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와 상속 관련 몇 가지 쟁점들㊤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급등세를 타고 있다. 이 와중에 페이스북이 암호화폐의 일종인 글로벌코인(가칭)을 발행하겠다고 나서자 한동안 싸늘하게 식었던 대중의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스펜서 보가트(블록체인 캐피탈사의 임원)는 월 활성 사용자 기준 24억 명을 자랑하는 페이스북이 암호화폐를 발행·유통시키면 비트코인 채택 움직임도 촉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은 나카모토 사토시가 "비트코인: 개인간 전자현금시스템(Bitcoin: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라는 논문을 통해 소개하면서 알려졌다.

금광에서 금을 캐는 방식과 유사한 채굴과정을 거친다 하여 코인을 캔다고 표현한다.

'디지털서명의 연속흐름' 즉, 비트코인 계좌이체 기록인 블록(Block)을 승인하는 작업을 거치면서 물리적 형상을 드러내고 재산적 가치를 가지게 되면서 거래의 대상이 된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블록체인기술을 기반으로 급속하게 산업화 되고 있다.('상속세및증여세법 해설', 나성길 등)

암호화폐는 암호로 보호되는데 해킹 우려와 암호 자체를 잊어버릴 위험이 있다.

해킹 위험의 경우 IT기술의 발달로 보완(예, 방화벽, 양자암호기술 등)할 수 있다지만 암호 자체를 잊어버리는 경우 암호화폐의 재산적 가치를 확인하거나 거래를 할 수 없다. 상속대상물건이 되는지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1) 전도유망한 공학도였던 매튜 무디(Matthew Moody)란 26세의 청년이 2013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치코 인근 협곡에서 경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사고발생일로부터 약 2년이 지난 2015년 어느 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인 그의 아버지 마이클 무디(Michael Moody)는 아들이 평소 암호화폐란 말을 떠벌리고 다녔던 일을 기억해 냈다.

아들의 유품을 확인하던 중 암호화폐 채굴로 수천 달러 상당의 가치를 가진 비트코인을 전자지갑에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마이클 무디는 아들이 전자지갑에 남긴 암호화폐의 수량과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어느 곳에 보관돼 있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암호화폐의 특성상 암호를 알고 있는 본인이 아니면 전자지갑에 접근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들이 남긴 유산을 상속받기를 원했던 마이클 무디는 이런 난감한 상황을 언론에 토로했다.(블룸버그통신, 2018. 2. 13.)

(#2) 캐나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쿼드리거의 대표 제럴드 코튼 씨는 2018년 12월 인도 여행 중 돌연 숨졌다. 30대인 코튼 씨의 죽음은 거래소 직원뿐만 아니라 쿼드리거를 통해 가상화폐를 거래하던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코튼 씨는 1,600억 원 가량의 암호화폐를 해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차가운 지갑이란 명칭의 오프라인 계정에 보관했는데 계정에 접근할 수 있는 비밀번호를 유일하게 알던 코튼 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거액의 암호화폐가 꽁꽁 묶이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KBS, 2019.02.06.)

IT기술발달과 함께 나타난 암호화폐는 부지불식간 우리 주변에 다가와 있다. 비트코인으로 대변되는 암호화폐를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법')상 어떻게 다룰 것인지 고민해봐야 하는 이유다.(㊦편에 계속)

[용어정리]
*블록체인(Block chain): 중앙관리자 없이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가 모든 거래 내역 등의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는 기술
*피어투피어(peer-to-peer): 중앙집중식 관리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상호 연결된 노드(피어)들이 서로 자원을 공유하는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