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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한다"vs"소주는 빼야"…평행선 달리는 주세 개편

  • 보도 : 2019.06.03 17:58
  • 수정 : 2019.06.03 17:58

맥주업계 "수입맥주 형평성 어긋, 당연히 환영"
소주업계 "소주까지 확대하는 것은 소비자 피해"
전통주업계 "과세 체계 전환보다 규제 완화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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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주최한 '주세 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연구' 공청회에서 토론을 벌이고 있는 참석자들.

'4캔 1만원 수입맥주'로부터 촉발된 주세 개편(종가세→종량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주종에 따른 업계의 입장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원장 김유찬)은 3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주류 과세체계의 개편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공청회를 열고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홍범교 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은 ▲맥주만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  ▲맥주와 탁주만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 ▲전 주종을 종량세로 전환하되, 맥주와 탁주만 시행을 유예하는 방안 등 세가지 주세 개편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홍 연구기획실장은 "중장기적인 주세체계 개편, 즉 종량세 체계로 전환하는 마스터 플랜을 정립할 경우 고도주·고세율 원칙이 지켜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물가상승을 감안한 세율 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임성빈 한국수제맥주협회 회장은 종량세 전환에는 적극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임 회장은 "종량세로의 전환에 대해 수제맥주협회는 당연히 찬성한다"며 "수제맥주는 젊은 청년들이 적은 자본으로 시작하는 특성이 있다. 수입맥주와 국내맥주의 세금 체계가 불공평한 것은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욱이 대량 생산을 못하는 수제맥주의 특성상 구간별 경감 종량세가 도입되어야 한다"며 "수제맥주 산업은 청년 고용 창출 효과가 있다. 수입맥주 시장의 10%만 가져와도 10만명의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소주 업계 대표로 나온 이종수 (주)무학 사장은 주세 체계 개편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이 사장은 "종량세 전환 논의는 수입맥주와 국내맥주의 불균형에서 시작됐는데 최근들어 전 주종까지 확대됐다"면서 "소주 시장에 대한 파급력은 연구가 전혀 없고 급작스럽게 50년 지속되어 오던 구조를 전환하는 것에 곤혹스러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종량세 전환의 이유에 대해선 충분히 알지만 소주를 포함하는 것은 고민해 달라"며 "또 수입맥주는 제가 알기론 국내 메이저 주류회사에서 70%를 수입한다. 소주에 종량세를 도입하면 소비자의 피해는 무엇일까 고민해야 한다. 과세체계 전환을 소주까지 확대하는 것은 다시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호 한국막걸리협회 수석부회장은 종량세로의 전환에 앞서 전통주를 둘러싼 각종 규제부터 없애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경 부회장은 "맥주로 인해 이런 자리가 마련되어 다행"이라면서도 "전통주업계에선 그동안 수도 없이 어려움을 호소했는데 이제야 세율을 재조정하게 된 것은 서운한 면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50년만에 바뀌는 제도를 1년도 안 되게 논의하다 보니 각 주종에 따라 어려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종량세 전환에 대해선 찬성하지만 체제 개선에 앞서 전체적으로 규제개혁을 해서 국내 주류가 세계적인 경쟁력 갖출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성태 한국주류산업협회 회장은 단순히 과세체계 개편으로 끝나선 안 되며 종합적인 행정 절차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종량세 전환의 문제는 술값이 올라갈 것인가 하는 부분"이라며 "술값이 오르는 부분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50년 동안 술값은 국민이 알고 있는 가격이 정해져 있다. 이 이상을 갑자기 받으면 시장에 충격이 있어 저항을 받는다. 이른바 '관습가격'이 형성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설사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여력이 있어도 관습가격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부 개편에 따라 세부담이 내려가는 부분도 장담할 수 없다. 업계 걱정은 단기간의 제도개편인데 50년 형성된 시장 정서가 흐트러지고 구성요소들 간에 굉장한 혼란이 있을 수 있다. 선의로 한 정책이 제대로 목표 달성을 못할 수도 있다. 부작용은 잘 감안해서 조정방안을 마련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음주 폐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선 주세를 과감하게 인상해야 된다는 주장을 내놨다.
 
성 교수는 "우리나라 음주의 사회적 비용은 모든 것을 주세로 담당할 수 없지만 대부분을 담당해야하고 나머지는 규제로 해결해야 한다"며 "주세를 조금만 하고 규제로 나머지를 충당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주세를 보면 사회적 비용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바람직한 주세는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서 과감하게 조정해야 한다"며 "종량세 발표내용을 보면 사회경제적 비용 커버할 수 있는 수준에 많이 미달되고 있다"며 "당장 비용을 충당시킬 수 없다면 장기적으로 현실화 하는 방안이 논의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성 교수는 "맥주는 그나마 시판되는 제품 가격차가 크지 않지만 증류주는 편차가 크다"며 "종량세 개편할 때 증류주의 영향은 클 것이다. 증류주 개편은 사회적 비용을 반영해서 논의되어야 하고 맥주에서 논의되고 있는 게 가이드라인이 되어 증류주에 적용되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측 대표로 나온 양순필 기획재정부 환경에너지세제과 과장은 토론자들의 의견을 들어본 후 "정부에선 아직 주세법에 대해 구체적이 내용이나 발표 시기를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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