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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동의 상속법 이야기]

피상속인 생전에 한 유류분포기각서 효력 있을까?

  • 보도 : 2019.06.26 11:00
  • 수정 : 2019.06.26 11:00

오사장은 결혼한 지 5년만에 아내와 사별하고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혼자 키우며 외롭게 살아왔다. 그러던 중 모임에서 만난 김진실과 진지한 만남을 시작하게 됐다.

김진실로부터 재혼제의를 계속 받던 오사장은 아들이 상처받을까 두려워 계속 미뤘고 김진실은 오사장의 이런 태도에 실망해 아무런 말도 없이 어디론가 떠나고 말았다.

그런데 20여년이 지난 어느 날 자신이 오사장과 김진실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오차녀가 오사장을 찾아왔다.

오차녀는 어머니인 김진실이 혼자 힘으로 힘들게 자신을 키웠으나 큰 병을 얻어 더 이상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김진실의 수술비라도 마련해 달라고 부탁했다.

오사장은 미안한 마음에 오차녀에게 김진실의 수술비와 함께 얼마간의 재산을 주었다.

오사장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아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자신이 죽고 나면 오차녀와 아들 간에 유산 다툼이 생길까 걱정이 됐다. 이에 오사장은 오차녀 모녀에게 나누어 주고 남은 재산을 모두 정리해 아들에게 증여했다.

(1) 그 후로도 마음이 놓이지 않은 오사장은 오차녀를 찾아가 얼마간의 돈을 더 지급하며 장래 유류분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써달라고 부탁했고, 오차녀는 오사장의 부탁대로 유류분포기각서를 써주었다.

이 경우 오차녀가 작성해 준 유류분포기각서는 효력이 있을까?

(2) 그 뒤 다시 시간이 흘러 오사장이 사망했다. 오사장의 아들은 장례식장에 찾아온 오차녀를 만나, 상속관계를 확실히 정리하고자 하니 자기에게도 유류분포기각서를 써달라고 부탁했고, 오차녀는 오빠에게 유류분포기 각서를 작성해 줬다.

이 경우 오차녀의 유류분포기각서는 효력이 있을까?

민법 제1019조는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내에 단순승인이나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상속의 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후 일정한 기간 내에만 가능하고, 가정법원에 신고하는 등 일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야만 효력이 있는 것이다.

유류분의 경우에도 그 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이후에만 가능하고 상속이 개시되기 전에는 유류분권을 포기할 수 없으므로 상속개시 전에 한 유류분권의 포기는 무효이다.

판례도 유류분을 포함한 상속의 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이후 일정한 기간내에만 가능하며 상속개시 전의 포기는 효력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안의 경우처럼 오차녀가 오사장의 생전에(즉 상속이 개시되기 전에) 오사장에게 써준 유류분포기각서는 오차녀가 자의로 작성해준 것이라 하더라도 법률적으로 무효이다.

따라서 비록 오차녀가 오사장에게 유류분포기각서를 작성해줬다 하더라도 오사장이 아들에게 재산의 대부분을 증여했고 그 결과 자신의 유류분이 침해받았다면 오사장의 아들에 대하여 자신의 유류분을 반환하여 줄 것을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오사장이 사망한 이후(즉 상속개시 후)에는 유류분권자는 자신의 유류분을 임의로 포기할 수 있으므로, 오차녀가 아버지인 오사장의 장례식장에서 오빠에게 유류분포기각서를 자의로 작성해 주었다면 이 유류분포기각서는 유효한 것이므로 오차녀는 향후 오빠에 대하여 유류분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흔히 생전에 상속관계를 정리하고픈 마음에 자신의 뜻에 따라 상속재산을 분할해 주면서 사후에 상속인들 간의 분쟁을 예방하려는 등의 목적으로 상속인들로부터 미리 상속권포기각서나 유류분포기각서등을 받아 놓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생전에 한 상속권포기나 유류분포기는 법률적으로 효력이 없으므로 사후의 분쟁예방이나 그 밖의 목적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방법은 아니다.

이처럼 상속재산을 정리하고자 할 때에도 상속인들과의 관계와 상황을 잘 살펴서 마음의 서운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나, 그에 못지않게 기왕에 고심 끝에 해 놓은 상속재산 정리가 사후에 무위로 돌아가지 않도록 법률적으로 유효한 방법을 강구해 놓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법무법인 두현
김준동 대표 변호사

한양대학교 법과 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
전 법무법인 청와 대표변호사
현 법무법인 두현 대표변호사
서울가정법원 성년후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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