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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과 수은 합병 제안한 이동걸 회장의 속내는?

  • 보도 : 2019.09.23 09:19
  • 수정 : 2019.09.23 09:19

금융위·기재부, 산은과 수은 합병에 부정적인 견해 표명
민주당 최운열 3정조위원장 "이번 정부서 하기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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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조세일보 DB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합병을 정부에 건의하겠다는데 대한 추측이 다양하다.

이 회장은 지난 10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기회가 된다면 면밀히 검토해서 산은과 수은의 합병을 정부에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은과 수은이 합병함으로써 더 강력한 정책금융기관이 나올 수 있고 될성부른 혁신기업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도 가능할 것”이라며 “수은 본점 건물이 원래 우리 땅이니 찾아와야겠다”고 언급했다.

이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은성수 신임 금융위원장이 9일 오후 취임식을 가진 하룻만이어서 관가에서는 산은 회장이 상급기관장에 대한 '도전'으로까지 여겨질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위원장은 산업은행장 임명 제청권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산업은행의 예산 등을 관할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금융위원회가 산업은행의 '목줄'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또한 산업은행과의 합병 대상인 수출입은행은 금융공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기획재정부 산하기관으로 되어 있고 기획재정부가 수출입은행장 임명 제청권을 갖고 있다.

금융가에서는 친문(친 문재인) 인사로 알려진 이동걸 산은 회장의 산은과 수은 합병 제안이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장관급인 금융위원장의 권위에 도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수출입은행 노조는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이 회장에 대해 “현 정권에 어떤 기여를 해 낙하산 회장이 됐는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정책금융 역할에 대해 이래라저래라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힐난했다.

수은 노조는 “대내 정책금융기관이라는 산업은행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 책임회피 발언”이라며 “이동걸 회장은 업무영역과 정책금융 기능에 관한 논의로 본인의 경영능력 부재와 무능력함을 감추고 있다”고 비난했다.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6일 산은과 수은 합병 제안에 대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합병은 이동걸 산은 회장의 사견일 뿐으로 논란이 될 이유가 없다”고 못박았다. 은 위원장은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언론에서 논란을 만들 필요가 없다”면서 “산은과 수은 합병은 아무 의미 없는 이야기”라고 진화에 나섰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도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산은과 수은은 고유 핵심 기능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두 기관의 합병에 부정적 의견을 표명했다. 김 차관은 “산은은 대내 금융 특화기관이고 수은은 ECA(공적수출신용기관)로 정책금융기관의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각 기관의 핵심기능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가에서는 이동걸 회장의 산은과 수은 합병 제안은 상급기관과의 교감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수출입은행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양 기관의 통합을 제안한 것이 상식에 어긋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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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정치권, 금융기관 재편은 역대 정부마다 거론돼 이동걸 회장 발언 주시

정치권에서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산은과 수은 합병 제안 발언에 대해 사전에 교감을 갖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현 문재인 정부에서는 더이상 추진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의 최운열 제3정책조정위원장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합병안에 대해 “이번 정부 내에서는 상당히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최 위원장은 “금융공기업 통폐합이나 조직개편을 하려면 정권 초기에 인수위에서 했어야 했다”면서 “임기 중에는 조직을 건드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체적인 금융 공공기관들을 근본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능이 분산되면 국가적으로 자원 낭비도 많고 효율적인 집행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밑그림을 미리 다 그려놨다가 정권 초기에 전격적으로 과감하게 진행해야 한다”면서 “다음 정부 때 대통령 선거공약으로 내걸고 인수위에서 전격적으로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인사들과 그동안 깊은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는 점에서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측은 산은과 수은 합병 제안에 대해 공식적인 발표를 하고 있지 않지만 두 기관의 합병 문제가 공론화 되는데 대해서는 예민해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측에서는 이동걸 회장의 산은·수은 합병 발언에 대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선을 긋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기관 재편은 역대 정부가 바뀔때마다 꾸준히 거론되어 왔다. 정치권은 이동걸 회장이 사견임을 전제로 상급기관과 전혀 상의도 없이 공직사회의 위계질서를 뛰어 넘을수 있는 돌출 발언을 한데 대한 진의에 궁금해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이동걸 회장이 가성비 이론을 거론하며 한국GM에 대한 거액의 혈세 지원 및 대우조선해양 헐값 매각 등으로 곤혹에 처하면서 친문 인사의 '잇점'을 살려 새로운 국면을 시도하려 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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