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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대 국세청장 취임]

"청장님, 우리와 '진솔한 대화' 해주시면 안되나요?"

  • 보도 : 2019.07.03 08:20
  • 수정 : 2019.07.03 08:20

새 국세청장에게 바란다
전국 국세공무원 설문조사(下)

국세청은 극단적인 '압정형'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다. 국세청을 이끌어 가는 이들은 국세청장을 비롯한 소수의 고위급 간부(서기관급 이상)들이지만 실제 세정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국세청을 지탱하는 이들은 전 조직원의 90% 이상인 6급 이하 국세공무원들이다. 

국세청 수뇌부는 지속적으로 하부조직원들과의 '소통창구'를 뚫어 서로의 합을 맞추어 왔지만, 이상과 현실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진리만 증명한 채 양측 모두가 만족할 만한 소통의 결과물이 제대로 도출된 경우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이 사실. 

하지만 이는 공무원 조직 특유의 한계인 '정제된 소통'만이 주로 이루어졌기 때문인 측면도 있다. 일반 직장인들도 마찬가지지만 현장의 국세공무원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날 것 그대로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비록 시늉에 그칠 지라도 소통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리더를 원하고 있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가 본청과 지방청, 세무서 등에 소속되어 일하고 있는 국세공무원 16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국세청 직원들은 새 국세청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점과 바라는 점으로 ▲인사적체 ▲전화(악성)민원, 장려금 등 과도한 서비스 업무 문제 해결 ▲소통강화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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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된 대화 그만…하위직들의 이야기 있는 그대로 들어달라"

한승희 국세청장 취임 후 지난 2년 동안 현장소통을 강조하며 직원들과의 대화에 나섰지만 직원들은 여전히 정책결정자들과의 '진솔한 대화'에 목 말라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중간관리자나 고위직이 1차로 걸러낸 의견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국세행정운영에 반영해주길 원했다. 

A직원은 "고공단의 목소리가 아닌 하부조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 직원들이 불편해하지 않는 친근한 청장이 되어달라"며 "실무자들의 업무 애로사항을 듣고 향후 직원복지에 반영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라는 의견을 냈다. 

B직원도 "현장에서 민원인들과 직접 대면하는 하위직원들의 목소리가 전달될 수 있는 '소통창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탑다운 방식의 수직적 지시가 아닌 수평적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비전(Vision)을 제시하고 실천하되, 밀어붙이기 방식은 더는 안 먹힌다"라고 했다. 

한승희 국세청장 취임 후 정착된 현재의 소통방식에 불만을 쏟아내는 직원들도 많았다. 

C직원은 "직원과의 대화는 솔직히 정제된 이벤트라고 본다. 국세청 전 직원들의 애로사항도 개인메일로 직접 받고 회신도 하는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했으면 한다"고 말했으며 D직원은 "외부소통(현장소통)은 양보다 질이다. 2년 넘게 (양적인)외부 현장소통을 추진하다보니 피로도가 집중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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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쓸데없는 일 좀 만들지 말아달라"

직원들은 '워커홀릭'으로 소문난 새 국세청장이 '쓸데없는 일(?)'을 만들지는 않을까 가장 우려했다. 국세청장 취임 후 의욕이 앞선 나머지 현장의 고충과 현실을 외면하고 괜히 일의 양만 늘리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와 함께 가급적 일선 방문(순시)도 자제해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E직원은 "사전연락 없이 일선 방문을 자제해달라", F직원은 "지방청이나 일선 세무서 순시를 할 경우 국세청장 본인이 먼저 아무것도 준비하지 말도록 단단히 지시를 좀 해달라. 하루 세무서에 오는 것이지만 직원들은 며칠씩 준비작업에 고생한다"고 밝혔다. 

G직원은 "업적쌓기용 업무는 지양하고 국세청이 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맞춰 업무를 진행했으면 좋겠다. 새로운 것을 해봐야 결국 기존에 하던 것에 껍데기만 바꾸는 정도다"라며 "새로운 업무를 만들기보다는 하던 것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업무추진을 해달라"고 했다.

H직원은 "업무를 위한 업무가 되지 않도록 국세청 본연의 업무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개선 의견이나 일선업무량 감소 기획 등 무조건적인 평가로 조세의 부과와 징수에 집중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보고서 양식을 통일해야 한다거나, 실효성 낮은 업무는 정리하는 등 '업무효율화'를 위한 작업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과거 국세청이 몇 차례 '일 버리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기도 했지만, 새로운 일이 계속 추가되면서 그 의미가 퇴색된 아픈 기억이 있다.

I직원은 "통일된 보고 문서양식이 있어야 한다. 보고서나 결재서가 위로 올라갈 때마다 바뀌는 현상이 발생되어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으며 J직원은 "부가세 신고 교실 등 과도하고 불필요한 업무를 없애버렸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K직원은 "과도한 교육 배정으로 인해 업무에 지장이 생기고 있다", L직원은 "직원들의 자존감을 낮추는 체납복명, 밀알정보수집 등 실효성이 낮은 업무를 폐지해야 한다", M직원은 "각종 의견 수렴 시 과나 팀, 인별로 의견을 의무 제출하도록 하는 관행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직원은 "3D업종이라고 할 정도로 국세공무원이 고강도, 다량, 다수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조직 BSC, 개인 BSC까지 챙겨야 한다.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만 심도있게 할 수 있도록 업무를 줄이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외에도 "국세청법이 만들어져 급여인상, 복지제도가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연가, 병가, 휴직 등에 대한 개인의사가 존중되며 당연시되는 조직 분위기가 정착됐으면 한다", "업무개선 의견의 익명게시판을 폐지해야 한다. 스트레스 해소 목적으로 두서없고 저급한 비방성 글들이 게재되고 있어 직원들간 분열이 조장된다", "퇴행적인 군대식 조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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