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맹 방어 미국의 약속은 철통"...어느 나라 영공인지 적시 안해
러·中 "KADIZ, 한국 영공 아냐", 日 "독도는 우리땅" 줄줄이 망언
러·中, 계획된 도발 가능성 농후...주변 4대 강국과 외교적 해법 절실
◆…러.중 군용기 KADIZ 진입 도발
미국 국방부는 23일(현지시간)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침범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대응을 강력 지지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국방부는 23일(현지시간)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침범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대응을 강력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동〉가 24일 전했다.
〈연합〉에 따르면, 데이브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및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서면으로 묻자 동맹인 한국과 일본에 대한 강력 지지를 밝히며 이렇게 답했다.
이스트번 대변인은 "미 국방부는 동맹인 한일과 이번 사안에 대해 긴밀 조율을 하고 있으며 그들(한일)이 중·러 카운터파트와 외교채널로 후속조치를 함에 따라 움직임들을 계속 모니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동맹 방어를 위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같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스트번 대변인은 어느 나라 영공에 대한 침범인지 분명히 밝히지 않은 채 '영공 침범'이라고만 표현했다. 영공 침범의 주체에 대해서도 중국과 러시아를 모두 지목했다고 〈연합〉은 전했다.
〈연합〉은 또한 '한국과 일본의 대응을 강력 지지한다'는 표현을 사용, 미국이 러시아 군용기에 대한 한국의 경고사격은 물론 일본의 자위대 군용기 긴급 발진에 대해서도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고 했다.
한편 러시아와 중국은 23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진입 및 독도 영공 침범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사급 초치와 강력 항의한 데 대해 'KADIZ를 한국 영공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맞받아 이들 양국이 우리 영공을 계획적으로 동시 침범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와중에 일본정부는 이번 사태가 자국 영공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 군이 러시아 군용기에 경고사격을 한 것을 비난하고 나서는 등 또 다시 독도 관련 망언을 쏟아내는 등 상식 이하의 반응을 보였다.
러시아 <스푸트니크>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장관 명의 성명을 통해 "TU-95(러 전략폭격기)는 비행계획을 이탈하지 않았고 국제규정을 준수했다"며 "한국 전투기의 기동이 러시아 폭격기의 안전을 위협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한국 전투기가 한국이 방공식별구역으로 설정한 '동해 중립수역'을 비행하는 러시아 군용기를 저지하려다 실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이 공간(KADIZ)은 국제규정에 규정돼 있지 않으며 러시아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 측에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중국도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방공식별구역(KADIZ)은 영공이 아니며, 국제법에 따라 각국은 비행의 자유를 누린다"고 주장했다.
'중국 군용기가 KADIZ를 침범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중국과 한국은 가까운 이웃으로, '침범'이라는 용어 사용은 신중해야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KADIZ는 엄밀히는 영공은 아니나, 타국의 방공식별구역(ADIZ·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에 군용기가 진입할 때는 사전에 비행정보를 통보하는 것이 국제관례다.
특히 이날 러·중 군용기 5대가 연합해 KADIZ에 진입하고 러 군용기가 타국 군용기로는 사상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공한 것은 미국의 러·중 봉쇄전략에 대한 의도적 맞대응 성격이 짙어 한반도 주변 강대국의 관심이 우리나라에 집중된 것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군용기가 2회에 걸쳐서 시마네(島根)현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 주변 영해를 침범했다"며 "자위대 항공기 긴급 발진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그러면서 "한국 군용기가 (이들에) 경고 사격을 한 것에 대해 '다케시마의 영유권에 관한 우리나라(일본)의 입장에 비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극히 유감이다'고 한국에 강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며 또 다시 망언을 쏟아냈다.
일각에서는 이번 러·중 군용기 도발이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관계는 물론 한미일 동맹체제에 금이 가게 함으로써 미국으로 하여금 러·중에 대한 견제와 압박의 수위를 낮춰보려는 의도적인 전략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잠시 소강상태인 미·중 무역 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인한 한일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등 우리나라는 현재 안팎으로 큰 위기에 봉착해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주변 4대 강국과의 외교적 해법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