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주식 매도 후 양도세 5억 탈루 혐의
검찰, 사실혼 배우자 참고인 중지 이후 뒤늦게 기소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최근 차명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등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400억여원을 탈세하고도 '황제 노역'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2014년 4월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당 5억원의 '황제 노역'으로 비난받았던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조세포탈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지방검찰청 특수부(허정 부장검사)는 차명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허 전 회장을 불구속기소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허 전 회장은 2007년 5월~11월경 지인 3명 명의로 보유하던 대한화재해상보험 주식 36만주를 매도해 25억여원을 취득하고도 이에 대한 양도소득세 5억원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차명으로 주식을 보유하면서 배당된 소득 5800만원에 대한 종합소득세 650만원도 포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2014년 양도소득세와 증여세 등 수십억원 상당을 포탈했다고 판단하고 검찰에 허 전 회장을 고발했다.
허 전 회장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허씨가 사실혼 관계인 H씨가 차명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본인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이 H씨의 주거지를 파악하려 했지만 확인되지 않자 2015년 8월 참고인 중지 처분을 내려 수사가 한동안 중단된 상태였다. 지난해 11월 H씨의 소재가 파악돼 수사가 재개됐고 검찰은 허 전 회장을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허 전 회장이 현재 뉴질랜드에 거주하고 있어 소환이 당장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허 전 회장이 2015년 다른 조세포탈로 선고받은 세금과 벌금 등 500억여 원을 대부분 납부하고 뉴질랜드로 출국했기 때문이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혐의를 받아 10년의 공소시효가 적용되지만 뉴질랜드 시민권자인 허 전 회장이 자진 귀국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허 전 회장은 국세청의 과세에도 불복해 지난해 양도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 기각되자 항소해 27일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다.
한편 허 전 회장은 2010년 400억원 상당의 세금과 벌금을 납부하지 않은채 뉴질랜드로 출국했다가 2014년 카지노에서 도박한 혐의로 귀국해 재판을 받았지만 벌금을 낼 돈이 없다며 일당 5억원의 구치소 노역을 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