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조세 > 내국세

[세제개편안 분석]

국세청장 권한 줄여 국세심사위 신뢰성 높인다

  • 보도 : 2019.08.06 10:09
  • 수정 : 2019.08.16 07:54

국세청의 과세 적법여부를 따지는 '국세심사위원회(이하 국세심사위)'의 결정을 둘러싼 투명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기획재정부가 국세청 내 사후구제 절차인 심사청구 관련 국세심사위 결정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한다. 

현재 국세심사위가 자문기구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 형태로는 납세자 권리구제의 공정성·투명성이 담보되긴 어렵다는 판단이 배경에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방향성이야 어찌됐든 국세청의 권한을 축소하거나 규제하는 기획재정부의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세무조사 녹음권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재부와 국세청은 굉장한 '불협화음'을 내며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투명하다" 온갖 홍보 다 했지만... 근본적 '불신'은 못 떨쳤다

기재부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올해 세법개정안에는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절차를 손질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국세심사위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세청장이 결정하는데, 앞으론 위원회 의결을 국세청장이 따라야 한다. 기재부의 심사행정 불신으로, 양 기관 간 갈등이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세무조사 녹음권 도입을 추진했을 때도 양 기관은 대립각을 세웠다.

기재부가 최근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심사청구 사건과 관련해 국세심사위 결정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국세청장은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 국세청이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지는 않지만, 심사청구 심의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시각엔 양 기관 온도차가 있다.

현재는 심사청구가 접수되면 국세심사위 심의를 거쳐 국세청장이 최종 결정을 내리는 구조. 

이렇다보니 국세청장이 국세심사위 심의 결과를 뒤집은 사례가 나와도 법적인 문제가 없다. 적지 않은 납세자가 이 위원회가 조세심판원(심판청구)과 대동소이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자문기구'에 지나지 않은 심사청구 제도의 실효성에 의구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

2~3년 전부터 국세청 심사청구 폐지 논란(조세불복제도 일원화 등)이 끊이지 않자, 국세청은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심사청구와 심판청구를 두고 처리기간, 인용률을 비교한 실적치를 이례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국세청은 당시 자료에서 "처리기간은 다른 재결청에 비해 짧고, 최근 심사청구 인용률은 조세심판원과 비슷하다"고 했다. 

납세자 입장에서 조세불복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깜깜이 심의'라는 지적을 받았던 국세심사위 심의 과정을 외부에 공개했다. 회의과정이 공개된 첫 사례였다. 그간 회의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회의를 '날 것' 그대로 보여주면서 의혹의 시선을 거두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에게 회의 직후 심의 결과를 공개하는 등 운영 체계를 바꾸면서 심사행정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의도는 컸으나, 근본적으로 국세심사위가 가진 자문기관이라는 한계로 인해 심사청구 결정에 불신을 씻어내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국세청장 영향력의 범위가 넓어 입법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중요 사실관계 누락, 법령해석의 오류, 국세행정에 중대한 영향이 있는 경우엔 재심리 요청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권한을 남발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작년엔 심사청구 폐지하겠다더니... 갑자기 지키기 모드 켠 정부, 왜?

납세자

작년에도 기재부 세제실 내부에서 심사청구 제도 유지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흘렀다.

기재부가 2018년 세법개정 초안 작업을 하면서 심사청구를 임의적 전치주의(현 필요적 전치주의)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한 것으로 전해져 있다. 행정소송으로 가기 전 국세청 내 행정심판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쉽게 말하면 '심사청구 폐지'에 가깝다.

최근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절차를 손보며 국세심사위를 '의결기구'으로 격상해, 사실상 심판원 심판청구 수준의 조세불복절차로 올려놨다는 점에서는 180도 바뀐 행보다.

심사청구 기능을 강화하게 되면 당초 제도 자체를 폐지하려했던 명분도 잃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심사청구가 존재하는 동안은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차원이다"라고 밝혔다.

불복제도 규제는 국세청만의 문제는 아니다.

조세심판원의 심판청구 결정 과정에 있어서도 투명성 논란은 있다. '심판원이 법적 근거 없이 심판관합동회의를 예외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세법개정으로 내년부터는 조세심판원장이 단독이 아닌 상임심판관들이 모인 회의에서 합동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조세심판관회의 결정에 대한 재심리 요청사유는 서면으로 요청해야 그 효력이 생긴다.

심판원 안팎에선 굳이 법적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심판원 사정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는 "법적으로 규정하지 않았을 뿐, 이미 심판원 내 운영절차에 따라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는 사안"이라며 "자칫 불필요한 규제로 기관 간 불신이 생기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타 부처 행정만 규제한다는 시각을 고려해서인지, 기재부 산하 국세예규심사위원회도 수술대에 올렸다. 단 결정절차에 대한 직접적인 손질이 아닌, 민간위원 자격 강화(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자격 준용)라든지 회의를 구성하는 민간위원 비율을 높이는(2분의 1 이상) 식이다.

관련기사

  • 출생 :
  • 소속 :
  • 학력 :
  • DID :

상세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