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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으로 본 조세]

헌법상 과세요건명확주의 반하는 과세처분의 효력

  • 보도 : 2019.03.26 09:00
  • 수정 : 2019.03.26 09:00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서만 납세의 의무를 진다(헌법 제38조).  조세의 종목과 세율 역시 법률로 정해야 한다(헌법 제59조). 이를 조세법률주의라고 한다.

조세법률주의의 이념은 과세요건을 법률로 명확하게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국민의 경제생활에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헌법재판소 2012. 2. 23. 선고 2010헌바85 결정 참조).  그래서 조세법률주의는 '과세요건명확주의'와 '과세요건법정주의'를 핵심내용으로 한다.

'과세요건명확주의'는 과세요건에 관한 규정 내용이 명확하고 일의적이어야 함을 말한다(헌법재판소 2001. 8. 30. 선고 99헌바90 결정 참조). 과세요건을 법률로 규정했다고 하더라도, 그 규정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면 이에 대한 과세관청의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을 초래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과세요건에 관한 법령이 불분명해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면, 그에 바탕을 둔 과세처분은 헌법상 '과세요건명확주의'에 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효력이나 정당성 역시 인정받기 어렵다고 봄이 마땅하다.

그러나 법원은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경우 오히려 그 하자가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과세처분도 유효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에 대해 학계로부터 많은 비판이 있었고, 지난해 쟁점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되기도 했다. 그러나 다수의견은 끝내 바뀌지 않았다.

과세관청이 과세요건에 관한 법령을 잘못 해석하는 바람에 납세의무 없는 세금이 부과·납부됐다면, 그로 인한 불이익 역시 과세관청이 져야 한다. 나아가 국가로서는 충분한 구제수단을 부여해 이를 바로잡음이 마땅하다.

국가가 그러기는커녕 오히려 납부된 세액의 반환을 거부하고 그 이익을 스스로 향유한다면, 이는 국민의 권리와 재산을 지킨다는 국가 본연의 존립 목적에도 반하는 것이다.

결국 다수의견의 태도는 잘못된 법령 해석으로 인한 불이익을 과세관청이 아닌 납세의무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는 헌법이 명령한 '과세요건명확주의'를 형해화하는 것이다. 다수의견이 조세 정의의 근간을 훼손하고 있다는 소수의견의 지적은 그래서 진지하게 경청할 만하다(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다24240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과세처분에 관한 한 불분명한 법령으로 인해 야기된 문제의 책임은 국가에게 지도록 하는 것이 옳다.

과세처분에 적용된 과세법리가 납세의무에 관한 법령을 잘못 해석·적용한 결과 정당한 세액을 초과하는 세금이 부과·납부됐다면 그 과세처분은 당연무효의 하자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그것이 헌법의 이념에 부합하는 조세법령의 해석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법무법인(유) 지평
구정모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제3회 변호사시험 합격, 현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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