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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현대중공업 하청업체로 전락"…우려 목소리

  • 보도 : 2019.02.20 09:07
  • 수정 : 2019.02.20 09:07

대우조선 납품업체 "최대 14조원 금융피해와 5만명 일자리 잃어"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건조 선종 겹쳐 시너지 효과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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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현대중공업, 금융감독원 제공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으로 넘기면서 헐값 매각 논란이 그치지 않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하게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에 기자재를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의 불안감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해 고통 분담을 해왔는데 대우조선이 회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으로 인수가 결정된 데 대해 의문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HSD엔진, STX엔진, STX중공업 등 대우조선해양 엔진 납품업체 노조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대우조선 매각은 거제, 창원을 포함한 경남의 1300여개 협력업체의 도산과 조선업 생태계의 파괴를 가져오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대 14조원의 금융피해와 5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31일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인 5973만8211주(지분 55.72%)를 현물출자 방식으로 현대중공업에 인계한다고 밝혔다. 당시 시가로는 2조2103억원 상당에 달한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7조~10조원 상당으로 추정되는 국민혈세를 대우조선해양에 쏟아붓고 대우조선해양이 자생력을 갖출 시점에 현대중공업에 넘기는 꼴이다.

대우조선해양 엔진 납품업체 노조 측 주장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이번 조치는 대우조선해양에 쏟아부은 국민 세금보다 더 많은 14조원의 금융피해를 자초하고 납품업체의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7년 당기순이익 6458억원에 이어 지난해 9월 말 1086억원을 기록하며 2년째 흑자를 보일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실적은 나날이 향상되어 가는 반면 현대중공업의 실적은 급속히 악화되어 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실적이 매출액 13조1198억원, 영업이익 –4736억원, 당기순이익 –6327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잠정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2017년 흑자에서 지난해엔 적자로 추락했다.

현대중공업의 매출액이 크게 줄어든 것은 대우조선해양에 납품하는 업체들에게 더 큰 불안감을 주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2년 매출액이 54조9737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13조1198억원으로 76% 쪼그라들었다. 매출액이 2012년의 4분의1 수준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다.

매출급감을 보이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과연 대우조선해양에 일감을 제대로 넘길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오히려 잘 나가는 대우조선해양의 물량이 현대중공업으로 넘어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19일 마감한 파업 찬반투표 결과, 투표에 참여한 대우조선 노조원 92%가 쟁의행위 돌입에 찬성한 것도 이같은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 5611명 중 5242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4831명(92%)이 쟁의행위에 찬성했고 반대는 327표(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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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민중당·노동당·녹색당 거제시당 등 4개 정당과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가 19일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경제와 대우조선 노동자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일방적인 매각 결정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대우조선해양은 현대 군산조선소와 같은 하청기업 전락 가능성”

증권가에서도 대우조선이 현대중공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에 눈독을 들인 것은 세계 최대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의 기술을 인정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합병 시너지 효과는 크지 않으며 한국 조선업 발전에도 기여하는 바도 크지 않아 보인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해양산업에서의 실패를 선박분야에 전가한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이 추진되면 대우조선해양은 핵심인력의 이탈 가능성이 크고 현대군산조선소와 같은 하청기업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는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기업문화가 크게 달라 유기적이고 화학적인 통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진중공업이 한진건설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내부통합을 이루어내지 못해 조선 전문가들이 회사를 떠나게 되면서 한진중공업은 계속된 하향세를 보여온 것이 과거의 경험이다.

핵심인력 이탈은 기업경쟁력 저하를 의미한다. 과거 두산중공업이 지난 10여년간 해외 유명 기업들을 인수했음에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이유 또한 해외 엔지니어들을 한데 모으는데 실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 박무현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그리고 현대삼호중공업의 건조 선종이 겹친다는 것도 보완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한다”며 “울산과 거제라는 지리적 차이로 설비를 줄이는 문제도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군산 야드 정상화에 힘쓰기보다 그동안 폄하해온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대우조선해양은 현대 군산조선소와 같은 하청기업으로 전락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시 그룹의 조선업 매출 비중이 2018년 말 기준 32%에서 45%로 오를 것으로 보이며 2019년 저선가 수주분의 증가로 수익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사업구조가 조선업 업황에 민감한 구조로 전환되는 셈이어서 그룹의 통합 신용도를 약화시키고 현대중공업지주의 신용도에도 부정적인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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