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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대 국세청장 취임]

"지긋지긋한 인사적체, 하위직 국세공무원들은 오늘도 웁니다"

  • 보도 : 2019.07.01 06:31
  • 수정 : 2019.07.01 06:31

새 국세청장에게 바란다
전국 국세공무원 설문조사(上)

200조원이 넘는 세수조달, 탈세 방지 등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국세청이라는 정부 기관은 대단히 긴요한 존재다. 하물며 국세청의 최고 수장인 국세청장의 중요성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국세청장은 비록 '차관급'이지만, 과세권과 세무조사권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국세청이(국세청장이) 가진 권한을 잘못 사용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우리 사회는 여러 번 경험했다.

'국세청이 바로 서면, 국가가 바로 선다'는 말은 결코 헛말이 아닌 것이다.

지금, 전국 2만 국세청 직원들은 새 국세청장이 어떤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매번 그렇듯 '기대감'이 크게 형성되어 있는 분위기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가 본청과 지방청, 세무서 등에 소속되어 일하고 있는 국세공무원 16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국세청 직원들은 새 국세청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점과 바라는 점으로 ▲인사적체 ▲전화(악성)민원, 장려금 등 과도한 서비스 업무 문제 해결 ▲소통강화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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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든 작든 국세청 조직 문제의 근원…'인.사.적.체'

설문조사에 응답한 국세공무원의 대다수는 국세청 조직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인사적체'를 꼽았다. 인사적체는 위로 갈 수록 자리가 크게 줄어드는 극단적 압정형 구조를 가진 국세청 조직의 오랜 '병폐'이자 현재 국세청 조직 안팎에서 나타나는 모든 문제의 원인이다.

국세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9급에서 8급으로의 승진은 평균 3.02년이 소요됐으며 8급에서 7급으로의 승진은 평균 6.03년, 7급에서 6급 승진은 10.01년, 6급에서 5급 승진은 10.11년 등 총 '29.17'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6급 이하 하위직 국세공무원들 입장에서는 타 부처 등에 비해 업무강도가 높고, 국세공무원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켜야 할 사항(청렴)도 많은데 비해 9급에서 출발해 5급(사무관)으로 승진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늘상 존재해 왔다.

내부적으로도 지방청 및 본청 대비 일선 세무서 근무자의 승진이 잘 되지 않는 것도 해묵은 불만거리였다. 지난 1999년 '국세공무원법(국세청법)'이 추진된 것도 조직구조 문제에서 파생된 승진 불만, 국세공무원들의 처우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일반 지자체 등과 마찬가지로 국가공무원법 체계에 묶여 있는 등 현실적 측면에서 '청장 할아버지'가 와도 해소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것은 사실. 역대 국세청장들이 이런 저런 인사정책을 채택해 문제 해소를 도모하기도 했지만, 거의 대부분 '반짝효과'만 낸 채 사장됐다.  

A직원은 "근무경력이 두터운 베테랑 직원들이 오래 근무하고 싶은 직장 문화를 위해 인사적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B직원도 "현재 9급 공채 직원 중 입사 이후 20년이 지나도 아직도 7급인 직원이 많다. 승진은 조직에 대한 충성과 자긍심에 직결되는 문제다.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C직원은 "업무량 과다, 대민업무에 대한 고충 등 6급 이하 직원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으므로 사기진작 및 자긍심 고취가 필요하다. 승진을 많이 시켜야 한다"고 말했으며 D직원은 "일반직과 세무직의 직급체계를 달리하면 좋겠다. 지자체에 비해 6급 승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승진을 시켜주지 않을 것이면 명칭이라도 바꿔달라"고 호소했다.

E직원은 "일선 세무서에서 젊은 직원들은 육아휴직과 유연근무 등으로 근무시간이 짧고 40대 후반부터는 인사적체 등으로 '업무의욕'을 상실해 민원이 적은 비부과 부서나 체납분야를 선호하면서 세무행정의 중심인 세적이나 조사분야는 비선호부서가 되어 일할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F직원은 "국세청의 경우 업무 난이도가 높고 업무량이 많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공공연하게 얘기되는 사실이지만 그에 비해 턱없이 낮은 보수와 승진적체로 인해 세무직을 선호하는 공시생이 없어지고 합격하더라도 중간에 사표 내고 나가는 직원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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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출신에 대한 승진 편중 현상도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G직원은 "고위공무원 승진 시 하위직원의 대다수인 비고시의 사기진작을 차원에서라도 비고시 출신에 대한 승진안배 비율을 높여야 하고 신규직원의 50%를 넘나드는 여성 직원들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여성 관리자 육성을 더 적극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직원은 "인위적인 출신구분별 승진인원, 보직 할당을 철폐하고 능력에 따른 인사를 해야 한다. 중간관리자급 중 상대적으로 숫자가 많다는 이유로 세무대 출신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고 7급 공채 출신은 숫자가 적어 (능력 여부와 관계없이)혜택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I직원은 "고위직으로 갈수록 고시 출신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 7급, 9급 출신들도 고위공무원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달라"고 했다.

J직원은 "인사시스템을 만들었으면 계속 계승해 발전시켜야 하는데, 청장이 교체되면 폐기하고 새로 만들고를 반복하는 것은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린다. 특히 '미래인재' 우대정책도 폐지한다는데, 이는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의 사기를 꺾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K직원은 "현재 과단위, 팀단위 인원이 너무 많아 통제 가능한 한계선을 넘고 있다. 과단위는 12명 이내로, 팀단위는 5명 이내로 줄이는 것도 승진적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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