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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우의 상속이야기]

암호화폐와 상속 관련 몇 가지 쟁점들㊦

  • 보도 : 2019.07.17 08:20
  • 수정 : 2019.07.17 08:20

암호화폐에 대한 본질 논쟁은 차치하고 암호화폐를 상속과세대상 물건으로 보아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상속재산·증여재산은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모든 물건을 포함한다. 암호화폐의 경우 암호화폐거래소를 통하여 24시간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므로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물건으로 볼 수 있다.

암호화폐는 어떤 유형의 재산으로 볼 수 있을까?

유럽연합회원국은 암호화폐를 통화 혹은 유통증권으로 보고 있으며 미국은 무형자산으로 보고 있다. 반면, 싱가폴 및 호주 등은 일반적인 재화 내지 용역으로 취급하고 있다('가상화폐에 대한 부가가치세 과세문제', 정승영).

유럽사법재판소는 비트코인을 상품이 아닌 화폐로 보아 "비트코인 거래가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단한 바 있다(2015. 10. 22.). 이에 따라 독일, 영국 등은 암호화폐를 통화로 인정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암호화폐 자동인출기(ATM)를 설치한 도시도 있다.

거래액 기준 세계 3위권인 우리나라는 세제, 특히 상증법상 암호화폐의 정의규정이나 자산분류 체계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국세청은 유권해석을 통하여 "비트코인(Bitcoin)이 화폐로서 통용되는 경우에는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것이나,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재화로서 거래되는 경우에는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통용화폐는 한국은행만이 발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암호화폐를 화폐로 보기엔 법률상 제약이 있다. 그렇다고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재화로 거래되는 경우로 보기도 적절치 않아 보인다. 암호화폐의 성격이 유가증권에 더욱 가깝기 때문이다.

암호화폐의 소재지를 어디로 볼 것인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거주자의 경우 전세계 어디에 암호화폐가 있든지 간에 상속 혹은 증여재산에 포함이 되지만 비거주자의 경우 국내에 재산이 소재하여야만 상속 혹은 증여재산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암호화폐를 구매하면 통상 월렛(wallet)이라 불리는 지갑에 저장·보관하게 된다. 암호화폐 거래소와 투자자의 단말기에 동시에 기표가 되는 것이다. 암호화폐의 소재지를 암호화폐가 보관돼 있는 거래소 혹은 투자자의 주소지 중 하나로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상속세 과세가액을 결정하려면 암호화폐의 평가에 관한 문제도 고민해 봐야 한다. 암호화폐의 성격이 유가증권에 가까운 점을 감안하여 주식의 평가기준을 준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화폐역사는 고대 수메르인들이 물물교환 대신 사용했던 조개껍데기로부터 주화-지폐-신용카드-전자화폐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 머지않은 장래에 암호화폐가 그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암호화폐를 세제 관점에서 바라본 역사학자의 말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미래에는 달러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무의미해질 수 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금융거래가 국가 통화나 어떤 화폐로 명확히 교환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완전히 새로운 세금을 창안해야 할지도 모른다('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유발하라리)".

블록체인과 비트코인같은 암호화폐가 기존 통화체계를 완전히 재편하면서 결국에는 세제개혁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상증법 또한 거기에 대비해야 한다.

삼일세무법인
정찬우 대표이사

[약력]성균관대원 박사과정 수료, 고려대원 졸업(석사), 서울시립대 졸업, (전)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저서]사례와 함께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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