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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화의 무역이야기]

동아시아는 왜 무역전쟁터가 되었나

  • 보도 : 2019.08.07 09:29
  • 수정 : 2019.08.0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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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가 무역전쟁으로 뜨겁다. 동북아하면 보통 한반도에 있는 남북한, 일본, 중국 그리고 러시아를 말한다. 그러면서 세계의 정치경제에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미국 또한 동북아의 일원으로 꼽힌다. 대만은 동아시아에는 포함되지만 동북아시아에는 잘 포함시키지 않는다. 지금 이들 나라가 포함된 동아시아의 국가들이 서로 물고 물리는 무역전쟁이 한창이다.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이렇게 무역전쟁을 벌이는 지역은 없다. EU가 브렉시트라고 해서 영국이 EU에서 어떻게 탈퇴할 것인가 하는 논란이 한창 벌어지고 있지만, 대체로 서로 물건을 사고 파는 것에 대한 문제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일은 없다. EU의 브렉시트가 무역동맹에 참가하는가 마는 가의 논쟁인 반면에, 동아시아의 무역전쟁은 말 그대로 자국산업 보호, 영토문제, 무역정책, 거기에다 과거 역사 갈등까지 겹쳐서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이러한 갈등의 중심에는 중국과 북한이 있다. 그중에서도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정책과 제국주의적 팽창정책은 주변국과의 갈등을 일으키는 원동력이다. 더불어 일본의 통상 정책 또한 자국 수출 우선, 수입제한의 폐쇄적 중상주의적 정책을 펴고 있고, 북한은 자급자족적 경제를 지향하면서 필요한 돈만 받으려는 무역정책을 취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충분히 발전하였고 경제 규모도 이웃 국가들과 견주어 동등한 위치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학적 피해자의 입장에서 스스로를 낮추는 이념지향적 무역정책이 문제이다.

게다가 동북아 3국은 세계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은 지역으로 역사와 경제에 대한 국민의식이 높고, 인근 국가에 대한 경쟁의식 또한 매우 치열하다. 이러한 점들이 동아시아에서의 무역전쟁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무역전쟁터로 만들었다.

1.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정책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정책은 무역 상대국의 불만을 갖게 한다. 미중 무역전쟁도 중국의 이러한 행위에 대하여 조지 부시 대통령 때부터 쌓여왔고 경고해왔던 미국의 인내력의 폭발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를 판단하는 가장 분명한 근거는 WTO(세계무역기구)의 규범 준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WTO의 가입국가로서 다른 나라로의 진입 혜택은 받으면서 자국 시장은 철저하게 닫아놓았다. WTO의 원칙인 참가국간의 호혜균등의 원칙을  중국은 지키지 않고 있다. 2001년 중국이 다른 나라들의 우호적 지지와 기대아래 WTO 가입을 승인했지만 그런 기대와 호의를 여지없이 무시한 것이다. 그리고 15년씩이나 주었던 가입 유예기간동안 중국의 시장개방과 자유무역을 위한 개혁을 하지 않았다.

중국은 2016년 12월 미국과 EU가 중국산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 WTO에 소송을 제기했다. 제소의 근거로 2001년 체결된 WTO 가입의정서를 들었다. 의정서 제15조엔 '가입 15년 후 비시장경제 분류에 따른 반덤핑 조사가 종료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중국은 이 규정에 따라 중국의 비시장경제 지위가 자동으로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돌연 중국은 갑자기 소송의 심의 중단을 요청한다. 물론 이 심의 중단에 따라 중국은 미국과 EU가 부과한 반덤핑관세를 계속 지불해야만 한다.

이러한 막대한 손해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심의중단을 요청한 이유는 WTO의 심의위원들이 중국이 WTO의 가입 의정서를 지키려는 노력을 했거나 앞으로도 지키려고 노력할 의지가 있다고 보지 않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근본 원인은 양국의 패권전쟁이라기 보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로 인한 미국의 불만 폭발이다.

2. 일본의 폐쇄적 중상주의 정책
일본은 명목상 세계에서 가장 관세가 낮은 나라중의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수출하기 어려운 나라로 꼽히고 있다. 일본의 폐쇄적인 기업구조, 기업간 거래구조 및 유통 구조에 기인한다. 형식상으로 보면 일본이 시장을 개방한 것은 이미 150여년이 넘는다.  1853년에 미국의 해군 동인도 전대(East India Squadron)가 아시아 원정 중에 이즈국 시모다항에 4척의 군함들을 몰고 와서 개항을 요구하며 무력 시위를 벌인다. 그리고 1854년 3월 31일 미일화친조약에 이어 1858년 미일수호통상조약을 맺으며 시장을 개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의 대외적으로 개방된 국가라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고립된 무역정책으로 인한 자국 시장의 붕괴를 일컫는 '갈라파고스 신드롬'이 일본의 핸드폰 시장과 더불어 제조업 제품 유통 구조를 말할 때 쓰이는 말이다. 경제적으로도 일본은 외국에 대하여 자신들을 개방한 적이 없는 나라이다. 명치유신도 그들이 적극적으로 개방한 것이 아니라 서구 열강의 강압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한 것이고, 정작 자신들의 속한 아시아에는 개방하지 않았다. 

그러한 속성은 1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자기네 시장은 닫아놓고, 열려있는 남의 시장에 이익을 챙기기에 열중하였다. 그들이 유일하게 문을 연 나라는 미국뿐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뻔히 잘 팔리는 한국의 자동차, 한국의 가전 전자제품이나 스마트 폰이 유독 일본에서 팔리지 않는 것은 그러한 폐쇄성 때문이다. 그런 성향은 한국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대하여도 마찬가지이다. 

3. 북한의 공산주의적 자급자족 무역정책
2011년 김정은이 집권한 이래 북한은 경제를 개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북한 내에서 시장경제를 어느 정도는 용인하고 있고, 늘려가고 있다. 김정은의 핵·경제 병진 노선은 국방비를 추가적으로 늘리지 않고도 전쟁억제력과 방위력의 효과를 결정적으로 높임으로써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북한은 아직 시장경제에 진입할 의사는 없다.

북한은 대외경제정책에는 국가독점의 원칙, 자급자족경제의 원칙에 입각하여 자립경제 완성을 위한 보조적인 수단으로 간주하여 왔다. 국가독점의 원칙이란 사회주의적 소유에 기초하여 모든 대외경제활동을 국가의 직접적 혹은 통일적인 통제와 사전적 계획 하에 집행한다는 것이며, 자급자족의 원칙은 대외경제 기능을 계획경제의 추진을 위하여 부족한 물자 조달을 위한 역할로 국한시킨다는 의미이다.

북한 핵은 대외 협상력을 높이기는 했을지 몰라도, 그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은 더 깊어져 가고 있다. 특히 핵을 활용한 대남 경제·군사 압박을 높여가고 있다. 그러나 주변국가들의 대북한 경제 지원 합의는 요원해 보인다. 김정은위원장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했지만 진정성에 대한 믿음을 주변국에서 갖지 못하고 있다. 거꾸로 김위원장은 핵을 포기할 시 주변국에서의 약속 이행, 체제 보장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핵과 무역 개방의 교환 가능성만 탐색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4. 한국의 가학적이고 이념지향적 무역정책
세계은행(WB)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의 명목 GDP는 1조6천194억달러로 전 세계 205개국 중 12위를 차지했다. 2019년 3월 무역협회 통계를 보면 한국은 세계7번째 무역 국가이다. 경제 대국의 면모를 충분히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은 여전히 위상에 걸맞는 평가를 스스로 못내리고 있다. 주변 4개국이 크기는 하지만 한국도 그에 대등할 정도의 위치는 차지했다. 특히 기술분야, 첨단 산업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게다가 한류로 일컫는 문화산업 분야는 이제 세계를 선도하는 몇 개국에 꼽을 정도이다.

한국 무역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일관성이 없다. 어느 정권이 잡는가에 따라 시계추처럼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그 기준도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이 아닌 정치적 이념인 게 문제이다. 게다가 북한과의 교역은 상호 물건과 화폐의 교환이 아닌 일방적인 지원이다. 구체적인 물자 지원이 넘어가는 대신 추상적이고 변덕스러운 평화에 대한 기대일 뿐이다.

일본 중국과의 무역도 지나치게 이념적인 것도 마찬가지이다. 일본이 2011년 이래 지속적인 무역 적자를 보고 있는 반면, 한국은 무역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에는 일본에 대한 피해의식과 중국과 경제 동조화를 당연시하고 있다. 중국 경제에 종속되어 있고, 중국이 망하면 한국도 망할 것이라는 두려움이다. 무역정책이 한국처럼 정권의 성격에 따라 이렇게 극에서 극으로 바뀌는 나라는 없다.

5. 동아시아 국가들의 공급체인
동아시아 3국의 경제 관계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경제적으로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발전해왔다. 중국은 한국에 적자를, 한국은 일본에 적자를, 일본은 중국에 적자를 보면 그런대로 상호 대차대조표를 맞추어 가며, 역외국인 미국에 대해서는 모두 꽤나 이익을 남기는 구조이다. 협력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이다. 그런데 이제 동북아시아에서의 경제협력 구조가 깨지고 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알아보기로 하자.    홍재화 필맥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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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화 필맥스 대표

[약력] 중앙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전 KOTRA 파나마무역관, 홍보부 근무
[저서] 무역&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수출 더 이상 어렵지 않아요, 어제를 바꿀 순 없어도 내일은 바꿀 순 있다, 해외무역 첫 걸음 당신도 수출 쉽게 할 수 있다 등 다수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drimt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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