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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重-대우조선 합병 '암초' 수두룩…産銀 서두르는 이유는?

  • 보도 : 2019.02.27 09:13
  • 수정 : 2019.02.27 09:13

중국·일본 조선업계는 불만 표시… 중동 선주 설득도 과제
국내 잠수함 사업, 합병시 독점 상태… 승인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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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KDB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헐값 매각 논란과 함께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시 국내외 공정거래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퀄컴은 지난 2016년 10월 반도체 업계 역사상 최대의 빅딜로 네덜란드의 NXP를 470억 달러(한화 약 53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의 이사회는 인수합병을 승인했고 주주나 종원업들의 불만 없이 M&A(인수합병)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1년이 지난 2017년 하반기 두 회사의 합병이 마무리 돼 세계 최대의 모바일 칩 설계 기업이 세계 최대의 자동차용 반도체 기업을 인수하는 산업구조 개편을 전망했다.

그러나 퀄컴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하고 결국 2018년 7월 25일 NXP반도체 인수 추진을 중단한다고 공식 밝혔다.

퀄컴이 NXP 인수 중단을 포기하자 주식시장에서는 오히려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으로 퀄컴의 주식이 7% 상승했다.

국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2015년 10월 30일 국내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SK텔레콤은 케이블TV 1위 업체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 통신업체가 케이블TV업체를 인수하는 것은 처음이며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합병으로 단숨에 경쟁사인 KT를 위협하는 방송통신 공룡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SK텔레콤은 인수합병을 마무리하려고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시민단체들의 인수반대, 통신업계 경쟁자들의 반대공세, 지상파방송의 공세에 몰려 위기의 상황을 맞게 됐다.

SK텔레콤은 2016년 7월 5일 공정위로부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관련한 불허취지 심사보고서를 통보 받게 됐다.

퀄컴은 국외에서 공정거래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1년 9개월여만에 인수를 포기해야 했고 SK텔레콤은 국내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못해 8개월여만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퀄컴이나 SK텔레콤이 시도한 거대기업 합병은 최대 걸림돌인 독과점 분쟁이라는 암초에 부딪혀 좌초된 결과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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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KDB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 확대간부 상경투쟁에서 참가자들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매각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는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의 존폐여부에 관심이 없고 잠수함 핵심기술을 얻는데 관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제공]

“현대중공업-대우조선, 세계시장 점유율 독과점 문제 피해갈 방법이 없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국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6년 7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계획을 독과점 폐해 우려를 이유로 불허했다.

국내 조선해양 부문에서 1위 업체인 현대중공업이 2위 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국내 조선해양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게 된다.

국내 방산업 가운데 잠수함 사업은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나눠서 수행하고 있어 두 기업이 합병하면 잠수함 분야는 아예 국내 독점기업이 된다.

한국 정부는 2008년부터 한국 방위사업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입찰방식을 수의계약에서 최저가 입찰제안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독점기업 출현을 방지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방위산업 정책에도 역행하는 결과가 된다.

공정위 내부에서도 기업결합 문제는 도산 위험성이 높은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 예외가 될 수 있지만 국가안보 문제는 예외 사항이 아니라며 산업은행이 기업결합을 무시하고 조급하게 서두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외에서의 독과점 우려로 인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M&A는 결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의 주력 선박은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LNG(액화천영가스)선, 1만5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LNG선과 VLCC 수주잔고에서 두 기업의 합계 세계시장 점유율은 50%를 넘는다.

VLGC(초대형 가스선), 컨테이너선 합계 건조량도 50%를 넘는다. 이는 WTO(세계무역기구) 및 EU(유럽연합)위원회에서 독과점 심사를 넘기 어려운 수치라는 우려다.

하나금융투자 박무현 연구원은 “조선산업에 대해 깊이가 있다면 WTO 등 국제 독과점 분쟁을 기본으로 제시해야 한다”면서 “지난 20여년간 한국 조선업의 경쟁국가인 일본, 중국 그리고 유럽에서는 한국 조선업에 대해 줄기차게 WTO제소를 걸어왔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보조금과 정부지원은 피해갈 여지가 있는 추상적 주제이지만 VLCC와 LNG선 분야에서 50%가 넘어가는 점유율은 독과점 문제를 피해갈 방법이 없다는데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합병 발표 이후 중국과 일본 조선업계는 곧바로 매우 불
편한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여년간 한국 조선산업을 견제하는 지렛대로 WTO 제소를 적극 활용해왔다.

유럽 여러 나라와 중동 국가의 메이저 선주사들로부터 합병 승인을 이끌어내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는 “한국 금융기관은 대우조선해양이나 현대중공업에 대한 재정지원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며 “해외 경쟁 조선사를 물리치기 위해 자국조선소를 지원해 더 큰 기업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해사신문도 “전 세계 경쟁국들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합병에 대해 독과점을 이유로 반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쟁국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이 조선산업과 WTO 움직임에 대한 독과점 분쟁 기본조차 제시하지 못하면서 조급하게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을 넘기려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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