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사흘간 청문회 열려···인사검증 7대 원칙 지켜지나?
후보자 부동산투기·위장전입·특혜채용 등 과거 전례 여전해
진영·박영선에 관심 집중···현직 위원 불패? 검증 결과는?
◆…지난 3.8 개각 때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진영 후보자(윗사진 좌로부터) 박영선.박양우.김연철 후보자와 조동호 (아래사진 좌로부터).최정호.문성혁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청와대가 지난 8일 발표한 7개 부처 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후보자 검증에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여 청문보고서 채택에 난항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오는 25∼27일 장관 후보자 7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 이들의 도덕성과 자질을 정밀 검증한다.
국회에 따르면 25일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26일 김연철 통일부·문성혁 해양수산부·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27일 진영 행정안전부·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더불어민주당은 2명의 여당 장관 후보자를 포함한 7명의 장관 후보자 모두 결격 사유 없는 적임자라며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일부 후보자의 도덕성과 전문성에 중대한 결격 사유가 있다며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 한국당, 靑 인사검증 7대 원칙 후퇴한 것…경악할 수준의 인사
지난 20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장관 후보자들의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청와대의 인사검증 7대 원칙도 대통령 공약에서 한참 후퇴한 것인데 그것마저도 안 지키다"며 "장관 후보를 추천하려면 원칙과 기준을 왜 만들었느냐"고 질타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 내각도 이보다 나쁠 수 없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 개각은 최악보다 더 나쁘며, 경악할 수준의 인사"라고 힐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후보 시절부터 병역면탈·부동산투기·탈세·위장전입·논문표절 인사의 고위공직 배제 등 5대 인사 원칙을 천명해왔고, 대통령이 된 후인 2017년 11월 청와대는 기존 5대 원칙에 성(性) 관련 범죄와 음주운전을 포함한 7대 인사검증 기준을 발표했다.
황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최정호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는 아파트만 세 채를 보유한 사실이 드러났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후보자는 2천만원이 넘는 세금을 (장관)지명되자마자 지각 납부했다"면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후보자는 용산 주상복합아파트를 사서 2년 만에 16억원을 벌었고, 김연철 통일부 장관후보자는 천안함 폭침을 부정하는 발언까지 했다"고 후보자의 도덕성을 강하게 지적했다.
황 대표는 이어 "그밖에 장관들도 논문표절, 병역특혜, 위장전입, 자녀취업 비리 등 갖가지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청와대는 이미 다 체크했다고 하는데, 심각한 문제를 체크하고도 통과시켰다면 중증의 도덕 불감증에 걸린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 진영…재산 증식·기부금 부당공제·이해방지 충돌 위반 등 의혹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는 이번 개각 후보자 7명 중 가장 많은 67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중 51억원은 의사인 배우자 소유분으로 이에 대한 소명이 최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 후보자는 자신의 지역구인 용산에서 배우자 명의로 산 땅으로 아파트 한 채와 상가 분양권 2건 등을 배정받았다. 2014년 6월 배우자 명의로 매입한 서울 용산구 소재 토지(109㎡)가 이후 고가의 아파트, 상가 분양권을 배정받아 '딱지 투자' 논란이 일었다.
진 후보자가 매입한 땅은 2009년 1월 '용산 참사'가 발생한 건물 인근 토지다. 진 후보자 측은 모 언론과의 통화에서 당시는 사업성이 불투명한 대지를 매입한 것이므로 투자 목적이 아니라며, 진 후보자가 관내 평생 거주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했지만 결과적으로 시제차익이 발생한 부분은 송구스럽다고 해명했다.
또한 지난 20일 모 언론에서 진 후보자가 용산 재개발 관련 기업들로부터 약 2천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고 보도해, 국회의원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래저래 진 후보자 재산 검증에 대한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받은 후원금을 당 기탁금으로 내고, 연말정산 때 기부금 공제를 신청해 부당공제 받은 점도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 박영선···재산 증식·지각 납세에 장남 이국국적 공방 불가피할 듯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또한 재산 증식·지각 납세 의혹에 장남의 이국국적 문제가 인사청문회 공방의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 후보자가 신고한 '국회의원 재산변동 및 등록사항 공개목록' 상의 재산 증가액 보다 보유 재산의 규모가 현격이 커 신고한 재산 내역에 의문이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또 박 후보자 배우자가 종합소득세 2천여만원을 인사청문요청안 제출 하루 전날 납부했다는 '지각 납세' 의혹도 제기됐다. 박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일본에서 세금을 냈는지 확인되지 않아 이를 납부했으나, (일본서) 원천징수한 영수증을 그 후 확인했다"며 "얼마 전 추가 납부한 세금은 환급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장남의 이중국적 문제도 청문회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자가 제출한 '본인과 직계비속의 병역사항'에 따르면 장남 이 씨는 24세 이전 출국을 이유로 병역 판정검사를 2022년 말까지 연기한 상태다.
박 후보자 측은 "이중국적자는 군대를 가지 않으려면 18세 되는 해에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한다"면서 "(이 씨가) 국적 포기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본인이 병역을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해명했다.
◆ 최정호···다주택자 '꼼수 증여'·특혜 분양 등 의혹
최정호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의 경우 다주택 보유자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꼼수 증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 후보자는 1996년 경기 성남 분당구 정자동 소재 A아파트를 매입해 올 초까지 거주하다 개각 발표 직전인 지난달 18일 큰딸 부부에게 증여한 후, 본인은 해당 아파트에 월세로 살고 있다. 최근 증여를 위해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편법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또 최 후보자는 국토부 2차관으로 재직하던 2016년 11월 세종시 소재 모 아파트를 공무원 특별공급 명목으로 분양받았다. 이 아파트는 복층 팬트하우스로 최근 매매가격이 13억∼14억원에 달해 분양가(약 7억)보다 배 정도 뛴 것으로 알려져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현재 최 후보자는 재산신고 내역에 배우자 명의의 서울 송파구 잠실동 엘스 아파트만 올렸으나, 세종시 아파트가 준공되는 올 8월이면 다주택자가 된다.
아울러 2011년 12월 광운대 대학원에 제출한 박사 논문이 과거 자신이 쓴 논문과 국토부 산하기관 연구보고서를 그대로 짜깁기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 김연철···'이념편향성' 집중 추궁
한국당 등 야당은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의 이념 편향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할 태세다.
김 후보자는 과거 "천암함 폭침은 북한 소행이 아니다", "5·24 제재는 지나친 대응",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 배치하면 나라 망한다", "대북 제재는 비핵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후보자가 2014년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이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에 패하자 페이스북에 "안철수의 실패. 새것이라 아무거나 주워 먹으면 피똥 싼다는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2015년 3월에는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천안함 폭침 5주년을 맞아 군복을 입고 해병대 사령부를 방문하자 "군복 입고 쇼나 한다"고 말한 바도 있다. 또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서 영입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씹다 버린 껌"이란 표현을 사용했고, 당시 추미애 대표에겐 "감염된 좀비"라고 험담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이 논란에 "일부 정제되지 않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하고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한국당은 문 대통령에게 내정 철회를 촉구한 상태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는 19일 국회 대정부질의에 김 후보자 논란과 관련 "복수의 후보자를 놓고 장단점을 논의했고 여러 사람이 다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김 후보자)그가 그 중에선 가장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히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충분히 검증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조동호···부동산투기·위장전입·인턴 특혜 등 의혹 잇따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부동산투기·위장전입·아들 인턴 특혜 등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장인 소유의 경기도 양평 토지를 조 후보자의 배우자에게 증여한 후 국도가 들어서 가격이 급등한 정황을 두고 부동산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의 토지는 매입한 지 4년이 채 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990년 경기 안성 인근 땅을 사기 위해 집주인과 협의도 없이 위장 전입했다가 10개월 만에 원 주소지인 서울 서초구로 옮긴 이력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아울러 조 후보자는 2012년과 2013년 군 복무를 마친 장남을 자신이 사내이사로 재직하던 전기차 개발업체와 이 업체의 미국 현지법인에 인턴으로 근무토록 했다. 당 시 조 후보자는 카이스트 무선전력연구단 단장의 신분이라 영향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동이었다"며 공식 사과했지만, 야당의 공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박양우···대기업 사외이사 경력·자녀 불법증여 의혹이 문제될 듯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CJ E&M 사외이사 경력과 자녀에 대한 불법 증여 의혹에 대해 질의가 집중될 전망이다.
박 후보자는 최근 5년간 CJ E&M 사외이사로 일하며 고액의 보수를 받았다고 알려졌는데, CJ 관련자가 연관 부처 장관에 임명된 점이 문제가 됐다. 한국영화 반독과점 영화인대책위원회는 박 후보자가 2014년부터 5년간 CJ E&M 사외이사 겸 감사를 지내면서 스크린 독과점 행태를 묵인하는 등 친대기업적 행보를 보였다며 반대하고 있다.
또 박 후보자는 딸들에 대한 불법 증여 의혹과 좋은 학군 배정을 위한 위장전입한 사실도 드러나 청문회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문성혁···위장전입·건보료 납부 회피·특혜 채용 등 의혹 제기
문성혁 해수부 장관 후보자도 위장전입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위장전입 횟수가 4차례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또 건강보험료 납부 회피 의혹도 받고 있고 또 장남의 한국선급(국제선박 검사기관) 특혜채용 논란도 청문회의 쟁점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로서는 25일부터 진행되는 국회 인사청문회 결과에 신경이 쓰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7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청문보고서 채택없이 장관 임명을 강행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인사청문회 당일 청문보고서를 채택하는 상임위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청와대의 장관 후보자 내정 이후 지명 이후 야당은 지명 철회 또는 후보자 자진 사태를 강하게 촉구해 왔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다음 한 주는 3.8 개각에 따른 장관 입각 관련 인사청문회로 정치권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