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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환율이야기]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한국 채권 배제한 교훈

  • 보도 : 2019.04.15 09:12
  • 수정 : 2019.04.1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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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제공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한국 채권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키로 결정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다.

노르웨이 재무부는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한국 원화를 비롯한 10개 신흥국 통화로 발행된 채권을 벤치마크 채권지수에서 제외하자는 제안을 1년여 만에 승인했다.

핵심 내용은 주식 비중을 70%로 10%포인트 늘리는 대신 환 리스크가 큰 신흥국 채권 투자를 축소한다는 것.

한국 채권 뿐만 아니라 멕시코, 칠레, 헝가리, 이스라엘, 말레이시아, 폴란드, 러시아, 태국 등 주요 신흥국 채권 물량이 포함된다. 반면 일본과 덴마크, 스웨덴, 스위스,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뉴질랜드, 홍콩 등의 채권은 그대로 남는다.

한국 채권을 비롯해 신흥국 채권이 포트폴리오에서 빠지게 된 것은 신흥국 환율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채권 가치의 변동폭이 크고 채권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지난 8일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한국채권 배제 결정이라는 악재 등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한때 1145.00원으로 치솟으며 1년 6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적 경기둔화 우려와 함께 한국 경제의 경기 부진도 노르웨이발 악재에 더해져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 국부펀드에서 제외되는 한국 채권 규모는 6조원 미만으로 우리나라 국고채 잔액의 0.9%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외환시장에서는 조그마한 악재 하나에도 원화가치가 크게 흔들리는 '나비효과'를 실감나게 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달러당 1139.40원에 마감되면서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한국채권 배제 결정 후유증에서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노르웨이발 악재로 인한 환율급등이 가라앉게 된 요인의 하나로는 외환 충격에 어느정도 버틸수 있는 넉넉한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는 것도 큰 힘이 됐다.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국내 자금유출을 고려할 때 국내 외환시장에 그다지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시장의 판단이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외환보유액은 지난 2011년 3064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2019년 3월 4053억 달러로 8년여만에 1000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비축하면서 외환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리스크 능력을 크게 강화했다.

그러나 중국의 외환보유액 3조2353억 달러와 일본의 외환보유액 1조2641억 달러와 비교하면 비상 사태를 대비해 외환보유액을 더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원화를 국제 기축통화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에서 외환위기라는 용어가 잘 쓰이지 않는 것도 엔화가 세계 기축통화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엔화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충분한 환금성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엔화는 세계 기축통화 덕분에 국제적인 위상과 함께 적지 않게 실속도 챙기고 있다.

일본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해 '일본통'이라고 불려지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지급준비금)을 맡기면 마이너스 금리로 원금이 줄어들게 되지만 해외에 돈을 빌려줘 높은 이자를 받아 수익을 낸다”고 말했다.

엔화가 세계 기축통화인 덕분에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도 불구하고 일본 은행들이 적지 않은 이득을 낼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이면서도 아직까지 원화는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찾을 수 없는 실정이다. 금융당국은 더 늦기 전에 원화가 기축통화로 사용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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