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상속연구소 서브배너
뉴스 > 오피니언 > 칼럼

[정찬우의 상속이야기]⑦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상속권

  • 보도 : 2019.04.17 08:00
  • 수정 : 2019.04.17 08:00

표도르 카라마조프('표도르')는 한때 잘 나가던 사업가로 지주였지만 평소 인색하기로 소문난 수전노일뿐만 아니라 난봉꾼으로 악명 높았다.

그를 멀리하며 지내던 장남('드미트리')과 차남('이반')이 20여년만에 찾아와 재산을 물려 달라며 떼를 쓰기 시작했다.

그들 외에 표도르의 아들로는 수도원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삼남('알렉세이')과 마을의 백치 여인에게서 낳은 서자인 스메르자코프가 있다.

스메르자코프는 표도르로부터 갖은 멸시와 조롱을 받으면서도 하인으로 그의 곁을 충직하게 지키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표도르는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다.

경찰은 탐문 끝에 사망 전날 밤 재산 배분 문제로 아버지와 크게 다툰 드미트리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체포했다. 살인누명을 쓴 것이다.

하지만 표도르를 죽인 살인범은 스메르자코프였다. 그는 이반이 자신에게 암묵적으로 살인을 위임했다고 생각했다.

부친의 사망 시에 거액의 유산을 물려받게 될 이반이 자신에게 한몫 단단히 챙겨 줄 것으로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것이다.

이반의 추궁이 이어지자 스메르자코프는 자살하고 이반은 심한 자책감으로 조현병에 걸리고 카라마조프가는 붕괴된다.

1860년대 러시아의 소도시를 배경으로 혈육 간 탐욕과 갈등을 그린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그렇기에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는 것을 도스토예프스키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설득력 있게 구현했다.

만약 소설 속 사례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다면 표도르가 남긴 유산에 대한 상속 권한은 누구에게 있을까?   

민법상 상속은 직계비속-직계존속-형제자매-4촌 이내의 방계혈족 순이며 배우자는 언제나 상속인이 된다. 선순위 상속인이 1인 이라도 존재하면 후순위 상속인은 상속을 받을 수가 없다. 위 사례에서는 드미트리, 이반 및 알렉세이가 1순위 상속권자가 된다.

만약 세 사람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 표도르와 생계를 같이 하면서 그를 돌보고 있는 스메르자코프도 상속인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가정법원은 법률상의 상속인이 아닌 피상속인과 생계를 같이 하거나 피상속인을 요양 간호한 자 및 기타 피상속인과 특별한 연고자(사실혼 관계 배우자 및 장기간 피상속인의 간호 종사자 등)등이 청구하는 경우 상속재산을 분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속인이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과 그 배우자 또는 상속의 선순위나 동순위에 있는 자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한 경우 특별히 재판상의 선고를 기다리지 않고 법률상 당연히 상속인이 될 자격을 잃는다. 이를 상속 결격이라 한다.

본래 피상속인의 유산을 상속인에게 승계시키는 것은 피상속인과 상속인 간의 윤리적·경제적 결합관계를 전제로 하는 것인데 이러한 관계를 깨뜨리는 비행이 있는 자에게 상속권을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상속 결격 제도의 취지이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상속권을 차지하려는 상속인 간의 다툼은 반인륜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피상속인의 부재가 상속으로 이어지리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한순간 이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진화생물학자 클린턴 리처드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은 인간의 욕망은 이기적 유전자에 그 근원이 있다고 본다.

이기적 유전자로 설계된 인간이기에 상속인 간의 다툼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전제한다면 상속 분쟁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삼일세무법인
정찬우 대표이사

[약력]성균관대원 박사과정 수료, 고려대원 졸업(석사), 서울시립대 졸업, (전)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저서]사례와 함께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해설

관련기사

신규칼럼

더보기

사진

사진

김준동 변호사의 상속법 Q&A

더보기

  • Q
  •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