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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매각은 이동걸식 밀어붙이기 시나리오?

  • 보도 : 2019.03.06 10:29
  • 수정 : 2019.03.06 10:29

이동걸 “대우조선 M&A에 정성립 사장 도움 안된다 판단”
현대중공업과 MOU에서 본계약까지 영업일기준 22일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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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조세일보 DB

KDB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헐값 매각 논란이 일자 이동걸 회장이 최근 직접 나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우조선 매각에 회장직을 걸 정도로 각오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은 일각에서 대우조선해양에 13조원 이상 공적자금이 투입됐는데 현금 한푼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대해 “공적자금 13조원은 턱도 없는 얘기”라고 부인하면서도 구체적인 투입규모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시중에서는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을 국민 의견 수렴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속전속결로 처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 회장의 잘 짜여진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31일 KDB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 주식 전량인 5973만8211주(지분 55.72%)를 넘긴다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당시 시가로는 2조2103억원 상당에 달한다.

산업은행은 오는 8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매각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설 연휴와 3.1절 휴일 등을 제외한 평일 영업일로는 22일만에 10조원 상당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으로 넘어가게 되는 셈이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반대하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노조와 사실상 대화할 의지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매각 반대를 선언하고 KDB산업은행 본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일로 예정된 오는 8일 오전 9시부터 7시간 파업하고 서울 계동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인수 중단결의대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이동걸 회장은 “대우조선 노조 2000명이 몰려와서 위협적으로 물리적인 행동을 하면서 만나자고 하는 건 대화가 아닌 보여주기식 행동”이라며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지만 과격한 행동을 전제로는 만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시위를 계속한다면 이 회장은 노조측과 대화할 용의가 없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4일 공시를 통해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관련 거래 진행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산업은행이 지난 1월31일 산업은행, 현대중공업지주, 현대중공업 간 체결한 기본합의서에 따라 제3자 협의절차 진행 후 현대중공업지주 및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 관련 거래 진행 예정임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과정에서 이 회사의 정성립 대표와 경영진을 철저히 배제시킨 채 진행된 것도 과연 타당했는지에 대한 검토와 함께 감사원이나 금융당국의 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정 사장을 M&A(인수합병) 논의에 참여시킬 이유 자체가 없었고 문제의 소지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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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1월 31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 주식의 현대중공업 출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지분 55.7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연합뉴스 제공]

이동걸 회장의 책임 한계는? 대우조선해양 경영진 선관의무 다했나?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 매각 과정에 잠재적 리스크를 모르고 시작한 건 아니다”면서 “그럼에도 이 미션은 임기안에 꼭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이번 M&A의 문제점을 예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은 노조, 지역사회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반대 등 리스크가 많지만 승산은 50% 이상이라고 본다”면서 “산업은행 회장의 마지막 미션이 될 수도 있다”며 이번 매각 작업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의 섣부른 판단 때문에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헐값 매각 시비는 물론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으로 대우조선 노조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반발해 파업을 불러왔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 각국은 시장 점유율이 높은 기업에 대한 합병을 불허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과 일본 등 해외언론에서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에 반대하는 내용의 기사들이 연달아 보도되고 있다. 유럽이나 일본, 중국의 공정거래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 회장이 말한 것처럼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승산이 50% 이상이라고 판단한 것은 노조와 지역사회, 나아가 해외 경쟁당국의 의사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주관적인 견해에 불과하다면 그는 이번 결정의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M&A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성립 사장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을 철저하게 배제했다는 것도 문제시 될 수 있다. 정성립 사장은 2년 넘게 임기가 남았지만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동걸 회장은 “정 사장은 임시관리자로서 자기 할 일을 하고 산업은행은 우리 할 일을 하면서 각자 역할을 분담한 것”이라며 “M&A 과정에서 정 사장이 필요하다면 참여시켰겠지만 필요하거나 도움이 안 된다고 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성립 사장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의 이사회와 경영진은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하며 이를 등한시할 경우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선관주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이 회장이 M&A과정에서 정성립 사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을 배제한 것은 소액주주들이 현 경영진에 대한 선관주의 의무 책임을 문제삼을 여지를 남기게 된다는 시각도 있다. 경우에 따라선 소액주주들이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을 상대로 법적소송마저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M&A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불통의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꼭 CEO가 나서야만 대화가 이뤄지는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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