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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증거인멸' 삼성 측 "불필요한 오해 피하려 자료 삭제"

  • 보도 : 2019.10.02 15:59
  • 수정 : 2019.10.02 15:59

검찰 "공장 바닥에 노트북·서버 숨겼다…죄질 좋지 않아"

서울중앙지법에서 2일 열린 삼성 전·현직 임직원들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자료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교사 혐의 재판에서 삼성 측이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자료를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에서 2일 열린 삼성 전·현직 임직원들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자료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교사 혐의 재판에서 삼성 측이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자료를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삼성 전·현직 임원들이 금융당국 등 정부기관의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고자 삼성바이오의 자료를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소병석 부장판사) 심리로 2일 열린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 전·현직 임직원 8명의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교사 혐의 2차 공판에서 삼성 측은 "삼성바이오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것은 단지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일 뿐 분식회계에 대한 인식은 없었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검찰은 삼성전자 사업지원 TF(태스크포스) 소속 부사장들이 2018년 5월 1일 금융감독원의 분식회계 관련 1차 조치사전통지에 따라 5월 5일 이른바 '어린이날 회의'를 열고 그룹 차원에서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측 변호인은 "삼성은 금융감독당국 등 각종 기관의 감시 및 의혹 제기가 늘 있었다"며 "그로 인해 부정적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의혹이 해소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러한 오해를 방지하고자 불필요한 자료를 삭제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린이날 회의'가 열리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삼성 측은 "(삼성바이오의) 자료를 삭제할 목적으로 모인 회의가 아니다"면서 "기업인수합병 및 지분재매입 담당 부사장 등 4명이 모여 감리 및 지분재매입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 산업은 삼성의 미래 핵심 사업으로서 그룹의 역량이 집중될 필요가 있었다"며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 모두 신생기업이라 그룹사 경험이 필요해 그룹에 보고하거나 도움을 받는 등 그룹과 소통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항변했다.

삼성 측 "분식회계 수사 지켜본 뒤 증거인멸 판단해야"
검찰 "삼바 분식회계 특정 요구는 재판 지연 의도"

그러면서도 삼성 측은 증거인멸죄가 성립되기 위해선 '타인의 형사사건'인 분식회계와의 연관성이 특정돼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고수했다.

삼성 측은 "수사를 앞두고 자료를 삭제했다고 해서 모두 증거인멸죄가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공소장에는 엄격한 증명 없이 모든 자료가 증거인멸 대상이 되는 것처럼 기재돼 있어 증거인멸의 범위가 무한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제일모직 가치 부풀리기·삼성바이오의 자본잠식 관련 상장 사건 등은 '타인의 형사사건'과 연관을 짓기 어렵다는 것이 삼성 측의 주장이다.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서도 삼성 측은 "삼성바이오가 2012~2014년 삼성에피스를 단독으로 지배했다고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회계기준을 위반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 측은 "사실관계를 왜곡해 재무제표를 작성했다면 분식회계에 해당하겠지만 삼성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평가 문제는 많은 논란이 생길 수 있어 이는 허위재무제표작성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2018년 5월 금감원의 분식회계 조치사전통지가 이뤄지자 삼성그룹 차원에서 분식회계 증멸을 인멸하도록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은 2018년 5월 금감원의 분식회계 조치사전통지가 이뤄지자 삼성그룹 차원에서 분식회계 증멸을 인멸하도록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검찰은 "삼성 측이 수사가 진행될 수 있는 자료를 모두 삭제함으로써 분식회계 실체에 대한 판단을 어렵게 했다"며 삼성 측 진술을 반박했다.

검찰은 "삼성전자 부사장들은 고위 임원인데 예상외로 많은 자료가 삭제됐다고 한다면 함께 기소된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 직원들이 억울하지 않겠냐"며 "특히 보안담당 직원은 지시를 받고 삭제했을 뿐 자신이 시키지도 않은 자료를 삭제했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증거 파일목록을 이미 삼성 측에 전달했음에도 삼성 측이 지속해서 분식회계와의 연관성을 특정해야 한다고 요구하는데 재판을 지연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검찰의 압수수색이 들어온다고 해서 한날 한시에 서버의 일체를 지웠다는 점을 보면 죄가 성립한다"며 "공장 바닥에 노트북과 서버를 숨겼다는 자체만으로도 죄질이 좋지 않아 양형에 중하게 반영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소속 부사장 3명은 삼성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들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백모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상무와 서모 삼성전자 보안선진화 TF 상무는 삼성에피스와 관련한 회계 자료를 조작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혐의(증거인멸등)로 기소됐다.

양모 삼성에피스 상무와 이모 삼성에피스 팀장은 백 상무와 서 상무의 지시로 직원들의 컴퓨터 기록을 삭제하고 휴대폰을 검사한 혐의(증거위조·증거인멸등)를 받는다.

이들은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JY(이재용 부회장)', '합병', '미전실(미래전략실)' 등 단어가 포함된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모 삼성바이오 보안담당 대리는 공용서버와 저장장치, 노트북 등을 삼성바이오 공장 바닥에 묻은 혐의(증거인멸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삼성 전·현직 임직원들의 다음 재판은 오는 8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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