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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동의 상속법 이야기]④

의식불명 남편 끝까지 돌본 사실혼 배우자 상속권 있을까?

  • 보도 : 2019.05.01 08:00
  • 수정 : 2019.05.01 08:00

김회장은 일찍이 부인과 이혼하고 홀로 두 자녀를 길러 모두 독립시킨 후 혼자 외롭게 지내던 중 동창회에서 독신으로 살고 있던 첫사랑 최헌신을 만나 진지한 교제를 한 끝에 살림을 합치게 됐다.

김회장과 최헌신은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면서 15년 넘게 실질적인 부부로서 생활했고, 두 사람의 자녀들도 둘 사이의 관계를 인정하고 가족처럼 화목하게 살고 있었다. 

다만 두 사람은 자식들의 은근한 반대 때문에 정식으로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김회장이 심장마비로 쓰러져 의식불명의 상태로 병원에 입원하게 됐고, 치료를 계속했지만 쉽사리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최헌신은 김회장을 끝까지 간호하고 보살폈으나, 증세가 악화된 김회장은 얼마 후 사망하고 말았다.

이 경우 김회장의 사실혼 배우자로서 15년을 살았던 최헌신은 김회장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을까?

만약 최헌신이 김회장이 사망하기 전에 김회장을 상대로 사실혼관계 해소를 원인으로 한 재산분할청구소송을 제기했다면 김회장의 재산 중 일부라도 받을 수 있었을까?

언뜻 보았을 때 최헌신이 김회장이 사망할 때까지 끝까지 곁을 지키고 간호를 한 경우에는 상속을 받고, 매정하게 재산분할 청구를 한 경우에는 권리주장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안타깝게도 실상은 그 반대이다.

우리 민법은 남녀가 혼인할 의사로 혼인신고를 마쳐야 법률상 혼인이 된 것으로 보는 법률혼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혼인의 의사가 있고 실질적으로 부부로서 공동생활을 하더라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사실혼 관계가 성립할 뿐, 법률상 배우자로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

그런데 우리 민법은 오직 법률상의 배우자에게만 상속권을 인정하므로 안타깝지만 사실혼 배우자에 불과한 최헌신은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아 김회장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다.

다만 상속과는 달리 사실혼의 경우에도 부부재산의 청산의 의미를 갖는 재산분할에 관한 규정은 유추 적용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다(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므1379, 1386 판결).

이러한 판례에 의하면 최헌신이 사실혼의 해소를 전제로 김회장을 상대로 재산분할을 청구한다면, 김회장의 재산 중 최헌신이 그 형성에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정한 비율에 따른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법제도로 인해 자식들의 반대로 혼인신고를 하지 못한 채 사실혼부부로 오랜 시간을 함께 산 사실혼 부부의 경우 남겨질 사실혼 배우자를 위하여 유증의 유언을 따로 하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상호간의 동의하에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을 상대로 재산분할소송을 제기하도록 해 법원의 판결에 따라 재산분할을 해주는 경우도 왕왕 발생하고 있다.

본 사례와 같이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인 부부로서 길게는 수십 년을 함께 부부로 살아 왔음에도 현행 법률로 인해 상속을 받지 못하게 돼 남아 있는 사실혼 배우자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러한 점을 고려해 홀로 남을 사실상 배우자를 위하여 미리 법의 테두리 내에서 가능한 대책을 마련해두는 것이 현명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두현
김준동 대표 변호사

한양대학교 법과 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
전 법무법인 청와 대표변호사
현 법무법인 두현 대표변호사
서울가정법원 성년후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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