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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안 분석]

수천억 퍼붓는 감세에도…기업 氣살리기 '낙제점'

  • 보도 : 2019.08.05 09:53
  • 수정 : 2019.08.16 07:54

설비투자 공제 확대 등 불황에 꺼내든 '감세카드'
지속성 한계 탓 재계 "효과 제한적" 떨떠름한 반응
"기업환경 개선 위해 법인세 인하 카드 필요하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대규모의 세제지원책(설비투자 공제 등)을 내놓았지만 수혜자가 될 재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경우에 따라 수천억원의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는 제도가 생겼지만 '시한부 감세'라는 한계와 수혜를 위해 채워야 할 요소 등도 적지 않아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를 이끌어 내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법인세율 인상(22%→25%)으로 수 조원대 자본의 해외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마당에 기업들의 투자심리는 나아지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실질적인 부담을 줄여주고 투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선 좀 더 과감한 세제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투자 유치를 위해 법인세를 낮추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한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한부 감세'로 기업 투자 이끌어내기엔 부족

세수

정부가 기업 감세카드를 들고 나온 이유는 한국 경제에 경고음을 알리는 지표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설비투자는 작년에 비해 9.1% 줄었다. 수출(6월 기준, 전년동기대비 13.5%↓) 부진까지 더해 경기 회복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전년(2.7%)보다 낮은 2.4%로 제시했다.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일본의 경제도발까지 겹치며 정부는 기업의 투자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조세정책의 지향점을 잡았다. 

구체적으로 기업이 자동화 설비 등을 들여놓을 때 세금을 깎아주는 '생산성향상 시설 투자세액공제'율을 현 1%, 3%, 7%(대·중견·중소기업)에서 2%, 5%, 10%로 올린다. 이러한 조치로 기업에 돌아가는 세혜택은 5300억원(정부 추산치) 안팎이다.

다만 법 개정 후 1년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대기업의 경우 2%로 오르지만 2017년 적용한 3%의 공제율보다 낮다. 설비투자의 80% 가까이를 차지하는 대기업의 투자여력을 이끌어내기 부족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설비투자 초기 감가상각을 크게 적용해 세금을 덜 내면서 투자금액을 조기 회수하도록 돕는 '가속상각특례' 기간을 6개월 연장하고 적용대상(내용연수 50%까지 축소, 대기업은 생산성향상시설, 에너지절약시설 포함 등)까지 늘린 부분도 투자 유인책 중 하나.

그러나 확대기한이 6개월로 짧고, 대상 대기업의 경우 자산의 범위도 혁신성장 투자자산에 한정되어 있어 대규모 투자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미국은 유사 제도를 2026년까지 적용하며, 대부분 유형 자산을 포함하고 있다.

재계에선 투자 자금의 일부를 공제해주는 ''임시투자세액공제' 부활을 요구했으나 그 부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제도가 운영될 당시 전체 투자촉진조세 지출 중 활용도가 약 71%로 가장 높았다는 연구결과가 존재한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투자촉진 3종 세트에 대해 기업 61.7%가 투자활성화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대답한 만큼, 목표하는 정책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투자 세제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 환경 개선부터…근본적 해결책은 '법인세 인하'

법인세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줄이는 근본 원인인 법인세율을 올려놓고 투자 유인을 바라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전 세계가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법인세 인하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 국내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는 여지만 남겨 놓고 있는 셈이다.

각국은 법인세를 내리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법인세 최고세율을 2009년 39.2%에서 지난해에 25.8%(연방법인세율 21%)로 내렸고, 일본은 2017년 29.97%에서 지난해 23.3%까지 낮췄으며 내년엔 20%로 추가 인하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프랑스도 현 33.3%의 법인세율을 25%까지 단계적으로 내릴 계획이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해 법인세 최고과표구간(3000억원 초과)을 신설하고 25%(지방세 포함 27.5%)의 세율을 적용했다. 종전 법인세 최고세율 22%에서 3%포인트 인상한 것이다.

한국과 달리 각국에서 법인세 인하 경쟁에 달려든데는, 법인세를 올려서는 국가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법인세 비용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법인세율 3.3%포인트 인상되면 총 국내투자가 20조9000억원 감소(2018년 기준)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총 노동소득도 최대 14조6000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기업살리기에 역행하고 있는 대목이다.

전규안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는 "(투자활력에)근본적인 개선방향은 세액공제의 확대가 아니라 국제적인 흐름에 맞게 법인세율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들 가운데 올해 세법개정 최우선 과제로 법인세 인하를 꼽은 기업(37.3%)이 가장 많았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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