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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 지각변동 임박…"맥주 '종량세' 전환은 시간문제"

  • 보도 : 2019.06.03 15:00
  • 수정 : 2019.06.0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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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주류 과세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에서 홍범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지난 50여 년간 지속되어온 종가세 방식의 주세 체계를 종량세로 바꾸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3가지 방식의 종량세 전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 방안은 맥주만 종량세로 바꾸는 것. 두 번째 방안은 맥주와 탁주를 종량세로 전환하는 것. 세 번째 방안은 모든 주종을 종량세로 전환하되, 맥주와 탁주를 제외한 주종은 시행시기를 5년 정도 유예하는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개편되든 주세 체계 개편의 시발점이 된 맥주는 종량세로 전환된다. 그동안 국산 및 수입 맥주 간 과세표준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고 이에 맥주는 종량세로 전환해야 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원장 : 김유찬)은 3일 오후 3시 서울 양재동 AT센터 창조룸에서 '주류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정부는 조세재정연구원에서 제시한 이번 주세개편안과 전문가,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취합해 주세법 개정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종량세가 맞는데…문제는 '소주'

종가세는 가격을 기준으로, 종량세는 술과 알코올 용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방식을 말한다.

주세의 목적이 세수 확보와 음주의 외부효과를 교정하는 데 있음을 감안한다면 종가세보다는 종량세가 외부교정에 보다 적합한 제도인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도 종가세 보단 종량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주세법 체계가 쉽게 바뀌지 않고 있는 이유는 '소주'라는 값싸고 알코올 도수 높은 술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모든 주종에 대해 종량세를 적용하게 되면 소주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고 이는 서민층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 불보듯 뻔하다는 것.  

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해 11월부터 총 8차례 주종별 업계 간담회를 거쳐 나타난 전반적인 주종별 업계의 의견을 보면, 수입 맥주와의 불공평을 주장하는 맥주 업계는 종량세 개편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다. 특히 수제맥주 업계는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탁주 업계도 종량세 개편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다. 종량세 개편에 따라 고품질 및 다양한 주류 개발 및 생산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희석식 소주를 포함한 증류주 업계의 경우 소주와 위스키·백주·보드카 등과의 경쟁관계 및 지난 50년간 지속된 종가세 체계 하에서 형성된 시장구조를 감안했을 때 전반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고가 제품이 많은 일부 증류식 소주 업계에서만 종량세 전환을 찬성하고 있다.

탁주와 맥주를 제외한 발효주 업계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경쟁관계 및 시장 구조 등을 고려해 볼 때 반대하는 입장이 더 많았다.

기타주류의 경우에는 발효주류나 증류주류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나, 법률상 발효주나 증류주 규격에 맞지 않는 주류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으며 전반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재정연구원은 탁주의 경우 현행 주세 납부세액 수준인 40.44원/ℓ으로 종량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탁주는 다른 주종에 비해 교육세를 부과하지 않고 주세 및 제세금 비율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현행 세부담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종량세로 전환하는 데 큰 부담이 없다는 것.

또 탁주는 수입이 없는 우리나라 고유의 술이기 때문에 수입주류와의 공정한 경쟁관계라는 측면에서도 자유롭다는 설명이다.

맥주의 종량세 전환 방안은 현행 주세 부담 수준인 840.62원/ℓ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현행 주세 납부세액 기준으로 적용함에 따라 전체 맥주의 세수는 변동이 없이 국내 맥주와 수입 맥주에 동일한 제세금이 부과되어 실효세부담의 역차별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캔맥주는 세부담이 하락하는 반면 병, 페트, 생맥주의 경우는 세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주는 현행 주세 납부세액인 947.52원/ℓ을 기준으로 21도 이하는 947.52원/ℓ를 그대로 유지하되, 21도를 초과할 경우 1도 1리터당 45.12원을 적용히는 방안을 제시했다.

희석식 소주는 21도, 증류식 소주는 35도, 위스키 및 브랜디는 40도, 일반증류주는 30도, 리큐르는 21도를 기준으로 세부담 변화를 살펴보면 희석식 소주는 세부담 변동이 없고, 나머지 주종의 경우 세부담이 모두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맥주만 전환이냐 전부 전환이냐…"종량세 전환하면 물가와 연동해야"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홍범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은 주종별로 세부담을 늘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류업계의 현황과 가상 시나리오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종량세 전환이 가능한 방안은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맥주만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국내 생산맥주와 수입 맥주 간의 과세표준이 다른 것은 조세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세제당국으로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조세 중립성의 회복이 종량세 전환의 타당한 명분이 될 것이며, 세제가 소비자들의 소비와 선호에 주된 영향을 미치는 정책 수단이 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는 맥주와 더불어 탁주도 종량세로 전환하는 시나리오에 대해 설명했다.

홍 연구기획실장은 "현재 탁주는 유사한 도수와 가격의 제품들이 시중에 공급되고 있는데 탁주가 종량세로 전환되는 경우 국산 쌀 등 상대적으로 고급 원료를 사용한 고품질의 탁주가 증가해 제품 차별화로 인한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업계도 탁주 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탁주의 종량세 전환을 찬성하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하면 맥주와 함께 탁주도 종량세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의 두 가지 방안은 비록 일부 주종에 해당하는 것이기는 하나, 주세 과세체계를 종량세로 전환함에 따라 신규 설비투자와 같은 투자 활성화, 고용창출 효과, 주류 산업의 경쟁력 강화 등의 기대효과를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종량세를 시행할 경우 국내 맥주 업계의 경우 해외에서 생산되고 있는 맥주 물량을 일부 국내로 전환하거나 신규 설비투자 등을 통해 주류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고, 고용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소규모 수제맥주 산업의 활성화로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홍 연구기획실장은 전체 주종을 종량세로 전환하되, 일부 주종(예 : 맥주와 탁주) 외의 주종은 일정기간 시행시기를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종량세 체계가 고품질 주류 생산에 적합하고, 음주의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것은 알코올 함량이지 주류의 가격이 아니라는 측면에서 외국의 경우 대부분 종량세를 채택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한다면 궁극적으로는 전 주종을 종량세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 다만, 전격적인 종량세 전환은 업계와 소비자에게 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은 일부 주종에 대해서만 우선 종량세로 시행하고 나머지 주종은 종량세로 전환하되, 그 시행시기를 유예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전격적인 개편에 따른 산업계의 충격을 피하기 위해 주세제도 개편의 시간표를 미리 발표하고, 그 스케줄에 맞추어 전환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 연구기획실장은 종량세 체계로 전환될 경우 물가상승률에 따른 '물가연동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연구기획실장은 "중장기적인 주세체계의 개편, 즉 종량세 체계로 전환하는 마스터 플랜을 정립할 경우 고도주·고세율 원칙이 지켜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세체계가 기존 종가세 하에서는 물가상승에 따라 주류가격이 인상되면 세부담도 증가하게 되지만, 종량세로 전환하게 되면 세부담 변동이 없기 때문에 실질 세부담이 감소하게 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비자 물가지수에 연동해 종량세 세율을 매년 자동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을 취하든지, 아니면 수년에 한 번씩 실질세율이 유지될 수 있도록 종량세율을 조정하는 방식이 다른 나라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방식으로서 우리도 이러한 방식에 따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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