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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따라 역사 따라]

팽창예산과 국가부채의 함정

  • 보도 : 2019.09.10 10:00
  • 수정 : 2019.09.10 10:00

2020년도 정부예산이 513조5천억원으로 편성됐다. 이는 금년대비 무려 43조9천억원이 늘어나는 규모로 전망된다. 물론 국회의 심의 과정에서 일부 조정이 되겠지만 정부안에 의하면 금년 대비 증가된 예산의 약 절반은 복지지출로 사용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노인 일자리13만개와 청년 추가 고용장려금으로 새로 9만 명분을 더 주고 실업급여단가를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인상할 재원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국가의 예산은 늘 팽창하는 경향이 있지만 지난 2015년도에 375조 4천억원이던 예산이 2017년도 4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새 정부가 들어선지 불과 2년 반 만에 예산이 113조 가량 증가해 500조를 돌파하게 됐다.

예산이 이렇게 늘어나면서 국가 부채는 2015년도 GDP 대비 35.7%이던 것이 2020년에는 39.8%에 이르고 2023년에는 46.4%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가 국가부채를 늘려서 예산을 늘리려는 첫째 이유는 정부가 세금을 거둬 예산을 늘리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세금을 늘리려면 국회의 의결로 세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이 경우 국민들의 조세저항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둘째 이유는 정부가 국가부채를 늘리게 되면 대부분의 무관심한 국민들이 제공받는 선심성 복지정책에 많이 현혹되기 때문에 예산을 쉽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정부가 제공하는 복지의 상당한 부분이 국가부채로 제공되므로 자기 세대에는 그 부담을 피부로 느끼지 못해 무덤덤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국가부채 증가를 통한 팽창예산은 차후 년도 혹은 자녀세대에게 그 부담을 이연 시키는 미봉책임을 국민들은 알아야 한다.

정부가 국가부채를 늘려서 팽창예산을 편성하는 세 번째 이유는 국가부채의 부담자가 명확하지 않으므로 유권자들의 반발이 적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자기가 표적이 되어 세금부담이 되면 격렬하게 저항을 하나 최종부담액이 확인되지 않는 국가부채의 경우 직접적으로 그 부담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방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국가부채 증가를 통한 팽창예산은 보통 복지정책에 맛들인 국민들이 그 혜택을 향후에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다. 국민들이 방관했던 국가 부채 함정에 본인 스스로 또는 후세대가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남미의 베네수엘라나 아르헨티나 그리스의 사례에서 우리는 그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가와 국민들은 국가부채 증가를 통한 팽창예산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부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국가부채는 대부분 적자예산을 편성하면서 발생하게 된다.

국가 전체 부채는 국가의 부채, 정부예산의 범주에서 제외된 공기업의 부채, 국민연금, 건강보험공단 등 사회보험 관련기관의 부채, 기업이나 개인이 갖는 대외 부채도 고려해 폭넓게 정의해 그 부채를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

영국은 잉글랜드은행에서 이를 표로 작성한 뒤 매년 보고하고 국가부채를 관리할 별도의 조직으로 국가부채위원회라는 기관을 만들어 국가부채를 철저히 관리통제하고 있다. 미국은 의회에서 이를 감독하는 시스템이 설치되어 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가부채를 관리 통제할 수 있도록 국가부채의 범위를 명확하게 정하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 팽창예산으로 인한 함정에 국민들이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국가부채 증가를 통한 얄팍한 편법보다는 세금정책을 합리화해 생산성을 높이고 산업을 활력 있게 성장시키는 세제를 구축하는 정공법을 택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정부의 선심성 복지에 현혹되기에 앞서 이들 복지정책 뒤에는 국가부채증가가 숨어있고 이것은 자신의 자녀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숨은 음모가 있음을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가뜩이나 취업난으로 절망적인 청년들과 어렵게 취업문을 통과한 자신의 자녀들을 국가부채라는 함정에 빠뜨릴 수 있다. 선심성 복지정책으로 선동하는 포퓰리즘에 빠진 정치인들을 유권자의 표로서 무섭게 심판하는 절제할 줄 아는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덕회계법인
문점식 부대표

[약력] 현)인덕회계법인 부대표, 공인회계사
전)아시아태평양회계사회 이사, 전)한국조세연구포럼 학회장, 전)한국세무학회 부회장
[저서]“역사 속 세금이야기”
[이메일] jsmoon@barunac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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