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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通']

"잘못하면 살인난다"던 민원인 고발한 국세청, 왜?

  • 보도 : 2019.09.06 15:26
  • 수정 : 2019.09.06 15:26

직원들 못 살게 군 '전국구 악성민원인' 알고 보니 선배 국세공무원
부산지법, 악성민원인 강모씨 징역 8월·집유 2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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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동 국세청사.

수 년 동안 국세공무원들을 괴롭혀 온 희대의 '악성민원인'이 법원으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근거 없는 탈세제보를 해 놓고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다는 등 황당한 이유로 지역을 가리지 않고 국세공무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위협을 가하려 하는 등 기상천외한 행동을 해 왔으며 결국 참다못한 일부 국세공무원들이 소송을 제기했다.
 
놀라운 사실은 이 악성민원인이 전직 국세공무원이었다는 점이다.

부산지방법원은 지난달 29일 악성민원을 제기하며 국세공무원들을 협박하고 괴롭힌 A씨에 대해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는 한편 일정기간 동안 '보호관찰'을 받도록 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976년 국세공무원 임용된 A씨가 비리 행위 적발로 지난 1990년 국세청에서 해임된 이후부터 시작됐다. 

해임 이후 생활고에 시달린 그는 국세청에 탈세사실을 제보하고 포상금을 받아서 생활하는 일명 '세파라치' 활동을 해왔는데 거주지였던 부산지역을 관할하는 부산지방국세청에 집중적인 탈세제보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지난 2016년 2월~2018년 1월 단 2년 동안 부산지방국세청과 산하 세무서에 무려 264건의 탈세제보를 제출했다.

하지만 국세공무원들이 탈세제보를 검토한 결과 일부만 과세자료로 활용되고 대부분은 포상금이 지급되지 않는 누적관리자료로 분류됐다.

이에 강한 불만을 품은 그는 부산지방국세청 담당 직원들에게 수 차례 전화를 걸어 "이 민원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살인이 일어난다"며 폭언과 욕설을 퍼부었다.

특히 그는 이미 국세공무원을 협박한 혐의로 '옥살이'를 한 전력도 있었다.

지난 2009년 국세공무원을 사칭, 고발당해 2011년 징역 10월을 선고받아 복역했으며 출소 이후 이를 고발한 국세공무원을 고소하기도 했다. 아무런 조치가 없자 "나는 공무원 사칭을 한 적도 없는데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으니 위로금을 지급하라"며 후배인 국세공무원을 협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세공무원을 무고하고 사칭한 죄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사실이 있지만 이를 반성하지 않은 채 신빙성이 부족한 탈세제보를 하고 원하는 조치가 없자 폭언을 했다"며 "엄한 처벌이 필요하지만 피고인이 고령이고(1942년 출생) 더 이상 탈세제보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 협박만 했을 뿐, 실제 위해를 가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판결했다.

국세청 내부에서는 국가기관이 민간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임에도, 피해직원들의 심적고통이 얼마나 심각했으면 소송까지 제기했겠냐는 반응이다.

A씨가 워낙 많은 국세공무원들을 괴롭혔는지, 그에 대한 법원 판결 소식이 전해지자 국세청 내부인트라넷에 법원 판결을 환영하는 내용의 글들이 상당수 게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법원의 집행유예 선고에도 불구, A씨는 항소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세청 직원들은 '해도 너무한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국세공무원은 "기관이 민간인을 상대로 고발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A씨는 정도가 너무 심했다. 오죽했으면 소송까지 제기했겠는가. 자신이 제보한 것을 제대로 처리하라며 욕설을 많이 해왔다"며 "그의 전화에 시달린 직원들이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며 힘들어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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