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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무 칼럼]

세 번째 '현금영수증 과태료 합헌결정', 무엇을 놓쳤나?

  • 보도 : 2019.09.11 08:20
  • 수정 : 2019.09.11 08:20

조세범 처벌법 제15조 제1항은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 사업자가 건당 30만원(2014. 7. 1.부터는 10만원) 이상 현금거래 시 현금영수증을 발행하지 않으면 거래금액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과태료로 부과하게 되어 있었다. 2010. 1. 1. 신설된 조항이다.

2018. 12. 법 개정으로 조세범 처벌범 조항은 삭제되고 법인세법 등 개별세법에 20%의 가산세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지난 2015년 및 2017년 헌재는 위 과태료 조항에 대하여 6인 재판관의 다수의견으로 합헌결정을 하였다.

위헌 주장의 핵심은 위반 동기나 형태의 고려없이 거래 합산금액의 무려 50%를 과태료로 부과하는 것은 헌법상의 비례의 원칙, 과잉금지원칙, 재산권보장에 위배된다는 것이었다.

당시 합헌의견은 요컨대, 위 조항은 고액 현금거래가 많아 소득탈루의 가능성이 높은 변호사업, 회계사업 등 사업서비스업, 병의원 등 보건업, 숙박 및 음식점업 등으로 한정되어 있고, 대상금액이 30만원 이상 고액 현금거래이고,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 등의 탈세유인을 차단하려면 거래금액 50%의 정액 과태료가 탈세유인을 차단하고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과세표준을 양성화하려는 공익은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 사업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보다 훨씬 커 법적균형성도 충족된다는 것이 요지였다.

2019. 8. 위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에 대하여 다시 헌재는 6인의 다수의견으로 합헌결정을 유지하였다.

그 사이 헌법재판관의 구성이 대폭 바뀌어 변화의 기대도 있었지만 동일한 결론을 유지하였다.

첫 번째 합헌결정에 대하여 2015년 8월 20일자 본 칼럼(현금영수증 과태료 합헌결정, 합당하지 않다)에서 합헌결정은 헌재의 입법통제 기능을 소홀히 하고, 세무행정 및 거래에 있어서 납세자의 현실에 대한 인식이 편향되어 있는 결과이자 과태료 부과 방식과 범위에 대한 현행 법체계의 정합성과도 맞지 않고, 재량을 인정하지 않는 일률적 과징금 부과는 위헌이라고 판단한 선례와도 어긋난다는 이유로 합당하지 않다고 비판하였다.

이번 사건은 예식업체 A등이 낸 사건이었다. 합헌의견은 종전 합헌결정과 다르지 않다. 대상거래 금액의 10만원 하향이나 가산세 부과로 전환한 입법에 대하여도 개정취지와 이유 등을 고려해도 선례를 변경할만한 사정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선행사건 이후 법개정이 있었다 하여 선례를 변경하는 것은 사법기관으로서 난감한 일인 줄은 안다. 잘못을 시인하는 것이 된다는 우려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옳은 일일까?

헌재는 1차 합헌결정 시 고소득 전문직의 탈세유인 차단,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이라는 명분에 매달려 거래계의 현실, 과세당국의 제도 확대 계획을 외면하고, 질서위반 행위에 대한 재량 없는 행정벌의 위헌원칙을 무시하였다. 겉만 보고 속은 보지 못한 가벼운 결정이었다.

2차 합헌결정 시 1차 결정 이후 신설된 과태료 감면 규정이 합헌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여긴 것 같다. 현금영수증 과태료 제도는 그 대상이 일반 업종으로 대폭 확대되었고, 대상 금액도 10만원으로 낮아졌다.

고소득 전문직 대상은 그 시작에 불과하였고 1차 합헌결정 당시 대상 업종과 금액은 이미 달라져 있었다.

그런데 작년 다시 가산세 부과로 제도를 전환하였다. 도입 불과 9년 만에 현금영수증 과태료는 사라진 것이다.

왜 제도가 바뀌었을까? 당초부터 과잉입법에다 법체계에서 벗어나 그대로 존속하는 것이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헌재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위헌성이 문제되어도 나서지 않고 그 부작용을 견디게 한 후 법 개정에 따라 위헌성을 해결하게 기다리는 것이 옳은가 혹은 미리 헤아려 위헌결정으로 제도를 바로 잡는 것이 옳은가?

이 점은 어느 쪽이든 헌재가 취할 수 있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국민이 바라는 헌재는 어느 쪽일까?

헌재는 발족 이후 조세법 분야에서 최초의 위헌결정을 하였을 뿐더러 다수의 위헌결정으로 국회의 자의적 조세입법에 맞서 헌법상의 국민의 재산권보장과 평등의 이념 구현에 기여하여 왔다.

그렇지만 요즈음은 위헌적인 조세입법에 대하여 거의 침묵하고 있다. 입법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자의적인 입법이 자행된다.

현금영수증 위헌사건은 첫 단추를 잘 꿰지 못했다. 그 이유는 새로운 제도에 대한 심층 분석과 과세당국의 대상 확대 의도를 놓친 까닭이다. 헌재의 조세법 전문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나중에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을 알아챈 들 말머리를 쉽게 돌릴 수 없다. 교훈으로 삼아야 할 사건의 하나이다.

소순무 변호사(법학박사)

[약력] 서울대 법과대학, 경희대 법학 박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한변협 부협회장,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공익법인 온율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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