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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상반기 실적분석]

정유업계, 손익분기점 밑도는 정유사업에 쓴웃음

  • 보도 : 2019.09.02 08:00
  • 수정 : 2019.09.02 08:00

빅4 영업이익 1조 7266억…전년대비 53%↓
비정유 사업의 호조로 그나마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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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19년 분기별 정유 빅4 합산 영업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정유업계가 널뛰기 실적 기조 탈피를 위해 수년째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나 올 상반기도 외생변수의 영향에 크게 흔들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정유 부문이 국제유가 급락으로 맥을 못추며 적자로 이어지자 대규모 투자를 통한 체질개선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도 유가 변동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유 빅4는 상반기 정제마진의 부진이라는 암초에 걸려 영업이익이 일제히 40%이상 후퇴했다. 작년에는 4사가 3분기까지 호실적 기조를 유지하며 첫 합산 영업익 8조원을 기대했으나 4분기 유가 급락으로 업계가 모두 적자를 기록하는 부침을 겪었다. 이후 1분기 유가가 차츰 회복돼 흑자로 돌아섰으나 손익분기점(BEP)을 밑돈 정제마진에 쓴웃음을 지었다.

SK이노베이션·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빅4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4사는 합산 매출액 63조 7171억원, 영업이익 1조 7266억원, 당기순이익 63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는 전년도 동기 64조 845억원과 비슷했으나 이익이 반토막 수준에도 못 미쳤다. 작년 상반기 4사 합산 영업이익은 3조 6819억원, 순이익은 2조 1568억원으로 올해 각각 53.1%, 70.7%씩 줄었다.

이에 2~3년 전 호황기는 커녕 지난해 수준의 연간 실적 달성도 요원해 보이는 상황이다. 작년은 4분기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가량 떨어지는 악재에 합산 1조 572억원의 적자를 봐 연간 4조 7523억원 영업이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정유 4사는 2016년 합산 영업이익 7조 8588억원, 2017년 7조 7470억원으로 호황기를 누린 바 있다.

정유업계 실적을 끌어내린 것에는 정제마진 하락이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가에서 원유비, 운반비 등을 뺀 값으로 국내 정유사에 있어 배럴당 4달러 수준이 손익분기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업계에 의하면 올 상반기 내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밑돌아 제품을 만들어 팔수록 손해라는 말이 업계에 나돌았다. 지난해 상반기 정제마진이 6~7달러대를 기록했지만 올해에는 40~60% 수준이었다.

여기에 국제유가도 1분기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다 재차 하락세로 돌아서 재고평가손익에 불리한 영향을 끼쳤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배럴당 50달러 초반대였던 유가는 1월부터 반등을 시작해 4월 70달러 초반대로 연고점을 찍은 뒤 다시 60달러 초반대로 떨어졌다. 전년 동기 65~75달러대로 지속 상승곡선을 그렸던 것과 대비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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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19년 분기별 정유 빅4 합산 영업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K·GS·S-OIL·현대, 이익 40% 이상 감소…화학이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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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19년 상반기 정유 영업실적 증감률.

각 사별로는 연결기준으로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40~70%대 영업이익 감소율이 나타났다. 이 중 GS칼텍스가 영업이익 46.5% 감소로 그나마 가장 적은 축에 속했고 SK이노베이션 47.0% 감소, 현대오일뱅크 57.2% 감소, 2분기 905억원 적자를 기록한 S-OIL 72.6% 감소 순으로 이어졌다.

다만 이 같은 기조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미래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정유업계가 추진 중인 비정유 강화, 고도화설비 확충 등의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올 상반기에도 비정유 부문 중 석유화학 분야에서 주력 사업의 부진을 어느정도 상충시키는 효과를 냈다.

GS칼텍스는 상반기 영업이익 중 정유사업이 지난해보다 66.0% 줄어든 2072억원으로 비중도 과반을 못 넘긴 44.8% 그쳤다. 전년도에는 70.4% 비중의 영업이익으로 전사 실적을 이끌었던 부문이다. 반면 석유화학이 64.0% 늘어난 2080억원의 이익을 거둬 비중도 30.3%p 뛴 44.9%를 기록해 만회했다. 작년 동기 폴리프로필렌 공정의 가동률이 94%였으나 올 상반기 73%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도 준수한 결과를 낸 셈이다.

SK이노베이션도 석유사업이 영업이익 2730억원으로 전년 대비 68.2% 줄어드는 부침을 겪은 가운데 화학사업이 지난해보다 3.4% 가량 감소했지만 5049억원의 이익을 거두는 비교적 견조한 실적으로 버텨냈다. 윤활유도 절반 가량 이익이 줄고 배터리 부문의 적자규모도 430억원 정도 더 커진 상황인 만큼 60.9% 이익 비중을 차지한 화학사업의 실적이 더욱 돋보인다.

S-OIL 역시 비정유에서 정유 부문의 손실을 메꿨다. 상반기 정유 부문에서 453억원 영업적자가 났으나 석유화학이 작년보다 59.3% 증가한 1555억원의 이익을 거둬들였다. 유화의 이익 비중은 86.5%에 달한다. S-OIL이 종합에너지 화학기업 도약을 위해 5조원을 들여 복합화학시설 설비를 갖추고 향후 5년간 7조원을 더 투자하는 2단계 사업까지 추진하는 이유가 증명된 셈이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경쟁사 대비 정유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지만 강점을 가진 고도화율로 버티는 가운데 합작 법인으로 이뤄진 비정유 자회사들이 힘을 보태는 형국을 보였다. 정유 사업(별도기준)이 상반기 영업익 1825억원으로 64.5%의 감소율을 보였으나 연결 이익은 57.2% 줄어드는 것으로 막았다.

비정유를 영위하는 60% 지분의 현대케미칼이 상반기 영업이익이 310억원으로 절반 가량 줄었지만 지난해 4분기 501억원 적자 이후 1분기 63억원, 2분기 247억원으로 개선세를 보이고 있고 현대오씨아이(현대오일뱅크 지분 51%)가 228.6% 늘어난 161억원의 영업익을 올렸다. 두 자회사의 단순 연결 영업익 비중은 18.5%로 전년 동기보다 7%p 확대됐다.

정유업계는 국제 원유가의 시황이 변하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세계 경기둔화세가 정제마진 악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진단이 곳곳에서 나오는 가운데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연료의 황 함량이 낮은 연료를 사용토록 하는 규제를 내년 시행할 예정이라 반대로 정제마진 반등을 이끌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다만 지난달 배럴당 7달러 수준까지 급등했던 정제마진이 이달 들어 조금씩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고 국제유가도 배럴당 50달러 후반대까지 하락했다. 역내 신규설비 가동도 업계 안팎에서 우려하는 부분인 만큼 정유사들의 불황돌파 전략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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