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産銀의 대우조선 매각 후 6개월 점검해보니…

  • 보도 : 2019.08.05 08:59
  • 수정 : 2019.08.05 08:59

현대重-대우조선 기업결합, 한일 관계 악화로 더 어려워질 수도
최종구 "일본은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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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조세일보 DB

KDB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조치가 6개월여 지났지만 자칫 국내 조선업계의 경쟁력만 상실할 뿐만 아니라 업계에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에만 급급한 나머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에 필요한 일본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국제적인 상황을 간과해 한일 관계 악화로 합병이 더욱 불투명하게 됐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에 7조~12조원 상당 혈세를 지원하면서도 현금 한푼 받지 않고 현대중공업 그룹에 경영권을 통째로 넘겼다는 특혜 시비도 계속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기업분할 과정에서도 사업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튼튼한 재무구조를 갖췄지만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의 43배가 넘는 부채를 끌어안는 등 부채덩어리 회사로 전락하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기업을 분할하면서 경영진과 노조간 심한 마찰을 빚었고 아직까지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6월 3일 회사분할 승인에 반대해 전면파업에 돌입한 바 있고 주주총회 원천무효 투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박 모씨 외 693명으로부터 주주총회결의 효력정지 등 가처분신청 소송을 당한 상태다.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대표 이사는 6월 3일 담화문을 통해 “법인분할 과정에서 생긴 갈등을 지속해서는 안 된다”며 “이제는 화합하고 배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자”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노조의 법인분할 주주총회 무효 투쟁 과정에서 발생한 회사 손실에 대해 총 30억원 상당의 가압류 신청을 울산지법에 제기했다.

울산지법은 현대중공업이 노조와 집행부 간부 10여명을 상대로 제기한 재산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였다. 가압류 대상은 노조 예금채권 20여억원과 노조 간부 10여명의 부동산 등 1억원등이다.

현대중공업은 이와 별도로 노조의 물적분할 주총 저지 등에 책임을 물어 조합원 1350명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고 4명을 해고했다. 회사측은 노조 간부 등 100여명을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고소·고발했다.

현대중공업 분할을 계기로 경영진과 노조간 한치의 양보없는 치열한 싸움이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다.

현대중공업 내부에서의 노사간 분쟁도 넘어야할 장벽이지만 일본 등 외국으로부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승인을 받아낸다는 것은 더욱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본내에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에 대한 시선을 곱지 않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후에는 더욱 일본으로부터 승인을 얻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사이토 유지 일본조선공업회 신임 회장은 지난달 19일 도쿄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현대중공업과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토 회장은 “각국의 공정당국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결합을 그냥 지켜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구매 시장에서 큰손인 EU(유럽연합)은 반독점 금지 규정이 강하고 유럽 선주들이 초대형 조선사 탄생에 따른 조선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해 달갑지 않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산업은행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은 지난 6개월간 국내에서 사측과 노조간 분쟁을 야기한 도화선 역할을 했고 해외에서의 한국 조선산업에 대한 견제 가능성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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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맨오른쪽)이 3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대응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 현대重-대우조선 기업결합에 안이하게 대처 지적도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졸속 매각이라는 무리수가 자칫 금융위원회에까지 불똥이 튈 전망이다.

KDB산업은행 회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되어 있다. 금융위원장의 제청이 없이는 기관장 취임이 불가능하며 금융위원회가 산업은행의 업무를 감독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017년 7월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고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거쳐 2017년 9월 산업은행 회장직에 취임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 수출규제관련 금융 부문 대응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의 경제보복 후폭풍으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일본 규제 당국의 기업결합심사 통과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최 위원장은 “일본이 지금 하는 일을 보면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정확히는 알 수는 없다”면서도 “일본 당국이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영향을 받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일본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에 반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함께 일본 규제 당국이 기업결합에 승인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동시에 언급한 셈이다.

현대중공업 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면 일본과 유럽 등의 규제당국의 승인을 필수로 거쳐야 하는 절차다.

최 위원장은 “기업결합심사와 화이트리스트 제외와는 별개 문제라는 것을 일본 당국도 잘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한일 관계 악화라는 상황을 감안하면 최 위원장의 '희망사항'에 불과할 수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과는 삼성바이오 회계 감리와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 등을 둘러싸고 빈번한 마찰을 빚었지만 산업은행의 업무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끄는 대목이기도 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한일갈등이 현대重-대우조선 합병에도 불똥이 뛴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심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은 확인된 바 없다”고 해명자료를 내기도 했다.

금융위는 이어 “일본측 인사의 개인적 의견이 일본 정부의 확인된 공식 입장인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지양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원회가 한일 관계 악화 등 사태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산업은행을 두둔하면서 지나치게 안이한 대처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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