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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환율이야기]

일본의 수출규제 100일… 엔화 환율 움직임은?

  • 보도 : 2019.10.14 09:07
  • 수정 : 2019.10.1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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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원·엔화의 환율 변동 추이. 자료=네이버 제공

지난 7월 4일 일본이 한국에서 사용하는 반도체 재료 등의 수출 규제에 나선지 10월 11일로 100일을 맞이했다.

핵심 반도체 재료인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등 3개 제품의 수입기한이 기존 1주일에서 최대 90일로 늘어났고 한국은 일본의 수출우대국인 백색국가에서 제외됐다.

엔화의 국내 원화에 대한 환율은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엔화에 대한 반짝 수요가 늘면서 7월 초 100엔당 1080원대에서 8월 초 100엔당 1150원대로 껑충 뛰어 올랐다.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높아질수록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8월 13일 100엔당 1163.27원까지 치솟으며 정점을 이뤘으나 일본의 수출규제가 애초 우려보다 타격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원화 환율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 이후 폴리이미드 1건, 포토레지스트 3건, 기체 불화수소 3건 등 총 7건의 수출만 허가했다.

한국 반도체 업계가 위기 대응력을 강화한 것도 대일 의존도를 줄이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소재 공급처를 미국, 싱가포르, 대만 등 여러나라로 다변화했고 비상대응계획도 적절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1일 저녁 7시 46분 KEB하나은행이 고시한 100엔당 원화는 1095.71원을 기록하며 7월 초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추세다. 이날 환율은 정점을 달리던 8월 13일과 비교하면 5.8% 하락한 상태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더이상 확대하려 하지 않고 현재의 상황을 유지할 경우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갈수록 떨어지면서 원화의 가치 또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 정부는 지난 2012년 말부터 아베노믹스를 통해 엔화 가치를 낮추고 환율을 안정시키면서 기업의 실적을 개선하는데 주력해 왔다. 아베 정부는 엔고(円高)보다는 엔저(円低) 정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금리인하와 양적완화를 실시했고 시장은 안정을 되찾았고 2009년부터 회복세로 전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 경제는 버블경제 이후 저물가, 저금리, 저성장의 함정에 빠져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엔화의 강세는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켰고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경제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지정학적 불안 등의 요인으로 엔화가 어느정도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국제간 거래에서 엔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미국 달러화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61.8%에 달하고 있다. 사실상 달러화가 전세계의 기축통화인 셈이다. 2위는 유로화로 20.2% 수준이다.

엔화가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대를 약간 웃돌고 있고 중국 위안화의 비중은 2%에 약간 못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에서 엔화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늘지 않는 한 엔화의 가치가 급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일본의 낮은 금리도 엔화 가치가 상승하는데에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의 10년 국채금리는 –0.2%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일본의 금리가 낮거나 마이너스 상태인데 엔화에 대한 수요는 낮을 수 밖에 없다.

일본 엔화는 지난 2011년 10월 사상 최저치인 달러당 75엔까지 하락했다. 2012년에는 대규모 양적완화를 바탕으로 하는 아베노믹스가 시작됐고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엔화가 약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베 정부의 의도적인 엔화 가치의 하락은 기업 경쟁력을 강화시켜 막대한 정부부채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에 큰 기여를 했다. 엔저에 힘입어 일본 주식시장도 급등한 바 있다.

아베 정부가 엔저 정책기조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듯하다. 국내 업계가 대일 의존도에서 조속히 벗어날 수 있다면 엔화 가치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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