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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심판원 개혁 리포트]

①'세금구제' 원하는 납세자가 너무 많다

  • 보도 : 2019.09.16 08:07
  • 수정 : 2019.09.16 08:07

작년 심판청구 처리건 1만건↑ 심판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
높아진 업무강도 못 따라가는 인력…'임계치' 넘어선 심판원

심판원

국세청 등 과세관청은 원칙적으로 세법에 근거해 납세자에게 세금을 부과한다. 

하지만 세법이 현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안에 대한 과세·비과세 여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시각(해석)의 차이'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이는 납세자의 '조세불복'으로 이어진다. 

조세불복은 납세자가 행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법적 구제장치이자 행정관청의 '자기시정' 기회이기도 하다. 국세청(심사청구), 감사원(심사청구), 조세심판원(심판청구) 등 3가지 루트 중 하나를 납세자가 선택할 수 있는데 상당수 납세자들은 조세심판원 심판청구를 택하고 있다.  

"내게 부과된 세금 억울하다" 호소 늘고 있다

심판원

1만683건.

지난해 조세심판원이 처리한 조세불복 사건의 수다. 전년이월사건을 제외한 연간 접수사건(9083건)만 놓고 보면, 2012년 조세심판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10년 전(2008년, 5244건)과 비교하면 73%나 증가했다.   

심판청구 처리대상 건수(전년이월 포함)는 2015년 1만400건에서 2016년 8226건으로 줄어든 이후 2017년 8351건으로 매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결과(기각 또는 인용)를 떠나 '과세행정이 지나치다'는 납세자의 불만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조세불복은 대부분 국세 부과에서 비롯되고 있다.  

전체 심판청구 사건에서 국세 관련한 사건의 비중(작년 기준)은 6361건으로 가장 컸다. 특히 법인·개인사업자가 주로 수도권에 몰려있다보니, 서울지방국세청(2389건)과 중부지방국세청(2048건) 과세처분에 대한 불복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청구세액(국세)은 5조6965억원으로, 지난 20년 동안(1999년~2018년) 584%(1999년 8325억원) 증가율을 보였다.

지방세 불복도 적지 않다. 지난해 지방세 심판청구 처리 대상 건수는 4000건(3997건)에 달했다. 20여년 전(1999년, 456건)과 비교하면 무려 728%나 늘어난 수치.

조세불복이 많았던 광역 자치단체를 보면 경기(1509건), 서울(707건), 경남(244건), 인천(229건) 순이었다. 통관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주로 다툼이 발생하는 관세 사건은 325건이었다.  

내국세, 관세를 합한 심판청구 제기 건수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6조원(2018년, 6조6115억원)이 넘는다. 과세관청의 논리대로라면 납세자에게 돌려줘야 할 세금은 한 푼도 없어야 하나, 실제로는 적지 않은 세금을 도로 토해내고 있다.

심판원에 따르면, 심판청구 5건 가운데 1건 이상(인용률 20.1%, 재조사 포함)이 세금 부과가 잘못된 것으로 판명됐다. 심판원의 인용 결정에 과세관청은 불복 권한이 없다. 과세관청의 자의적 법집행이든 아니든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국민들로선 과세행정에 대한 불신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업무강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심판

조세불복은 해마다 늘어나는데, 사실상 한 곳으로 구제의 손길을 원하는 마음들이 몰리다보니 조세심판원의 업무강도는 말 그대로 살인적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다.

실제로 행정심판 단계에서 심판원 심판청구 비중은 90.4%였다. 국세청 심사청구는 7.6%, 감사원 심사청구는 2.0%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100명 남짓한 조세심판원 인력(현원 104명)으로는 납세자들이 제기한 심판청구를 신속·정확하게 처리하기엔 명확한 한계점이 존재한다. 

작년 심판청구 평균 처리기간은 173일로, 1년 전보다 16일 늘었다.

국세기본법이 정하고 있는 법정처리기한(90일 이내)을 지킨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힘든 형편이다. 90일을 넘겨 처리된 사건(91~180일)이 전체의 40.7%나 된다. 납세자들로서는 사건처리 기간이 늘어난 만큼 직간접적인 납세협력비용의 부담을 더 짊어질 수밖에 없는 셈.

양적 측면에서 심판청구 사건이 폭증한 것과 더불어 질적 측면(전문·복잡화된 고액사건)도 늘어나면서 업무강도는 시간이 흐를 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심판원은 납세자의 심리 참여 확대, 모든 사건을 6개월 이내 처리 등을 골자로 한 개혁방안을 내놓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할 수 있는 인력 증원 등 조직확대가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평가다. 

지난 2008년 정부조직 개편으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소속 국세심판원에서 국무총리 소속 조세심판원으로 확대개편된 이후 '납세권리구제 강화' 명분으로 심판부 증설 목소리는 컸지만, 정부 차원의 개편 논의는 사실상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정부가 조직 확대를 지양하는 추세이긴 하나, 세정서비스 강화를 위해 국세청 인력 증원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손대지 못할 과제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납세자 권리구제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조세전문가는 "부당한 과세에 대한 국민의 권리의식은 높아지고 있음에도, 세제운영의 3대 축에서 조세정책·징세행정에 비해 납세자 권리구제 발전은 상대적으로 지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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