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조 회장 179억원대 배임 혐의 무죄 판단·미술품 고가 매도 유죄
GE 무죄·아트펀드 유죄
◆…200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조 회장이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0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지 1년7개월여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강성수 부장판사)는 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 등 5명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조 회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증거 인멸이나 도망의 염려가 없어 구속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조 회장이 사익을 위해 회삿돈을 임의로 소비했고 미술품을 실제가치보다 고가로 처분해 이익을 취득했다"며 "범행 피해가 다른 주주들에게 돌아가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혐의액이 가장 큰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에 자사주 매입을 하도록 해 179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특경법상 배임)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효성 아트펀드를 이용한 혐의와 관련해선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미술품의 실제 가격을 단정할 수 없다"며 12억원의 액수를 인정하지 않고 특경법이 아닌 형법상 배임죄를 적용했다.
조 회장은 동생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고발해 시작된 검찰 수사로 불구속 기소됐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7월부터 조 회장 등 효성 임원에 대한 횡령·배임 의혹을 폭로하며 고소·고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2013년 주식 매수 대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자신이 대주주인 GE에 자사주 매입을 하도록 해 179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았다.
그는 2008~2009년 본인 소유의 미술품을 효성 아트펀드에 고가로 팔아 12억원의 차익을 얻은 혐의도 있다.
이 밖에 2007~2012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영화배우 등을 허위 채용해 3억7천여만원의 급여를 허위 지급하고, 2002~2011년 효성인포메이션에서 측근 한모씨에게 12억4천여만원의 급여를 허위로 지급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지난 6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조 회장 개인의 이익만을 중심으로 회사가 움직이는 과정에서 관련 회사들에 실질적인 피해를 준 사건이다"며 조 회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조 회장은 최후 진술에서 "조부께서 '형제 간 우애가 있어야 하고, 가족 간 송사가 있어선 절대 안 된다'고 가르치셨다"며 "하지만 제가 가족을 잘 돌보지 못해 이렇게 법정에 섰다"고 진술했다.
이날 선고가 끝난 뒤 효성 측은 "재판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판결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유감"이라며 "항소심에서 진실이 가려지도록 적극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