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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무 칼럼]

지방재정 확충 옳은 방향인가?

  • 보도 : 2019.06.13 08:20
  • 수정 : 2019.06.13 08:20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의뢰한 지방재정 자립도를 확충하기 위한 용역보고서가 공개되었다.

요지는 전체 세수 중 국세와 지방세 비중을 단계적으로 조정하여 현재 8:2의 비율을 7:3, 6:4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조세저항을 줄이고 세수의 중립성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소득세의 인상, 공시가격 현실화, 신세원 발굴은 국민의 추가부담이 이루어지므로 그 만큼 국세 부담액을 줄여주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위 보고서에서 지방재정을 확충하기 위하여 국세와의 비중을 변경하는 방법을 택하자는 것은 일리 있는 주장이기는 하다. 그 배경에는 지방자치를 확대하기 위하여 지방재정을 더 확보하여 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 지방자치와 지방재정의 확대가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에 대하여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지방의회를 구성하고, 자치단체장의 직선을 통하여 제대로 된 지방자치를 실시하자고 한 지가 20년이 넘었다.

그 동안 당초 목표한 풀뿌리 민주주의, 주민참여, 주민복지에 얼마나 기여했는가? 지자체 소속 주민의 주인의식, 일체감, 주민에 대한 서비스 향상 등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음을 깨달아야 한다.

지방자치는 중앙정치의 교육장이 되어야 하지만 지방자치를 본격 실시한지 20년이 넘었어도 시·구 의원이 도의원에 이어 국회의원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구의원 즉, 바닥 단위에서 출발하여 검증을 받은 인사가 도의원,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 이 점에서 지방자치 실시의 명분인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은 실패한 것이다.

지방의회에서 검증받은 인사라도 정당 시스템과 공천의 벽에 막혀 국회의원으로 진출하지 못한다. 아무런 의회 경험도 없는 인사들 다수가 국회의원이 되니 국회는 제 몫을 하기 어렵다. 정치만 후진국이라는 비난은 계속되고 있다.

지방자치는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겨 정부차원에서 하여야 할 사업이나 일은 번번이 막히고 있다. 단체장은 포퓰리즘에 빠져 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전시행정에 몰두하거나 현금살포 복지로 표를 산다. 그러니 지방재정이 온전할 리가 없다.

항상 정부에 돈만 달라고 하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제대로 된 지방자치라면 그 유지비용이라도 조달할 경제력이 있어야 하는데 국가에 기대지 않고서는 존립이 불가능한 현실에도 지방자치가 당위라고 할 수 있을까?

그 문제 이외에 다른 측면에서도 지방자치의 확대가 우리에 맞는 것인지 근본부터 되새겨 볼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는 면적 10만 제곱킬로미터의 좁은 땅에 5000만 명이 넘는 인구밀도가 매우 높은 작은 국가이다. 도로, 교통수단의 발달로 전국이 반나절권이다.

지정학적 특성도 그렇고 역사적으로도 삼국통일 이후 중앙집권국가를 이루어 왔다. 정보사회에 이르러 모든 국민이 모든 것을 공유한다. 단일민족에 단일 정서를 갖고 있다. 도시국가로 부르는 것이 현실에 부합한다.

길 하나 사이로 복지수당이 차이가 나고 있다. 지역적 특성은 점차 사라진다. 지자체의 본연의 임무인 소방업무도 국가직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지역별 문화적 다양성도 없고 유난히 모두의 평등에만 민감한 속성을 갖고 있다. 지방자치 확대 이유와는 거리가 멀다.

스스로 자기 삶을 책임지기보다는 걸핏하면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풍조는 심화되고 있다.

그런데도 과연 도시국가 같은 우리나라에 지방자치를 확대해 가야 하는가?

이러한 근본문제 대한 성찰 없이 재정확충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숲은 외면하고 나무만 보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소순무 변호사(법학박사)

[약력] 서울대 법과대학, 경희대 법학 박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한변협 부협회장,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공익법인 온율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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