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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순의 상속 톡톡]②

상속세 그리고 "단속(斷續)세" ㊦

  • 보도 : 2019.01.30 08:03
  • 수정 : 2019.01.30 08:03

놀라운 것은 상당수 유럽제국의 상속세제도가 아우구스투스 시절의 그것과 대단히 흡사하다는 점이다.

덴마크, 룩셈부르크,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위스, 독일 등 10여개 유럽국가들은 피상속인과 상속인 간 관계를 2 내지 6개그룹으로 나눈 후, 직계존속 등 가까운 촌수로부터의 상속재산에는 낮은 세율로, 먼 촌수로부터의 그것에는 높은 세율로 과세한다.

예컨대, 룩셈부르크는 직계존속으로부터 받은 상속재산에는 아예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고, 촌수가 아주 멀거나 남인 6그룹한테서 받으면 15%로 과세한다.

네덜란드는 직계존속으로부터 받으면 10%, 20%의 2단계 누진세율을, 그 외의 자로부터의 상속재산에는 30%, 40%의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로마의 상속세와 로마법을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유럽제국의 상속세는 왜 이리도 너그러울까. 답을 "inheritance(상속)"란 말과 "고유한" 또는 "본래부터의"라는 뜻의 "inherent"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두 단어 모두에 "이어받다"는 뜻의 라틴어 "heres"가 박혀있다.

이 둘을 엮으면, 상속은 주인만 바뀐 채 가문과 그 가문이 본래부터 보유한 재산에 고유한 동질성(identity)을 이어받는 행위로 정리된다.

상속이 가문의 동질성을 잇는 행위이고 상속재산이 그 동질성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명제 하에서는 과도한 상속세 부과로 말미암아 동질성이 잠식되는 결과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문의 동질성을 유지할 수 있는 선에서 상속세부담을 책정하자는 것이 이들 국가 상속세제의 지향점으로 읽혀진다.

우리는 어떠한가. 상속세를 잘 모르고 있다가 1950.3. 상속세제도가 도입됐다.

건국된 지 채2년도 되지 않은 때였던 만큼, 국가재정이 형편없었음은 물론일 터. 가문의 동질성 따위는 배부른 소리에 불과했다.

그러니 누구로부터 상속 받든 모조리 과세대상에 포섭됨은 당연했고 세율도 무차별적으로 적용됐다. 그런 제도가 현재로 이어진 것이다.

지금 최고세율은 50%다. OECD회원국 중에서 일본(55%) 다음으로 높아 학자들도 과도한 세부담에 따른 탈세 시도 등 역기능을 우려한다.

상속(相續)의 원래 뜻은 '뒤를 잇다'다. 잇는다는 점에서는 inheritance와 같다. 뒤를 잇는 행위에 상속세를 부과함은 백 번 지당하나, 문제는 과도한 상속세가 대(代)를 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상속세법이 가업상속공제요건을 엄히 규정한 것이 역설적으로 이를 웅변한다. 상속세가 과도한 나머지, 그것이 "대의 이어짐을 끊는다"는 뜻의 '단속(斷續)'세로 오해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재순 객원칼럼니스트

조세일보 행복상속연구소 연구위원, 조세일보 객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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