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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성의 Tax Issue

가업상속공제, 어디로 가야하나?

  • 보도 : 2019.05.13 08:33
  • 수정 : 2019.05.13 08:33

상속세는 국세 중 가장 논란이 많은 세목이다. 피상속인이 생전에 벌어들인 소득에 대하여 소득세를 부담하고 난 나머지 금액을 대상으로 상속이 이루어지는데도 소득세의 최고세율보다 더 높은 상속세 최고세율이 기다리고 있다. 이중과세의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이다. 그런데 또 한편에서는 부의 대물림에 제동을 거는 긍정적인 기능이 있어 상속세의 폐지나 완화를 반대하고 있다.

이렇게 상속세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하여 논란이 있기도 하지만 최근 각종 학회에서 열리는 세미나의 단골주제인 가업(家業)상속공제에 대하여는 상속세의 근본적인 문제까지 건드리지 않더라도 생각할 문제가 내재되어 있기는 하다. 필자가 가업을 굳이 한자로 표시한 이유는 한자(漢字)인 가(家)자의 폐쇄적인 의미가 가업상속공제의 가야될 방향을 가로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가업이라는 용어 때문에 업종의 변경을 힘들게하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에만 적용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가업(家業)이라는 용어는 그 혜택을 보지 못하는 납세자 입장에서 상속세가 남의 집 사업을 유지하는 것까지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들게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가(家)의 의미는 집안이라는 의미보다는 기업을 끌고 나가는 핵심적인 의사결정권한(경영권)이라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 현대기업의 일반적인 형태인 주식회사의 경우, 주식수로 대변되는 경영권의 안정은 기업이 순항하기에 충분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경영권이 안정되어 있다고 그 기업이 반드시 순항할 수는 없지만 경영권이 안정되지 않은 기업이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는 힘들다.

효율적인 경영을 하지 못하는 대주주는 경제학적 적자생존의 원리에 따라 더 나은 대주주에게로 경영권을 이전하는 것이 사회전체적인 효용의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단지 상속이라는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경영권의 불안정을 겪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볼 수 없다.

가업상속공제가 보호하려는 법익은 집안사람들의 가업영속 그 자체가 아니라 경영을 잘해오는 대주주의 경영권을 보호하여 상속이라는 과정이 경영권의 불안을 조성하는 것을 방지하고 더 나아가 경영권의 안정이 궁극적으로 바람직한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하고 조직에 속한 피고용인 등의 안녕(安寧)을 저해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우리 세법이 가업상속공제라는 제도를 유지함으로써 얻고자 하는 것을 단도직입(單刀直入)적으로 표현하자면 상속이라는 절차를 거치면서 원하지 않는 지분의 감소를 초래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생각이 상속세과세대상재산에서 피상속인의 경영기간의 장단(長短)에 따라 일정금액을 차감하여 세액을 줄여주고 있는 것이다.

가업상속공제라는 방법은 지분감소를 방지하기 위한 불완전한 방법 중의 하나일 뿐이다. 가업상속과 관련하여 어느 방법을 선택할 것이냐의 문제는 가업상속의 혜택을 향유하는 측에서는 상속이라는 절차를 거치는 것만으로 경영권이 침해되는 것을 보호해주고 가업상속의 혜택과는 거리가 먼 일반납세자의 경우에는 조세부담의 불공평이라는 불편한 감정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채택하는 것이 상책(上策)으로 생각된다.

필자는 구체적인 방법의 실현가능성(feasibility)를 고려하여 단기, 장기 대책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 단기적 해법은?

단기적으로는 가업상속공제의 구체적 방법의 문제점을 개선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첫째, 현행 상증세법상 가업상속공제의 대상이 되는 가업의 규모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이지만 대기업의 경우도 예외를 둘 필요는 없다. 가업상속공제의 기본취지는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상속인들이 상속세를 납부하는 과정에서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지분증권이나 개인기업의 경우 고유사업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자산을 처분함으로써 경영권의 보호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목적에서 시작된 가업상속공제의 입법취지로 볼 때 가업의 규모를 고려하여 차별적 적용을 하는 것에 합리성을 찾기 힘들다. 이처럼 상속세 납부로 인한 지분자산의 감소, 이로 인하여 경영권 보호가 되지 않는 문제는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등 기업 규모로 차별할 성격이 아니다.

둘째, 피상속인 및 상속인의 요건에서 문제점은 경영권의 징표로 대표이사직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업상속공제는 가업의 경영권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하였으므로 개인기업의 경우는 상속세 납부에 사업에 고유한 재산을 처분함으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가업을 영속적으로 할 수 없게 하는 점을 막아주고, 법인기업의 경우는 상속세 납부로 인하여 지분재산의 감소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기 때문에 대표이사직을 요건으로 하는 것은 경직화된 규정이다. 피상속인과 상속인에 대한 대표이사요건은 이사직을 전제로 한 최대주주요건으로 대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셋째, 사후관리요건이 너무 엄격하여 가업상속공제에 대한 실무상 활용도가 낮으므로 그 문턱을 낮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병역, 질병, 취학의 사유, 업종변경, 고용과 관련한 사후관리 요건이 현실적으로 맞추기 힘들다는 의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해당 상속인이 가업에 종사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의 정당한 사유를 상속인이 법률에 따른 병역의무의 이행, 질병의 요양 등을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점이 있다. 실무적으로는 기업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도산의 경우, 해당 상속인이 가업에 종사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해있고 그 이유가 불가항력적인 성격이 있음에도 상증세령과 상증세칙이 규정하고 있는 3가지 경우 즉, 병역, 질병, 취학의 경우에 속하지 않는다고 하여 추징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정상적인 경영과정에서 도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직을 수행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세금을 추징하는 것은 가혹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가업의 주된 업종을 변경하면 해당상속인이 가업에 종사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로 본다. 기업의 업종변경도 기업이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업종변경은 그 법인의 고유의 경영의사결정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업종을 변경하더라도 기업이 존속하여 활동한다는 것은 가업을 승계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고용과 관련하여 고용유지 요건을 고용인원수로 규정하는 것도 각 개별기업의 고용정책에 대하여 탄력성을 저해하는 것이라 바람직하지 못하다. 고용인원수보다 인건비총액으로 규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그것도 각 사업연도 고용조건을 규정하는 것보다는 누적 고용유지조건으로 규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 장기적인 해법은?

하지만 단기적 개선방안은 현재 있는 가업상속공제를 전제로 하여 이에 대한 개선점을 제시한 것에 불과하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개선방안은 과세이연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가업상속공제의 장기적 개선방향은 가업상속공제의 수혜자와 비수혜자의 여건을 고려하여 중립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수혜자는 현행 가업상속공제의 혜택이 크지 않고 실무적으로 상속인요건, 피상속인 요건, 사후관리 요건이 엄격해서 실제로 혜택을 보기 어렵고 설사 혜택을 보았다고 하더라도 이후 사후관리 요건이 엄격하여 실제 적용 후 사후관리요건에 위배되어 추징당하는 사례가 많으므로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가업상속공제 적용을 쉽게 받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반면 비수혜자는 가업상속대상재산도 상속세가 부과 되어야 하는 데 이중 일부분을 가업상속공제 해주는 것은 납세자간 공평성을 침해하여 가업상속공제는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가업상속공제의 수혜자와 비수혜자의 여건을 고려하여 중립적인 관점에서 과세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결국 가업상속공제대상재산에 대하여 과세이연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과세이연의 방법이 현행 가업상속공제의 방법에 비하여 모든 납세자를 설득시키기에 우수한 이유는 과세이연은 세금을 일부 감면해주는 방법이 아니라 경영권과 관련한 자산에 대하여는 해당자산 처분 시까지 과세를 미루어주는 방법 이므로 결국 과세이연세제의 적용을 받는 납세자나 그렇지 않은 납세자가 납부해야 하는 세액은 동일하여 수혜자간 비수혜자간의 불공평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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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여자대학교
오문성 세무회계학과 교수

▲공인회계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법학 박사 ▲성균관대학교 행정학 박사과정 수료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국세청 국세심사위원회 위원 ▲국세청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위원장(現)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現) ▲한양여자대학교 세무회계과 교수(現) ▲조세일보 부설 조세정책연구소 소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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