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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화의 무역이야기]

동북아시아 문명지도의 변화가 무역전쟁의 원인

  • 보도 : 2019.08.14 08:00
  • 수정 : 2019.08.14 08:00

동북아시아가 다른 지역에 비하여 무역전쟁이 격렬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변화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동북아의 한국, 일본 그리고 중국은 세계 경제의 핵심이기도 하면서 시장 경제의 20%, 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지역으로, EU, 미국에 이어 세계 3번째 경제규모를 가진 지역이다. 그렇지만 이 지역은 오랜 역사기간동안 갈등을 지속해왔다. 그렇지만 전쟁을 했던 기간보다는 평화로웠던 기간이 훨씬 길었는데, 그 근간에는 무역이 있었다.

한중일 간 경제무역 협력은 3국간 복잡한 갈등 속에서 서로의 관계를 유지시켜주는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평화의 기초였던 무역이 오히려 갈등의 수단으로 더 활용되고 있다. 무역갈등의 주된 원인중의 하나가 동북아 지역 경제의 발전과 아울러 자유 자본주의 문화의 유입, 그리고 한반도 '한글문명'의 성장으로 볼 수 있다.

그림

한글 문명의 부상
'문명의 충돌'을 쓴 새뮤얼 헌팅턴은 1920년대 이전의 세계를 '서구 통치지역'과 그 이외의 지역으로, 1960년대를 '냉전시대'로 나누며 '자유세계', '공산권 세계' 그리고 '비동맹 세계'로 나누었다. 1990년대 냉전으로 공산 사회주의가 무너지면서 다극화된 문명의 세계로 나누며, '서구',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이슬람', '중화', '힌두', '정교', '불교', '일본'으로 9개의 문명권으로 나누었다. 그러면서 한반도를 중화문명권으로 분류했다. 냉전시대 이후 한반도, 특히 남한을 중화문명으로 분류한 것은 전혀 적절치 못한 것이었다.

이러한 분류는 그가 대립과 갈등의 싹으로 주목하고 있는 종교적 가치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헌팅턴은 유교 문명권의 중국, 힌두 문명권의 인도, 동방 정교 문명권의 러시아처럼, 각 문명권에는 핵심 국가가 있으며, 그러한 핵심 국가가 패권주의를 지향함으로써 문명 간의 갈등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 예측한다.

헌팅턴의 분류에 의하면 중국과 일본은 이미 자기 문명의 핵심국가이다. 문제는 한반도이다. 한반도는 애초부터 중국문화권으로 분류하기에는 종교, 언어, 문자가 다르다. 종교적으로 보면 무종교인 중국이나 신토와 불교의 국가인 일본과는 달리 한국은 불교와 기독교 국가로, 북한은 공산주의 무종교국가로 또는 유일사상 국가로 분류할 수 있다. 그리고 한중일 3국을 유교의 영향이 강한 나라라고 하지만 현재 유교의 창시자인 공자는 오히려 한국에서 가장 추앙을 받았고, 중국과 일본에서는 큰 대접을 받지 못했다. 중국에서는 오히려 공산주의가 들어서면서 애써 무시했다는 편이 좋을 듯하다.

중국을 중화문명이라고 하지만 중화문명이라는 단어 자체가 한족 중심 역사관과 배치되는 현재 영토 중심, 현재 영토에 사는 모든 민족 관점의 역사, 문명관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화문명의 핵심에는 중국에는 핵심적인 문명이 없다는 것을 말한다. 중국 중원을 중심의 핵심 세력이었던 '한족문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주변 국가들이 수긍하는 불교 또는 유교문화도 아니다. 베트남, 티벳, 몽고, 홍콩 등에서 모두 인정되는 어떤 사상이나 개념도 아니다. 중국이라는 지역이 옛날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의미일 뿐이다.

하지만 이제 중화라는 단어 자체도 지구가 둥글어지면서 중심이 중화지역인지도 의심스러워졌을 뿐만 아니라, 세계에 대한 영향력은 변방의 한 국가로 떨어진지 오래이다. 그냥 지역을 중심으로 한 공산사회주의의 지배와 자존심을 부추키는 이념을 현대에 맞게 수정한 단어일 뿐이다. 일본문명 또한 경제적 쇠퇴와 후쿠시마 원전 사건으로 인한 영토 상당 부분의 상실을 겪고, 발전하고 힘찬 문명으로서의 특징을 상실하고 있다.

동북아에서 중화문명과 일본문명이 제자리 또는 뒷걸음치는 반면 한반도의 발전은 눈이 부시다. 나는 이를 한글문명이라고 부르려고 한다. 세종대왕께서 창제한 한글은 디지털시대에 가장 적합한 문자체계로 정평이 나있다. 우리가 스마트폰 최강국이 된 것은 한글이 아니면 못 이룰 일이었다. 또한 경제의 발전 속도와 성과는 이미 세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적임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반도체, 기계, 조선 등 최첨단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남한은 세계 경제규모 9위, 무역규모 7위에 올라선 명실공히 선진 경제 강국이다. 특히 한글문명이라고 부르고 싶은 이유는 한반도에서 일어난 문화의 세계적인 발흥이다. 한류라고 불리우는 드라마, 춤, 음악, 패션 등등 문화 분야에서 우리의 한글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작품들이 세계 문화계에서 주류로 인정받기 시작하였다. 이는 '혼종문화'는 단순하게 이런 저런 문화들이 잡탕처럼 섞여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전의 문화 혼합은 서구중심의 문화와 다른 지역 간의 문화가 섞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서구중심이었다.

그러나 혼종문화는 근대 사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서열화와 각종 차별을 넘어서서 공존을 지향하고 차이를 존중하는 문화이다. 그렇기 때문에 글로벌화한 현대에 세계 어느 곳에서도 거부감 없이 열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런 문화의 발흥지가 바로 한반도, 남한이다. 이처럼 한국은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의 중심지로서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변부의 중화문명과 일본문명은 한글문명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한글문명은 이미 쇠퇴하는 동북아 주변문명을 딛고 일어서려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군사전쟁이 어려우니, 무역전쟁이 대신하게 되었다. 한중무역은 사드경제보복의 지속과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영향을 받고 있고, 한일 무역은 양국간 해묵은 과거사 논쟁으로 상호 비방과 수출입 제한을 벌이고 있다. 남북교역은 핵위협과 대북무역의 남한경제에 대한 도움이 되는 지 여부에 대한 논쟁이 있으며, 일중무역은 센카쿠열도 분쟁이후 다소 회복되는 듯 하지만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다. 이처럼 동북 4개국의 무역전쟁이 불이 붙기 시작하였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홍재화 필맥스 대표

[약력] 중앙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전 KOTRA 파나마무역관, 홍보부 근무
[저서] 무역&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수출 더 이상 어렵지 않아요, 어제를 바꿀 순 없어도 내일은 바꿀 순 있다, 해외무역 첫 걸음 당신도 수출 쉽게 할 수 있다 등 다수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drimt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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