소에 보증을 섰다가 손실이 난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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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민단체로 구성된 재벌 특혜 대우조선 매각저지 전국대책위원회가 9월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국민감사 청구 기각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시민단체 “대우조선해양 특혜 매각이라는 위법행위가 바로잡혀야”

산업은행이 국민의 혈세로 대우조선해양에 수조원을 투입하고도 이를 제대로 회수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데 대한 시민단체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금융당국이 혁신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금융기관의 입장을 대변해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한일 경제전쟁을 계기로 소재·부품·장비를 위해 효과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연초 대우조선해양의 경영권을 송두리째 현대중공업 넘기면서 현금을 한푼도 받지 않고 일부 지분을 받는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산업은행은 수조원의 국민의 세금을 대우조선해양에 투입했지만 현금으로 회수하는 데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산업은행은 올해 또다시 수천억원의 국민의 세금을 운영자금으로 끌어다 썼다.

금융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올해 예산으로 혁신모험펀드 1000억원, 기업경영정상화 지원 4000억원, 환경·안전투자 150억원, 산업구조 고도화지원 400억원 등 총 5550억원을 세금으로 지원받았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투입된 세금의 1/10 수준이라도 현금으로 회수했으면 또다시 혈세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정부 또한 산업은행의 헐값 대우조선해양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감사에 나서려하지 않는데 대한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거세다.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지난달 18일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해 지난 5월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된 데 반발하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민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등으로 구성된 재벌 특혜 대우조선 매각저지 전국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감사 청구 기각결정에 대한 취소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에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김상조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이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헐값에 넘기고 매각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하는 등 잘못을 저질렀다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 바 있다.

그러나 감사원은 지난 7월 9일 국민감사 청구를 기각했다. 당시 감사원은 대우조선 지분 매각은 매각이 아닌 투자이며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국가의 중요 정책으로 볼 수 있다는 점 등을 내세워 기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감사원의 기각 결정은 헌법상의 청원권, 알 권리를 침해했고 국가의 의무인 경제원칙에도 반한다”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공정경쟁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에 의해 대우조선 주식을 매각한 부분에 관한 기각 결정을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은 이어 “대우조선해양 특혜 매각이라는 위법행위가 바로잡혀 전면 철회될 때까지 저항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헌법소원심판 청구는 정의를 세우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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