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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기업인 간담회 통해 "규제 개혁 ok, 원전 확대 no"

  • 보도 : 2019.01.16 10:43
  • 수정 : 2019.01.16 10:43

2시간 이어진 자유토론...기업인들, '규제 개혁' 한 목소리
최저임금 인상·노동시간 단축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 보완 요청
탈원전 정책 비판에 문대통령 "에너지 정책 흐름 중단 안돼"

기업인 간담회

◆…기업인 간담회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5대 대기업 포함 업계와 지역상의 회장단 등 130명과 간담회를 가지며,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사진=청와대)

15일 기업인 대표들은 규제 철폐,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단축, 탈원전 정책 등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이슈화된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과 대기업 대표 22명, 중견기업 대표 39명, 대한상의와 지역상의회장단 67명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진행으로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기업인 대표들은 문 대통령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기업인들은 우선 먼저 규제 철폐 및 완화를 강조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황창규 KT회장은 개인정보보호 규제에 대한 완화를 건의했다. 황 회장은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에서 AI, 빅데이터, IoT 등 모든 부문에서의 활용도가 늘고 있어 쌀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정보보호 규제가 다른 산업에도 너무 많이 잡고 있어 대한민국이 주도하고 전 세계가 동참하는 등 한국의 국기도 올릴 수 있고, 인류에 공헌할 수 있는 AI(인공지능), 빅데이터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규제를 좀 더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종태 상공회의소 중견기업위원장(퍼시스 회장)은 네거티브 규제 철폐 방식을 건의했다. 이 회장은 "수십년 간 유지된 규제는 폐지하기 너무 어렵다"며 "기업이 규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 호소하고 입증하는 현재의 방식보다는 공무원이 규제를 왜 유지해야 하는지 입증케 하고, 입증에 실패하면 자동폐지토록 하는 방식으로 바꿔야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기업 자율, 시장 감시, 정부 감독에 맡겨도 될 사전 규제의 일괄 정비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교육부가 소관 행정명령을 일괄 없애고 필요성을 입증한 것만 남기는 방법으로 규제 5,332건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2,639건을 폐지 또는 완화하는 성과를 낸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도 "혁신성장에는 창의성이 중요한데 우리나라 법과 제도는 '무엇은 되고 다른 것은 안된다'는 포지티브 방식이어서 창의성을 갖기 어렵다"며 "이것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꾸고 그 외의 것은 다 된다고 해야 창의성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해운업은 현재 산소 호흡기를 쓰고 있는 것과 같이 어렵다. 규제 일부만 개선해도 일어설 수 있다"며 "해외에서 수십 척의 선박 발주를 따올 수 있는데, 재무구조만 개선되면 수많은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 한국선박 건조를 국내에서 할 수 있게 환경조성이 필요한데, 부채비율이 조금만 높아도 자금조달이 어려워 사업추진이 어렵다. 건설 회사들의 부채비율을 개선한 사례를 참조하여 개선을 요청 드린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규제를 네거티브 체계로 바꿔야 한다는 것은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다"며 "규제 샌드박스가 시행되면 해당 지역에서는 제한적으로 실험을 할 수 있을 것이므로 그 경과를 봐서 최대한 규제 체계를 바꿔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은 "규제혁신을 위한 법률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입법절차상 시간이 걸리겠지만, 행정명령으로 이뤄지고 있는 규제의 경우는 우리 정부가 보다 선도적으로 노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 좀 집중적으로 노력해 주시기 달라"고 참모진에 주문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등 문재인정부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불만과 건의도 있었다.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은 "일자리는 일거리가 있어야 나오는 것이다. 최저임금도 일거리가 있다면 가능하다"며 "우리나라는 수출로 사는 나라고 중국 등과 경쟁에서 이겨야 일거리를 만들 수 있다. 정부·기업·근로자 각자의 위치에서 일거리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역시 "최저임금의 지역·업종별 차등 적용 노력이 필요하다. 주 52시간도 권장은 하되, 법적 일괄 금지는 기업에 많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생태계가 무너지면 전·후방 산업이 다 무너진다"고 직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인 노동자는 숙련공이 거의 없어 외국인에 높은 임금이 적용되면 그 임금이 그 노동자들에 가지 않고 브로커들만 배불리는 일이 된다"며 "정책 추진 시, 이런 부분들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고 공무원들의 현장점검을 강화해 달라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

이재갑 고동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 노동시간 단축 등 사회현안에 대한 총괄 답변으로 "기업인들은 최저임금‧노동시간 단축에 가장 관심이 많을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나라의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높고, 임금격차가 높다는 고질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해 정부 정책 보완은 일부 필요하지만 기본적 방향에 대해선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장관은 "보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선'"이라며 "현재 공론화 절차를 진행하며 의견수렴 중인데 사회지표도 중요하지만 고용상황, 기업상황 등 경제지표도 균형있게 고려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이라고 강조했다.

또 "차등화는 지역, 업종 분류하는 문제 등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많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라며 "외국인 최저임금 차등 적용한 과거 시기 경험을 보면, 외국인의 사업장 이탈의 부작용이 드러났다. 최저임금 제도의 보완은 최저임금의 합리적 결정 구조를 만드는 것이 그 단초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다만 노동시간 단축제는 2월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역상의 회장단에서는 원전 정책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한철수 창원상의 회장은 "신한울 3․4호기 공사 중지로 원전 관련업체들이 고사위기에 있다. 향후 해외원전을 수주하더라도 2~3년 동안 버텨야 하는데, 살아남을 기업이 없을 것 같다"면서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원전산업의 특성상 한번 무너지면 복원이 불가능하므로 현실을 살펴 신한울 3․4호기 공사재개를 요청 드리고, 공론화를 추진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에너지정책 전환의 흐름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기술력과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이 분야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며 기자재, 부품업체의 어려움을 정부가 귀 기울이고 지원하겠다"고 말해 탈원전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에너지전환정책은 산업, 일자리 측면에서 우리가 반드시 준비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며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는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 전반과 모순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대한 변화에 지역과 원전 관련기업들의 어려움을 알고 있지만 공사를 재개한다고 해도 잠시의 어려움을 덜 뿐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면서 "새로운 업종으로 전환, 해외수출 확대를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도록 하겠으며, 애로사항을 잘 듣고 연착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가도록 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한 제안도 나왔다.

박용후 성남상의 회장은 "전문가에 따르면 남북경협은 북한 입장에서 보는 게 중요하다"며 "북한은 그동안 경제협력 관계를 유지해왔고, 중국과의 우호관계 영향으로 남한과의 경제협력보다 중국 동북 3성과 경제협력을 할 가능성이 더 크다. 우리가 반전의 기회로 활용해야 하는데, 구체적인 방법으로 개성연락사무소를 적극 활용하는 것"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남북한 민과 관이 만나서 남북 인프라 표준 정비사업, 남한의 기술 인력과 과학인력 양성체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니 이것을 협력과제로 하면 구체적인 성과가 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남북 경제협력은 국제 경제 제재가 풀려야 가능하고 제재가 풀리게 되면 북한에 인프라 투자, 경제협력 등에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될 텐데 우위를 점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래서 제재가 풀리기 전에라도 조사연구를 선행하고, 표준화 등 제재에 해당되지 않는 범위의 준비 작업이 선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북제재 완화가 되기를 기대했다.

삼성·현대차, 일자리 창출과 협력업체 투자 약속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자리 3년간 4만 명 꼭 지키겠다"고 다짐했고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협력사에 1조7000억원 지원해 협력사와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SK회장은 혁신성장 장애요인 해결과 사회적 경제 강화를 제언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대한민국 1등 대기업으로서 작년 숙제라고 말씀드린 일자리 3년간 4만명은 꼭 지키겠다"며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기업의 의무"라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은 또 "작년 하반기부터 수출 실적이 부진하면서 국민들에게 걱정을 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설비와 기술, 투자 등에 노력해 내년에 이런 자리가 마련되면 당당하게 성과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에 찬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협력업체와의 상생이 중요하다는 것도 너무 잘 알고 있다"며 "첨단산업 뿐 아니라 전통산업도 체질 개선할 수 있도록 선도해 가겠다. 정부도 좀 더 기업 의견을 경청해 주면, 기업도 신바람 나게 일해 캐치프레이즈 '함께 잘사는 나라'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은 "최근 발표된 정부의 자동차 부품업계 활력 제고 방안 등은 매우 감사한 일"이라며 "저희 회사도 협력사들에 1조7000억 원을 지원하여 협력사들과의 생태계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수출로 현대자동차는 내년에 5% 늘려 202만대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것은 무역확장법 232조 등 관세·통상 관련 문제가 잘 해결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미국과의 통상마찰이 악화되지 않도록 요청했다.

아울러 정 부회장은 "요즘 대기문제·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를 위해서 전기·수소차 등에 향후 4년간 5조원을 투자하고, 몽골 2,700만평의 부지에 나무를 심는 식재사업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친환경 자동차 개발과 환경사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태원 SK회장은 혁신성장 관련 ▲혁신성장의 기본 전제는 실패에 대한 용납하는 문화 ▲산업화가 되기 위해서는 코스트 문제 해결 ▲혁신성장을 위한 최고의 인재 양성에 대해 언급하며 "혁신성장은 대한민국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전체의 경쟁이고, 글로벌 안에서의 대한민국의 어떤 혁신성장의 경쟁을 뚫어서 이기느냐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규제완화나 규제 샌드박스라는 안에 이 철학이 깔리지 않으면 솔직히 규제가 아무리 적더라도 이것이 성공하는 데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최 회장은 사회적경제 개념도 강조했다. 그는 "사회적 경제를 많이 일으킨다면, 특히 사회적기업은 고용창출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며 "이 부분은 고용창출과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상당한 포텐셜이 있는 곳이므로 정부와 기업 모두가 힘을 합해서 여기에 힘을 쏟는다면 혁신성장에 또 다른 부분이 사회적경제가 될 것이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실패를 용인할 수 있어야 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패를 통해서 축적이 이루어져야 혁신이 가능하다"며 "장기적인 과제라는 것은 실패할 수도 있는 그런 과제다. 그런 실패할 수도 있는 과제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R&D 자금을 배분해서 실패를 통해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그래서 실패해도 성실한 노력 끝에 그 결과로 실패한 것이라면 그것 자체를 하나의 성과로 인정해 주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과기부에서 각별히 관심 가져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규제 개혁, 에너지전환 정책 관련 원전 문제 등을 언급하며 동시에 기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규제혁신 의지를 피력하고 여당과 노력해왔다. 기업 입장에서 속도에 아쉬움 있을 수 있다"며 "규제혁신 부분은 대한상의와 정부가 TF를 구성해 머리를 맞대고 하나하나 검토하며 성과를 내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또 신한울 원전 건 관련해선 "현재 5기 원전 건설 중이다. 3기는 2022년까지 준공 예정이다. 그 이후에도 2기가 더 준공된다"며 "현재 전력설비예비율이 25% 넘는다. 추가 5기 더 준공되면 전력설비예비율은 빠르게 늘어날 것이다. 에너지 정책 전환의 흐름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기술력, 국제경쟁력 떨어지지 않도록 정부는 이 분야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며 기자재, 부품업체의 어려움을 정부가 귀 기울이고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업들에 대해서도 "기업들의 과제는 우선 '기업이 성공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나라가 부강하게 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신바람나게 할 수 있도록, 글로벌 경쟁력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자와 혁신이 중요하다. 다시 한 번 투자와 혁신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라며 "기업은 경제적 과제와 아울러 사회적 과제 해결도 중요하다. 이와 관련 사회적 가치에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안전, 환경, 지역경제 기여, 노동자 복지 등 사회적 가치도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좋은 일자리, 둘째, 상생과 협력이다. 지금까지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노력에 감사한다. 국민들 기대가 큰 만큼 계속 노력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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