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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순의 상속 톡톡]⑥

경우(境遇) 이야기

  • 보도 : 2019.03.19 08:01
  • 수정 : 2019.03.19 08:01

'경우'의 의미는 둘이다.

첫째는 어떤 조건 아래 놓이게 된 상황이나 형편을 뜻한다. 만약 무엇 무엇을 한다면이라는 조건의 뜻이다. 영어의 if에 해당한다.

둘째는 사리(事理)다.

세법은 첫째 의미로 경우를 즐겨 쓴다. 모든 조항의 조건절 끄트머리에 '경우에는'이 붙어있다.

요즈음은 세법을 알기 쉽게 풀어 쓴다고 '때에는'으로 바꿔 쓰기도 한다. '때'란 말이 '경우'라는 뜻도 포섭하는 까닭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상속개시일 전후 2개월간 매일의 최종시세가액(종가) 평균액을 상장주식 시가로 본다. 죽은 이가 남긴 상장주식 평가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함이다.

문제는 죽은 이를 겨냥한 이 규정이 산 사람에도 적용된다는 대목이다.  

소득세법은 거주자가 장외에서 상장주식을 특수관계개인에게 싸게 팔거나 특수관계개인으로부터 비싸게 산 경우 위 상증법 방식에 따라 평가된 시가를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경정토록 하고 있다.

양도인 입장에서는 양도일, 양수인 입장에서는 취득일 전후 2개월 종가 평균액을 시가로 보고, 거래의 당∙부당을 따진다는 얘기다.

싸게 팔면 거래가액과 시가 차액만큼 과세표준을 올린다. 비싸게 사면 차액만큼 취득가액을 깐다. 상장주식을 팔 때 깐만큼을 양도소득으로 잡기 위한 조치다.   
 
양도∙취득일 전 2개월 종가는 알 수 있으니 문제없다. 그러나 그날 현재는 누구도 그날 후 2개월간 종가를 모른다. 신(神)만 안다. 그러니 당사자들이 정한 상장주식 거래가액은 세법상 시가와 불일치할 수 밖에 없다. 항상 부당하다는 얘기다. 

특수관계자간 양도소득 부당행위계산 부인을 규율하는 소득세법 제101조 제1항 조건절도 어김없이 '경우에는'으로 끝난다.

이 '경우'가 특수관계개인들이 시가에 따라 거래한 상황과 시가에 따라 거래하지 않은 상황 등 복수 이상의 상황을 전제로 놓고 후자의 상황에 제재를 가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음은 물론이다.

특수관계개인들이 상장주식을 사고 팔기만 하면 그 거래가액이 시가와 항상 불일치해진 나머지 항상 부당해지는 단수의 상황에서는 '경우'란 말을 쓸 수 없다는 뜻이다.   

시가와 거래가의 차액이 3억원 미만이고 시가의 5% 미만이면 부당한 것으로 보지 않겠다는 완충장치가 마련돼 있기는 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양도∙취득일 전후 2개월 종가 평균을 시가로 봄으로써 특수관계개인들이 상장주식을 장외 매매하기만 하면 항상 부당해지도록 함은 제도의 정합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지 않다.

특히 개인이 특수관계법인에 상장주식을 매각하면 당일 종가만을 기준으로 부당성을 판단한다.

그렇게 너그러운 소득세법이 특수관계개인들에게는 신(神)만 아는 양도∙취득일 후 2개월 종가 평균도 감안, 상장주식을 매매토록 함은 경우가 아닌 듯하다.

장재순 객원칼럼니스트

조세일보 행복상속연구소 연구위원, 조세일보 객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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