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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産銀의 대우조선 매각 백지화 요구 거세져

  • 보도 : 2019.08.26 09:07
  • 수정 : 2019.08.26 09:07

산업은행, 대우건설 매각시 경영권 프리미엄 28% 챙겨
시민단체 "대우조선 계약 내용을 공개하고 책임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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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KDB산업은행,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대우건설, 금융감독원 제공

KDB산업은행의 업무를 감독하는 금융위원회의 수장이 은성수 후보자로 내정되면서 시민사회 단체들이 산은의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중단하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금융위원장은 산업은행장 임명 제청권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산업은행의 예산 등을 관할하고 있어 은성수 후보자가 새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하게 되면 산업은행의 정책 결정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면서 대우건설을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에 넘길 때와는 달리 경영권 프리미엄을 전혀 챙기지 않아 형평성에서 어긋났고 현대중공업에 대한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은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보유하게 된 기업을 넘겨받아 기업가치를 높이고 시장에서 M&A(인수합병)를 하기 위해 설립된 산업은행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6월 14일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093만1209주)를 산업은행이 운영하는 사모펀드(PEF) KDB밸류제6호로부터 1조3606억원에 사들였다.

KDB인베스트먼트가 산업은행에 지불한 주당 매입가격은 6450원으로 전일 종가 5050원보다 27.7% 높은 가격이다. 산업은행은 KDB인베스트먼트에 대우건설을 넘기면서 시장가격보다 경영권 프리미엄 약 28%를 챙긴 셈이다.

반면 산업은행은 지난 1월 31일 7조~12조원 상당 투입해 회생시킨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55.72%(5973만8211주)를 현대중공업에 현물출자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55.72%를 현대중공업그룹에 송두리째 넘기면서 받게 되는 것은 한국조선해양의 보통주 지분 약 7.9%와 전환상환우선주 911만8231주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매각과는 달리 대우조선해양을 팔면서 현금 한푼 받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현대중공업의 경영권에 대해 제대로 목소리를 낼만한 지분을 확보하지도 못해 대우건설과 비교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산업은행이 매각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실적이 매출액 2조1504억원, 영업이익 1948억원, 당기순이익 145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부터 6개 분기째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4조2226억원, 영업이익 3945억원, 당기순이익 3405억원을 나타냈다.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이익률은 9.3%로 상장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5.57%를 훨씬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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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매각반대 노동계와 지역사회가 지난 5월 7일 감사원 앞에서 산업은행과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민감사청구 접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시민단체 “대우조선-현대중공업 불편부당한 통합은 반드시 취소돼야”

시민사회 단체들은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헐값 매각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민사회 단체들은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은성수 후보자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의 업무를 지휘 감독하는 총괄 기관이다.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결성된 재벌 특혜 대우조선매각저지 전국대책위는 지난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백지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면 국내 조선 사업 경쟁력이 저하한다고 지적하고 금융위가 밀실 매각 과정에서 벌어진 특혜 상황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계약 내용을 공개하고 잘못된 매각을 추진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영근 대책위 공동대표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합병은 재벌개혁이 아니라 재벌을 강화하는 불공정거래”라며 “경제가 거대기업에 집중되면 그 기업이 몰락할 때 국가도 몰락하고 노동자의 삶도 파탄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허 공동대표는 “우리나라처럼 규모가 작은 나라가 재벌, 대기업 몇 곳을 앞세워 경제를 이끌어가는 것이 굉장히 위험하다”며 “불편부당한 통합은 반드시 취소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선업계 노동자들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으로 조선업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며 조선업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오는 28일 총파업에 나설 태세다.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지난 19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업 생태계 파괴 우려가 제기됐지만 정부는 무리한 기업 결합을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가 현재 시도하고 있는 조선업 재편은 조선업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죽이는 산업 재편”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것은 중형조선 회생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와 조선업종 노조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금융기관 수장으로 첫발을 내딛는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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