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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우의 상속이야기]⑧

재난사고 사망과 대습상속

  • 보도 : 2019.05.01 08:00
  • 수정 : 2019.05.01 08:00

1997년 8월 여름휴가를 맞아 괌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항공기 추락사고로 온 가족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이 사고로 총 254명의 탑승자 중 229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사망자 중에는 모 중견그룹 회장('A') 일가족도 포함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하루 늦게 출발하기로 한 사위만이 화를 피할 수 있었다.

이후 A회장이 남긴 1천억원이 넘는 유산을 두고 A회장의 형제자매들과 사위는 서로 자신들이 상속권이 있다고 맞섰고 양 당사자 간에 조정이 되지 않아 다툼은 법정으로 옮겨갔다.

A회장의 형제자매들은 1순위에 있는 상속권자들인 자녀와 손자녀들이 모두 사망했으며 사위는 상속권이 없기 때문에 2순위에 있는 자신들이 상속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위는 A회장과 동시에 사망한 자신의 배우자가 1순위 상속권이 있는 것이며 자신은 배우자를 대신해 상속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민법의 동시사망의 추정규정(2인 이상이 동일한 위난으로 사망한 경우에는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과 배우자의 대습상속규정(상속개시전에 사망 또는 결격된 자의 배우자는 동조의 규정에 의한 상속인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되고 그 상속인이 없는 때에는 단독상속인이 된다)을 들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A회장의 유산은 모두 사위에게 상속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대법원은 A회장과 자녀들은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자녀들은 상속인이 될 자에 해당하고 그 딸이 상속개시 전에 사망하였다면 사위가 딸을 대신하여 상속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A회장의 형제자매들은 민법에 따라 A회장과 딸이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면 '상속인이 될 직계비속이 상속개시 전에 사망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은 동시사망이 추정되는 경우에도 대습상속은 적용될 수 있다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원래 대습상속제도는 대습자의 상속에 대한 기대를 보호함으로써 공평을 꾀하고 생존 배우자의 생계를 보장해 주려는 것이다.

동시사망 추정규정도 자연과학적으로 엄밀한 의미의 동시사망은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사망의 선후를 입증할 수 없는 경우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다루는 것이 결과에 있어 가장 공평하고 합리적이라는 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는 것이라고 본 것이다.

아울러 A회장의 형제자매들은 '피상속인의 사위가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보다 우선하여 단독으로 대습상속 한다'는 민법 제1003조 제2항은 위헌의 여지가 있다고 따졌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오랫동안 며느리의 대습상속이 인정돼 왔고, 1990. 1. 13. 개정된 민법에서 며느리에게만 대습상속을 인정하는 것은 남녀평등·부부평등에 반한다는 것을 근거로 하여 사위에게도 대습상속을 인정하는 것으로 개정했다. 배우자의 대습상속은 혈족상속과 배우자상속이 충돌하는 부분인데 이와 관련한 상속순위와 상속분은 입법자가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다. 나아가 피상속인의 방계혈족에 불과한 피상속인의 형제자매가 피상속인의 재산을 상속받을 것을 기대하는 지위는 피상속인의 직계혈족의 그러한 지위만큼 입법적으로 보호하여야 할 당위성이 강하지 않다 (대법원2001년 3월 9일 선고 99다13157판결 참조).

근래에 방계혈족간의 연결고리는 약해지는 반면 배우자와 가족중심으로 생활패턴이 변모하고 있는 점을 반영한 판결로 여겨진다.

(*) 사건의 구성은 『상속전쟁』(구상수 저)을 참고했다.

삼일세무법인
정찬우 대표이사

[약력]성균관대원 박사과정 수료, 고려대원 졸업(석사), 서울시립대 졸업, (전)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저서]사례와 함께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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